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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타나스에서 보아디야 델 까미노까지(까미노19일차,19.5km) 2026년 9월 24일(목) 구름한점없이 맑은 날 까미노 길의 매력은, 아니 걷는 여행의 매력은전날 힘들더라도 잘 자고 나면 다음날 감쪽같이 회복된다는 것이다.어제도 동네 탐방까지 하다보니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웠었다.그러나 잘 자고 나니 다시 가벼워져 걸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메세타 걷기는 마을과 바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어제 동네 가게에 가서 달걀사다 삶고빵과 하몽 등을 사다 샌드위치도 만들고사과도 사서 잘라 각자 가방에 넣어 아침 도시락을 준비했었다.오늘 보아디야 델 까미노에서 우리가 묵을 숙소는 수십 명의 순례자가 함께 묵는 대형 알베르게다.예전에 묵었을 때의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넓은 마당과 수영장이 있어 겉보기에는 참 좋아 보였지만, 정작 침대가 있는 건물 안은 어둡고 이층침대가 빽.. 더보기
호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카스트로 헤리츠까지(까미노 18일차,19.3km) 2026년 9월 23일(수)구름한점없이 맑은 날 메세타의 평원에서 만난 아름다운 하루호르니요스 델 까미노 → 혼타나스 → 산 안톤 수도원 유적 → 카스트로헤리츠오늘은 메세타를 걷는 두 번째 날.호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카스트로헤리츠까지 이어지는 길은 어제보다 한결 편안했다. 몸이 적응한 것인지, 마음이 메세타의 풍경에 익숙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이 광활한 평원이 낯설기보다 친근하게 느껴진다.오늘 아침은 숙소인 아부엘로에서 차려준 간단한 빵과 우유로 시작했다.조금 부실한 아침이었지만, 길을 걷다 보면 아침을 먹을 수 있는 바가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길을 나섰다.호르니요스 델 까미노를 벗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그리고 마침내 떠오른 태양!끝없이 펼쳐진 메세타.. 더보기
부르고스에서 호르니요스 델 까미노까지(까미노 17일차,22.4키로) 2026년 9월 22일(화)맑음부르고스에 대한 애정, 그리고 미련을 마음에 품은 채아침 6시 40분쯤 숙소를 나섰다.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부르고스의 거리를 걸어 대성당 앞으로 향했다.낮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부르고스 대성당이지만, 새벽에 마주한 성당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요한 새벽 속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성당.어제의 번잡함은 사라지고어제는 야경으로 바라보았던 그 성당을 오늘은 새벽빛 속에서 다시 만나고, 우리는 산티아고를 향해 길을 나섰다.대성당을 뒤로하고 강변을 따라 까미노 길을 찾아가는 길은 조용하고 한가했다.도시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 전이라 그런지 부르고스의 아침은 평화로웠다.그러다 하나둘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서로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지.. 더보기
산 후안 데 오르테가에서 부르고스까지(까미노 16일차,24.5km(21.2km) 2026년 9월 21일(월)맑음알베르게의 아침은 언제나 남들보다 먼저 시작된다.새벽 5시쯤부터 하나둘 순례자들이 짐을 꾸려 길을 떠나기 시작했고, 6시가 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 준비를 했다. 여기저기서 배낭 지퍼를 여닫는 소리와 비닐봉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니 우리도 더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우리도 일어나 짐을 꾸리고오전 6시 50분, 산 후안 데 오르테가를 출발했다.조용한 오르테가 마을의 하늘에새벽별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산 후안 데 오르테가는 작은 마을이지만 까미노의 역사에서는 꽤 의미 있는 곳이다. 12세기 성 후안 데 오르테가는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의 제자이자 동료로, 순례자들이 안전하게 길을 갈 수 있도록 다리와 길을 만들고 이곳에 순례자들을 위한 병원을 세웠다고 한다.지금 .. 더보기
