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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구례

가을구례13(피아골과 연곡사) 2021년 11월 11일(목) 비오고 흐림. 8일부터 비가 계속 왔고 오늘도 올 예정이기에 비오는 날은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피아골을 가보자 했다. 섬진강을 끼고 가는 길이 너무도 아름다웠으니까... 등산을 해도 좋고 안해도 좋고.. 그냥 길을 가보자 했다. 그런데 흐리고 비오는 날의 섬진강도 넘 분위기 있다. 그리고 피아골로 들어가는 길도 단풍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고.... 피아골. 직전마을에 차를 주차해 놓고 일단 등산을 하기로 했다. 피아골 계곡의 등산길은 일주일 전보다 단풍잎이 더 떨어져 있었다. 스산한 아름다움이 있는 길. 그러나 피아골 대피소 1.3키로를 남겨두고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고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우린 원래 피아골 대피소까지 가서 되돌아오기로 했는데.. 더보기
가을 구레 12(연기암과 화엄사) 2021년 11월 10일(수) 비오고 흐림. 어제 우리는 순천을 가서 비를 안 만났었다. 오후에 간 국가 정원에서는 오히려 반짝이는 날씨를 만나기도 했었고. 그런데 순천에서 구례로 돌아오니 길에 물기가 가득한 것이 비가 많이 온 듯 하였다. 구례는 연일 비다. 오늘도 흐리면서 비가 오고.. 오늘 흐린 날씨 속에 화엄사로 떠났다. 비가 오는 탓에 차로 연기암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올라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다운 만추의 길이었다. 마치 꿈꾸는 듯이 아름다운... 연기암은 얼마전의 연기암이 아니었다. 더 농염한 아름다움을 안겨준다. 비가 추적 추적 오는 바람에 인적도 드물어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가지게 하는 곳.. 멀리 보이는 섬진강도 이세상 풍경이 아니다.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홀린 듯이 연기암에 머물다 .. 더보기
가을구례11(순천만 습지와 순천만 국가정원) 2021년 11월 9일(화) 비오고 구름 많은 날. 어제 8일부터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열흘이 넘도록 비가 한방울도 안 오는 맑은 날들이었는데.... 어제 친구들이 온 날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제 난 비오는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구례 오일장엘 갔었다. 오일장에서 친구들에게 대접할 유기농 달걀- 마당에서 뛰놀면서 낳은 달걀-을 사고 싶었던 것이다. 첫버스인 7시 버스를 타야하는데 놓쳐서 7시 20분(구만리)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이 버스는 지리산 온천을 출발해서 구만리를 거쳐 화엄사까지 구비 구비 작은 마을들을 순회하는 버스였다. 보통 구례읍까지 가는 버스보다 20여분 더 시간이 걸렸지만 거쳐가는 마을들과 길들이 아름다워 오히려 더 좋은 여행길이었다. 봄에 꽃필 때 이 버스를 탄다.. 더보기
가을 구례10(남원-김병종 미술관과 카페 미안커피 등) 2021년 11월 7일(일) 맑음 어제 그제. 이틀동안 산행을 했으므로 오늘은 다른 걸음을 걸어 볼까? 생각하였다. 그래서 찾은 것이 미술관 걸음. 이웃 남원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이 지리산 온천에서 7-7 농촌 버스를 타면 30분도 채 안되어 남원에 데려다 준다. 내가 내려야 할 정류장은 남원 함파마을. 여기서 걸어서 10분이면 김병종 미술관에 도착할 수 있다. 가는 시골길 내내 까투리들이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후다닥 달아나 버린다. 거의 10마리 이상의 까투리들을 본 듯. 이 미술관은 다들 차를 가지고 오는지. 길을 걷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화가 김병종은 '생명 작가'라고 불린다. 그의 그림들은 모두 생명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란다. 생명의 종류와 범위는 다양하고도 넓은데, 작가는 송홧가루처럼 작은.. 더보기
