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깔자디야 데 라 쿠에사에서 사하군까지(까미노 22일차, 22.1키로) 2026년 9월 27일(일) 흐리고 구름많음 어제밤의 숙소 Los canarios 에서 우리는 트윈룸 하나와 알베르게 침대 하나를 얻었었다.내가 알베르게 침대에서 자는데 5명 방이었다.4명 모두 서양남들 모두 조용하고 코골이도 없는 사람들이었다.난 여행 군살이 박혀선지 한방의 사람들과이제 세세한 인사와 근황을 물어보는 것이 귀찮아졌다.그저 길에서 만나 "올라!""부엔까미노"정도의 인사만 하는 것이 좋다.그래서우리의 개인룸에서 노닥거리다다들 저녁 먹으러 간 7시 즈음에 알베르게 방으로 가니아무도 없었다.그냥 침낭을 뒤집어 쓰고 자버렸다.그리고는 정신없이 자다 깨어 보니새벽 4시 50분침낭과 짐을 주섬주섬 챙겨자매들이 있는 개인실로 가니 둘다 깨어있았다.일찍 자니 일찍 일어나는 듯황량한 메세타 마을 깔자디야.. 더보기 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에서 깔자디야 데 라 쿠에사까지(까미노 21일차,17.2km) 2026년 9월 26일(토) 맑음하룻밤 잔 어제의 숙소 군더더기없이 깨끗하고 직원들 친절하고 다 좋았지만좋은 식당이 딸려 있다는 것이 또한 큰 장점이었다.어제 메뉴도 맛있게 먹었는데아침 식사도 5유로에 커피와 토스트와 오렌지 쥬스까지 먹을 수 있으니 더욱 좋았다.정복을 입은 사람들의 서비스까지 받으면서 말이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준비해 7시 10분 출발.밖으로 나오니 오늘도 커다란 보름달이 하늘에 휘영청 떠 있었다.길을 걷던 순례자들이 하나둘 멈춰 휴대폰을 꺼냈다. 저 아름다운 달을 사진에 담으려는 것이다.나도 다시 도전했지만 또 실패.ㅎㅎ눈으로는 그렇게 크고 선명한 달이 휴대폰 화면에서는 왜 그토록 작고 초라해지는지.결국 사진은 포기하고 눈에 담으며 걸었다.한동안 달을 바라보며 걷던 어느 .. 더보기 보아디야 델 까미노에서 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까지(까미노20일차,24.5km) 2026년 9월 25일(금)구름한점없이 맑은 날 오늘은 우리에게는 제법 긴 길이다.보아디야 델 까미노에서 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까지 24.5km.요즘 9월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한낮의 햇볕이 뜨겁다.그래서 오늘은 땡볕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났다.어제 묵었던 알베르게는 생각보다 편안하고 좋았지만, 스무 명이 한 방에서 함께 자는 곳이다 보니 이른 아침 어둠 속에서 짐을 싸는 일이 만만치 않다.그래도 모두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우리가 준비하는 동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을 떠났고, 5시 50분쯤 알베르게를 나설 때는 방에 단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커다란 보름달과 함께 걷는 새벽밖은 아직 깜깜했다.그런데 오늘 새벽에는 정말 커다란 보름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검은 하늘 한가운데.. 더보기 혼타나스에서 보아디야 델 까미노까지(까미노19일차,19.5km) 2026년 9월 24일(목) 구름한점없이 맑은 날 까미노 길의 매력은, 아니 걷는 여행의 매력은전날 힘들더라도 잘 자고 나면 다음날 감쪽같이 회복된다는 것이다.어제도 동네 탐방까지 하다보니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웠었다.그러나 잘 자고 나니 다시 가벼워져 걸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메세타 걷기는 마을과 바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어제 동네 가게에 가서 달걀사다 삶고빵과 하몽 등을 사다 샌드위치도 만들고사과도 사서 잘라 각자 가방에 넣어 아침 도시락을 준비했었다.오늘 보아디야 델 까미노에서 우리가 묵을 숙소는 수십 명의 순례자가 함께 묵는 대형 알베르게다.예전에 묵었을 때의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넓은 마당과 수영장이 있어 겉보기에는 참 좋아 보였지만, 정작 침대가 있는 건물 안은 어둡고 이층침대가 빽.. 더보기 호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카스트로 헤리츠까지(까미노 18일차,19.3km) 2026년 9월 23일(수)구름한점없이 맑은 날 메세타의 평원에서 만난 아름다운 하루호르니요스 델 까미노 → 혼타나스 → 산 안톤 수도원 유적 → 카스트로헤리츠오늘은 메세타를 걷는 두 번째 날.