벨로라도에서 산 후안 데 오르테가까지(까미노 15일차,23.8km) 2026년 9월 20일(일)맑음오늘은 벨로라도에서 산 후안 데 오르테가까지 약 24km를 걸었다.오늘의 목표는 단순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이 아니었다.산 후안 데 오르테가의 알베르게에서 1층 침대를 확보하는 것!그래서 새벽 5시 50분, 아직 세상이 깨어나기도 전에 벨로라도를 출발했다.밖은 캄캄했지만 하늘에는 새벽별이 유난히 맑고 싱그럽게 떠 있었다.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본 별빛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다웠다.그런데 오늘은 우리처럼 일찍 길을 나선 순례자들이 정말 많았다.어둠 속 저 멀리까지 헤드랜턴 불빛이 점점이 이어졌다.마치 별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까미노 길 위를 줄지어 걷는 것 같았다.조금씩 어둠이 걷히고 길 위에서 여명을 맞았다.밤과 아침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고 들판이.. 더보기
그라뇽에서 벨로라도까지(까미노 14일차, 15.5km) 2026년 9월 19일(토)맑음 오늘은 그라뇽에서 벨로라도까지 걷는 날.거리가 길지 않으니 모처럼 아침부터 서두르지 않았다.평소 같으면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길을 나섰겠지만 오늘은 느긋하게 일어나 숙소에서 마련해준과일과 커피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하고8시쯤 출발했다.문득 뒤돌아 본 길위에 오늘의 태양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그라뇽을 벗어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라 리오하(La Rioja)를 떠나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eón) 지방의 부르고스 주로 들어서게 된다.며칠 동안 우리 곁을 따라오던 라 리오하의 포도밭과도 이제 작별이다.팜플로나를 지나면서부터 포도밭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로그로뇨를 지나서는 정말 원 없이 포도밭 사이를 걸었다.탐스럽게 열린 포도송이와 포도 향기, 끝없이 .. 더보기
아조프라에서 그라뇬까지(까미노 13일차,22키로) 2026년 9월 18일(금) 구름있고 맑은 날아침 7시에 길을 나섰다.며칠을 계속 걸어서일까. 이제 몸이 까미노의 리듬에 완전히 적응한 듯하다. 오늘은 출발할 때부터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며칠전 로그로뇨에서 당근을 먹다가 왼쪽 위 어금니가 조금 깨져서 살짝 시큰거렸었다.여행 중 치과를 가기도 뭐하고 그래서 걱정했는데 어제부터 아무 이상이 없어져그 것도 다행이고.발,무릎 등 다 아무 이상이 없다.언니는 피레네를 넘고 수비리를 넘다발가락이 아파 잘 걷지를 못했는데내 테바 샌들로 바꿔신은지 4일째발이 거의 다 나아 이제는 잘 걷고 있다.동생은 의외로 아픈데 없이 선전하고 있고.세 자매 모두 특별히 아픈 곳 없이 발걸음도 경쾌했다.아소프라를 떠나기 전어제 먹은 식당우리의 아름다운 숙소의 주인장이 .. 더보기
벤토사에서 아조프라까지(까미노 12일차,15.8km) 2026년 9월 17일(목)구름 많고 맑음어제 우리는 6인실 알베르게에서침대를 하단 하나 상단 두개를 얻어 자게 되었다. 상단은 가드라인이 없어 떨어질까봐 두려웠는데 누워보니 다행스럽게도침대사이즈가 보통보다 커서 그리 불안하지는 않았다.방안 사람들이 다 조용히 자는 사람들이라 생각보다 잘 잔거 같다. 자매들도 알베르게 중에서 제일 잘 잤다고 한다.어제는 길을 잘못 들어 생각지도 않게 25km를 걸었으니, 오늘부터는 쫄래 쫄래 남들 따라가지 말고정신 바짝 차려야겠다.오늘은 평소보다 거리가 조금 짧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그래서 출발도 평소보다 한 시간쯤 늦게 했다.3층 우리방 사람들(영국인 둘, 미국인 하나,우리 셋)다 오늘 아조프라까지 가는 바람에 다들 늦게 일어난다.6시 30분 일어나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