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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수아에서 A Rua까지(까미노 41일차,17.7km) 2026년 10월 16일(금)맑음오늘은 아르수아에서 아 루아까지 걷는 날이다. 어제보다는 조금 더 긴 거리라 아침부터 서둘렀다.그래도 아침 식사를 소홀히 할 수는 없지. 숙소 방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오전 7시 35분, 길을 나섰다.여전히 어둡다.어제 숙소에서 얼마나 쾌적하고 편안하게 쉬었던지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발걸음마저 경쾌했다.오늘도 갈리시아 특유의 시골 풍경이 이어졌다.소똥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작은 마을을 지나면 울창한 숲길이 나타나고, 숲을 빠져나오면 다시 소박한 농가와 들판이 펼쳐졌다.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갈리시아의 풍경이다.어제에 이어 오늘도 들판에는 신비로운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낮게 깔린 안개 사이로 나무와 농가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풍경은 참으로 .. 더보기
멜리데에서 아르수아까지(까미노 39일차,14.2km) 2026년 10월 15일(목) 맑음 오늘 아침은 마음이 영 개운하지 않았다.어제 묵었던 멜리데 숙소 때문이다.작년에 묵었을 때는 괜찮았던 숙소였고, 부킹닷컴 평점도 8점대였으니 별문제 없겠거니 했다.그런데 막상 배정받은 방은 예약했던 사진과 달랐다. 분명 3인실을 예약했는데, 사용하지 않는 이층침대 하나가 더 놓여 있는 5인실이었다.침구류도 어딘지 청결해 보이지 않아 마음에 걸렸다.그때 바로 이야기하고 확인했어야 했는데, 작년에도 괜찮았으니 설마 무슨 일이 있겠느냐며 두루뭉술 넘어간 것이 후회스럽다.아침에 샤워를 하고 이층침대 모서리에 걸어두었던 옷을 입었는데, 몸에 벌레 물린 듯한 붉은 자국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목덜미와 팔, 다리에도 붉은 반점이 생겼다.심하게 가렵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몹시 찜찜했다.어.. 더보기
팔라스 데 레이에서 멜리데까지(까미노 39일차,14.9km) 2026년 10월 14일(수)맑음오늘은 짧은 거리를 걷는 날이다.어제는 25km 가까운 거리를 걸었으니 오늘은 조금 여유를 부려도 좋겠다 싶었다.아침부터 서두르지 않았다.숙소 주방에서 달걀을 삶고, 사과를 자르고, 커피도 내렸다. 여기에 하몽과 치즈까지 곁들이니 제법 근사한 아침 식탁이 차려졌다.그동안 까미노길의 바에서매번 똑같은 부실한 메뉴에값도 비싸서 마트에서 사서 해먹는 것이 더 알찬 거 같았다.이렇게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선다.출발 시간은 오전 8시.숙소를 나와 까미노 길로 접어드는데 깜짝 놀랐다.수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줄지어 걸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난 걸까?갈리시아의 시골길은 여전히 소똥 냄새가 나고, 길가에는 밤나무들이 늘어서 있다.작은 농가.. 더보기
포루토마린에서 팔라스 데 레이까지(까미노38일차,24.8km) 2026년 10월 13일(화) 비조금 오다 맑아짐.약 25키로의 거리.오르막도 내리막도 꽤 있는.이번 까미노 길에서 내가 짠 거리 중 가장 긴 거리를 오늘 걷는다우리에게는 제법 긴 거리인지라 출발 전부터 조금 긴장되었다. 더구나 요즘은 하루하루 쌓인 피로도 만만치 않다.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6시 30분에 길을 나섰다.밖은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해 걱정했지만 다행히 이내 그쳤다.어두운 길에는 헤드랜턴을 밝힌 순례자들이 끝없이 줄을 잇고 있었다. 앞에도 사람, 뒤에도 사람. 마치 어둠 속에 작은 불빛으로 이루어진 긴 강물이 흐르는 듯했다.그 광경이 어쩐지 우스워 혼자 웃음이 났다.산티아고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런 풍경에서도 실감한다.사리아를 지나면서 순례자.. 더보기
