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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30일차(카카벨로스에서 암바스매스타스까지, 23.5키로) 2025년 5월 8일(목) 흐리고 비오늘은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걷는 날이다.어제 마지막 여정이 아름다운 포도밭 길이었는데오늘도 계속되는 포도밭 뷰오늘도 우리에게는 짧지 않은 길을 걷는다.6시 40분어둠이 가시지 않는 길을 나섰다.다리를 건너 카카벨로스를 빠져나온다옛 포도 짜는 기구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양옆에 새순이 돋아 아름다운 포도밭을 보며 걷는다.와인의 고장. 포도의 고장보데가도 심심지않게 보이고오랜만에 길에서 일출을 맞이할 수 있었다.두 개의 작은 폐쇄된 마을을 지나오늘의 핵심인Villafranca del Bierzo(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마을에도착했는데 가는 길도 도착한 마을도 다 아름다웠다.산티아고 교회(Iglesia de Santiago)12세기에 건축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로,.. 더보기
까미노 29일차 (몰리나세카에서 카카벨로스까지,22.9키로) 2025년 5월 7일(수) 맑음어제는 정말 황홀한 꽃길을 걸은 날이었다.비록 길은 험하고 힘들었지만 그 황홀함에 취해 버린 날.그리고 잘 관리된 고택에서 기분 좋게 여독을 푼 날영화의 세트장에서 영화처럼 하룻밤 보낸 느낌이다.이 큰집에 아무도 없어거실도 주방도 식탁도 우리 차지였다.커피와 차와 사과. 그리고 빵과 삶은 달걀 등으로 아침을 잘 차려 먹고 길을 나선다.과거의 영화를 보여주는 이 집의 금빛나는 포크와 나이프정갈하고 가지런하게 보관되어 있었다.몰리나세카(Molinaseca)에서 카카벨로스(Cacabelos)까지의 여정은 비교적 평평한 길이었다.어제의 다이내믹한 길에 대한 보상일까? 몰리나세카를 출발하여 약 8km를 걸어서 폰페라다에 도착했다.템플 기사단의 성(Ponferrada Castle)이.. 더보기
까미노 28일차(라바날 델 까미노에서 몰리나세카까지,24.8키로) 2025년 5월 6일(화) 흐리다가 맑음어제밤의 우리 숙소는 한국인이 거의 다 차지하였다.그래서 스페인 내 한국이라고나 할까?스페인 사람뿐만 아니라 여기오는 모든 외국인들이까미노 길에 한국인이 많은 것에 대해 궁금해하는데오늘은 나도 궁금해졌다.왜 이리 많을까? 나는 왜 자꾸 여길 오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내 경우엔 그저 아무생각없이 수십일 동안 좋은 공기 마시면서 걸을 수 있기 때문에오는 거 같고.다른 곳 보다 가성비도 좋고.걷고 자고 먹고사람이 단순해진다.오늘의 길은 상당히 고난이도의 길이다.산길을 올라갔다가상당히 가파른 내리막 길을 오랫동안 내려와야 한다.그래서 이 길을 걸으면서 다쳤다는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있어서주의력이 요구되는 길이다.평소보다는 조금 빨리 준비해서 길을 나서본다.우리방.. 더보기
까미노 27일차 (아스트로가에서 라바날 델 카미노까지,19.8키로) 2025년 5월 5일(월) 구름 많음숙소가 좋으면 부작용이 있다.길 떠나기 싫어지는 병이 생긴다.오늘 아침도떠나기가 아쉬웠다.그러나 우리는 방랑자.짐을 꾸리고 다시 길 떠날 채비를 하였다.어제 만들어 놓은 누릉지를 끓여 먹고7시 30분 쯤 출발하였다.아파트 입구에서 떠나는 기념 촬영을 하고.가우디 주교관과 대성당을 지나마을 끝으로 걸어 나오니요런 현대식 성당도 있었다.걷다가 작은 성당에 들러 쎄요도 찍고4.5키로 지점의 마을 Murias de Rechivaldo 작은 마을이다. 이 곳 바에서 커피와 토르티야를 시켜먹고 쉼을 하였다.이제 산티아고까지 253.7키로가 남았다.오늘도 꽃길을 걷는다.혹자는 아스트로가부터는 버릴 길이 없다는 말을 하던데오늘 길도 아름다웠다.제주도를 연상시키는 돌담돌집과 돌담이 왠.. 더보기