가을구례 9(연기암과 화엄사) 2021년 11월 6일(토) 청명하다... 어제 성삼재에서 내려오는 버스안에서 다른이들의 대화를 들었는데 토요일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비오는 날에는 산사엘 가야지.. 했었다. 그런데 아침에 깨어 커튼을 촤르륵 펼쳐보니 너무도 맑은 날씨가 아닌가? 그래도 산사엘 가기로 하였다. 드뎌 화엄사! 울 동네에서 가까운 곳이니까 조금 느긋하게 가기로 한다. 10시 30분. 지리산 온천 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10시 55분 구례읍 도착. 11시 30분 발 화엄사 버스 시간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읍에서 필요한 비타민 씨도 사고... 혹 끼니 때를 놓치면 산사 한적한 곳에서 먹을 빵도 사서 가방에 넣어 둔다. 11시 30분 화엄사행 버스. 버스는 10분만에 화엄사 입구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 더보기
가을 구례 8(노고단) 2021년 11월 5일(금) 구름이 많다. 오늘도 마치 출근하듯이 버스를 탔다. 지리산 온천 앞에서 구례가는 9시 버스. 버스 시간은 정확하다. 서울처럼 길이 막히는 일이 없다보니 시간 계산이 정확한 거 같다. 9시 30분경 구례 공영 터미널 도착. 그런데 화엄사 가는 버스가 방금 떠났다. 구례읍을 어슬렁 거리며 약국에서 소화제 하나를 사서 먹는데 약국이 엄청 바쁘다. 이 구례읍을 다녀보니 꽤 큰 약국들이 여럿 있었다. 병원의 수 보다도 약국의 수가 훨 많은 듯. 지방에 연령층이 높다보니 약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선가 보다. 거리를 걸으면서 방앗간도 보고 빵집도 보고. 무슨 식당들이 있나도 보고.... 소도시의 거리를 어슬렁 거리는 것. 나의 소소한 재미이다. 10시 20분 화엄사 입구를 거쳐 노고단 가.. 더보기
가을 구례 7(사포마을) 2021년 11월 4일(목) 청명함. 어제의 뜻하지 않은 산행이 의외로 힘들지 않았던 거 같다. 오늘 아침 일어나는데 몸상태가 양호하다. 공기가 좋아선지 머리도 맑고... 연일 버스 타고 돌아다녀서 오늘은 차없이 지내는 날로 정해버렸다. 이웃동네 다랭이 논으로 유명한 사포 마을을 슬슬 걸어 가보기로 한다. 동네니까 꿈틀 꿈틀거리다 느즈막히 길을 나섰다. 길은 여전히 조용하고 인적이 없다. 동네도 사람의 느낌이 없다. 빨래 줄에 널려있는 옷가지들로 사람이 살고 있구나 싶고. 묶여있는 강아지들만 목청껏 나를 반길 뿐이다. 여기 온지 7일째. 묵언 수행 중이다. 혼자 걷고 혼자 버스 타고. 혼자 밥 먹고.. 이렇게 말을 안하고도 살 수 있구나를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마음에 쓸쓸함이나 빈 구석이 있지는 않다.. 더보기
가을구례 6(피아골과 연곡사) 2021년 11월 3일(수) 청명한 날씨. 오늘아침은 안개가 자욱해 지리산이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가 난다. 만추의 단풍을 누리기 위해 오늘도 난 버스를 탄다. 오늘은 구례 5일장이기도 하여 일단 구례읍으로 가서 오일장의 분위기를 보고 화엄사행 버스를 갈아탈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례읍 공영버스 터미널에 도착해보니 화엄사 가는 버스는 한시간 가량 기다려야했고. 피아골 가는 버스가 곧장 있었다. 어제 토지를 읽는데.. 피아골 입구의 연곡사에서 길상이가 살았었다는 귀절이 있었다. 그냥 홀리듯이 피아골 가는 버스에 올라타 버렸다. 피아골 가는 길.. 섬진강을 끼고 가다가 산길로 바뀌는 환상적인 길이다. 아침의 물안개가 있는... 햇살에 강물의 윤슬이 반짝거려 마음이 아릴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그리고 연곡사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