빌레이에서 포르토마린까지(까미노 37일차,18.8km) 2026년 10월 12일(월) 구름 많고 맑음 우리 세 자매.요즘 너무 잘 걷는다.작년과 비교하면 더.언니는 부르고스에서 신발을 새로 사 신은 이후발 아픔이 없고 걷다가 발견한 발바닥 테이핑 덕분에 발 뒤꿈치 번개치는 것도 없어져 한결 편하게 걷고 있다.나도. 동생도 별달리 아픈 곳이 없이 잘걷고 있고.그동안 체력 관리를 셋다 나름대로 한 덕분인거 같다.난 그동안 필라테스와 수영, 그리고 슬로우 조깅으로몸을 단련 시켰고.동생도 집에서 수동 스태퍼로 꾸준히 운동을 했고언니도 동네 헬스장과 공원을 다니면서 노력한 결과인거 같다.오늘은 비교적 평탄한 길을 19키로 가량을 걷는다.포루토마린의 숙소를 욋쌉으로 예약을하고 돈을 지불하지 않은 터라두시 넘으면 예약이 사라지기도한다는 말이 있어마냥 여유를 부릴 수는 없.. 더보기
트리아카스텔라에서 빌레이까지(까미노36일차,22키로) 2026년 10월 11일(일) 구름 많은 날오늘은 트리아카스텔라에서 산실을 경유해 사리아를 지나 빌레이까지 걷는 날이다.어제 미리 삶아놓은 달걀과 밤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커피까지 한 잔 마셨다.오전 6시 50분, 길을 나섰다.하늘에는 별도 달도 없었다.온 세상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핸드폰 불빛 하나에 의지해 숲길로 들어섰다. 얼마나 깊은 숲인지, 주변에 어떤 나무들이 서 있는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발밑의 좁은 길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고목나무들의 실루엣이 이곳이 깊은 산속임을 실감하게 했다.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투둑!'밤송이인지 밤알인지 떨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고요한 숲에서는 작은 소리 하나도 유난히 크게 들린다.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속에서 이런 .. 더보기
라 라구나에서 트리아카스텔라까지(까미노35일차,23.4km) 2026년 10월 10일(토) 구름많음오늘은 라 라구나에서 트리아카스텔라까지 약 23km이상을 걸어야 하는 날이다.언니는어젯밤 한 방을 쓰는 순례자들 중 몇몇이 코를 어찌나 심하게 골던지 잠을 깊이 이루지 못했단다.나는 그 것도 모르고 장신없이 잤고어제 약간 몸살기가 있어저녁에 스페인 시래기 국을뜨끈하게 먹고 감기 약까지 먹고일찍 잠을 잤었다.덕분에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어제는 밤하늘의 별을 보려고 해발 1,100m가 넘는 라 라구나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일찍 잠들어 버려 별을 보지 못했다.그렇다면 새벽별이라도 보며 걸어볼까?그렇게 우리는 오전 6시 20분, 아직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산골마을을 출발했다.하지만 하늘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렸다.밤새 구름이 몰려왔는지 하늘을 온통 덮어버려 별 하나.. 더보기
베가 데 발카르세에서 라 라구나까지(까미노 34일차, 2026년 10월 9일(금) 맑음오늘은 겨우 9.3km를 걷는 날이다.베가 데 발카르세에서 출발해 오 세브레이로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 라 라구나까지만 걷기로 했다.그래서출발도 가장 늦게 8시 40분 출발방에서 어제 사 놓은 하몽과 치즈를 이용해샌드위치를 만들고어제 삶아 놓은 달걀도 먹고사과도 먹고영양가있는 아침을 챙겨 먹고 길을 나선다.평소 같으면 오전 중에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짧은 거리지만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 오 세브레이로로 향하는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이 높은 산골마을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싶었다.베가 데 발카르세를 떠나면서부터 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어제 걸었던 발카르세강 계곡의 길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오르막이 이어지는 길가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