호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카스트로헤리츠까지 이어지는 길은 어제보다 한결 편안했다. 몸이 적응한 것인지, 마음이 메세타의 풍경에 익숙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이 광활한 평원이 낯설기보다 친근하게 느껴진다.오늘 아침은 숙소인 아부엘로에서 차려준 간단한 빵과 우유로 시작했다.조금 부실한 아침이었지만, 길을 걷다 보면 아침을 먹을 수 있는 바가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길을 나섰다.호르니요스 델 까미노를 벗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그리고 마침내 떠오른 태양!끝없이 펼쳐진 메세타.. 더보기 부르고스에서 호르니요스 델 까미노까지(까미노 17일차,22.4키로) 2026년 9월 22일(화)맑음부르고스에 대한 애정, 그리고 미련을 마음에 품은 채아침 6시 40분쯤 숙소를 나섰다.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부르고스의 거리를 걸어 대성당 앞으로 향했다.낮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부르고스 대성당이지만, 새벽에 마주한 성당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요한 새벽 속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성당.어제의 번잡함은 사라지고어제는 야경으로 바라보았던 그 성당을 오늘은 새벽빛 속에서 다시 만나고, 우리는 산티아고를 향해 길을 나섰다.대성당을 뒤로하고 강변을 따라 까미노 길을 찾아가는 길은 조용하고 한가했다.도시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 전이라 그런지 부르고스의 아침은 평화로웠다.그러다 하나둘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서로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지.. 더보기 산 후안 데 오르테가에서 부르고스까지(까미노 16일차,24.5km(21.2km) 2026년 9월 21일(월)맑음알베르게의 아침은 언제나 남들보다 먼저 시작된다.새벽 5시쯤부터 하나둘 순례자들이 짐을 꾸려 길을 떠나기 시작했고, 6시가 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 준비를 했다. 여기저기서 배낭 지퍼를 여닫는 소리와 비닐봉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니 우리도 더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우리도 일어나 짐을 꾸리고오전 6시 50분, 산 후안 데 오르테가를 출발했다.조용한 오르테가 마을의 하늘에새벽별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산 후안 데 오르테가는 작은 마을이지만 까미노의 역사에서는 꽤 의미 있는 곳이다. 12세기 성 후안 데 오르테가는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의 제자이자 동료로, 순례자들이 안전하게 길을 갈 수 있도록 다리와 길을 만들고 이곳에 순례자들을 위한 병원을 세웠다고 한다.지금 .. 더보기 벨로라도에서 산 후안 데 오르테가까지(까미노 15일차,23.8km) 2026년 9월 20일(일)맑음오늘은 벨로라도에서 산 후안 데 오르테가까지 약 24km를 걸었다.오늘의 목표는 단순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이 아니었다.산 후안 데 오르테가의 알베르게에서 1층 침대를 확보하는 것!그래서 새벽 5시 50분, 아직 세상이 깨어나기도 전에 벨로라도를 출발했다.밖은 캄캄했지만 하늘에는 새벽별이 유난히 맑고 싱그럽게 떠 있었다.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본 별빛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다웠다.그런데 오늘은 우리처럼 일찍 길을 나선 순례자들이 정말 많았다.어둠 속 저 멀리까지 헤드랜턴 불빛이 점점이 이어졌다.마치 별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까미노 길 위를 줄지어 걷는 것 같았다.조금씩 어둠이 걷히고 길 위에서 여명을 맞았다.밤과 아침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고 들판이.. 더보기 이전 1 2 3 4 ··· 10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