까미노 26일차(레온에서 아스트로가까지,49키로) 2025년 5월 4일(일) 비오고 흐림오늘은 오전 중에 이 곳 레온을 좀더 구경하고 버스를 타고 49키로 되는 아스트로가까지 휘리릭 가기로 하였다.버스는 당일 구매도 되나 일요일에는 조금 불안하다 해서 어제 미리 예매를 하였었다.(버스 요금 1인 4.55)아침을 어제 만들어 놓은 흰쌀밥과 해물탕으로 배불리 먹고거리로 나갔다.어제 간 대성당 쪽으로 발길을 돌리다가커피를 마시러 들어간 카페.커피도 디저트도 만족스럽다. 카페의 분위기도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해서 빛의 성당이라고 불리우는 레온 대성당. 그러나 우리는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겉만 보고 돌아서다.이제 짐을 매고 레온 버스터미널로버스터미널 앞 공원에서는 일요 벼룩시장이 열렸다.여유가 없는 우리는 둘러보는 걸 패스버스 터미널 가는 길레온 버스터미널은 휑한 .. 더보기
까미노 25일차(푸엔테 비야렌테에서 레온까지,12.4키로) 2025년 5월 3일(토) 흐림레온 들어가는 날약 12km 정도만 걸으면 되는 가벼운 날이다.보통 레온에서 연박하며 대도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우린 연박 대신에 일찍가서 구경하고 다음날 레온 빠져나가는 재미없는 구간을 버스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충분히 연박하는 효과를 내보기로 한다.마음이 가벼워 그런지 발걸음도 여유가 있다. 다들 떠난 호스텔에 우리만 남아 느적거리다9시가 다 되어서야 숙소를 나선다.일단 동네 앞 까페에서 아침을 먹고.푸엔테 비야렌테 마을 끝에있는 마트 앞에서. 우리가 어제 먹거리를 산 마트다행이 하늘은 맑고 날씨는 선선해서 걷기에 좋았다.푸엔테 비야렌테를 떠나면서 약간의 언덕과 농촌 풍경이 이어진다.대부분 도로 옆 길이나 비포장길을 걷는다.우리 국산소 황소가 생각나는..길에는 .. 더보기
까미노 24일차 (엘 부르고 라네로에서 푸엔테 비야렌테까지,25.1키로) 2025년 5월 2일(금) 비어제 밤에 묵은 이 숙소는 오래된 알베르게이다.자원 봉사자들이 열심히 운영한 결과 깨끗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어제 우리 8인실에는 여섯명만이 입실하였다.한국사람 다섯과 캐나다 사람 한명한국사람이 대세였다.간밤에는 다행스럽게도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 없었다.다들 조용한편.잘 잤다.새벽 다섯시 쯤되니 짐을 꾸리고 나가려는 사람들이 있었다.우리는 천천히 나가려고 했다가.여덟시 이후 비 소식이 있어비가 오기전에 조금이라도 더 걸어 두자고 해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말았다.짐꾸리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길을 나서니 6시 50분.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고 있었다.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오늘은 메세타의 진수를 맛보는 날이다.출발 후 13키로 정도 아무 것도 없는너른 들판이다.빠.. 더보기
까미노 23일차(사하군에서 엘 부르고 라네로까지,17.8키로) 2025년 5월 1일(목) 흐림밤새 거센 비바람이 창문을 때렸었다.그러나 우리는 안온한 산타 크로즈의 삼인실에 있었고그 사실에 안도했다.새벽 다섯시 반 기상짐을 꾸리고 다시 떠날 준비를 한다.유목민 생활이다. 매일의 거처를 옮기는 것.모든 준비가 끝난 후아래 식당에 내려가 아침을 먹는다.치즈와 햄 그리고 과일 등이 있어 여느 알베르게 아침보다풍성한 듯. 잘 먹고 현금이 별로없어 가지고 있던 달러와 동전을 털어 기부금통에 넣어 두고 나왔다. 오늘은 약 17.8km의 짧은 거리지만우리는 숙소 예약을 안하고선착순 입장이라는 공립 알베르게를 가야하기에조금 일찍 서둘렀다.혹여나 자리가 없을까봐.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길을 나선다.6시 50분 출발.오늘도 평평한 지역을 걷는다.어제 밤에 요란스럽게 내리던 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