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미 여행

플라야 델 카르멘(카르멘 해변 , 툴룸)

2024년 3월 4일(월) 맑음
 

어제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힘들 듯 싶었는데 7시가 조금 넘자 눈이 떠졌다.
대충 씻고 바다로 나갈 차비를 하는데 수니는 곤히 잠들어있었다.
깨우기가 미안스러워
조용히 빠져나왔다.
조금만 걸어도 비치가 나오는 이 숙소, 위치가 정말 좋다.
바닷가에는 어제처럼 수영하는 사람들보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해는 벌써 떠올라 중간에 걸쳐 있었고..
아침 산책하는 사람들 속에서 평화롭게 같이 걷는 것. 꽤나 좋은 기분이다.
파도를 맞으며 걷고 있는데
건너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한 여인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나두 엉겁결에 "안녕하세요?"했더니
"나는 중국계 캐나다인이예요. 우리 이웃 친구가 한국인인데 너무 닮았네요."
"그 친구를 좋아하는데 닮아서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했다.
친구가 얼마나 좋으면 닮은 나까지 반가울까?
기분 좋은 시작이다.
이 해변은 칸쿤 해변보다 예쁘지 않다지만 나에게는 천국이다.
맨발로 바다를 쉽게 걸을 수 있는 행복이 주어지는....
40분 가량 걷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 준비를 한다.
어제 식재료를 많이 사 놓아 먹을 것이 풍부하다.
부엌에도 있을 건 다 있고 방의 침대도 엄청 크고 둘이 살기에 딱인 편안한 집이다.

 
카르멘 비치. 산호초가 많아 칸쿤보다 안 예쁘다지만
우리 집 코앞에 있는 이 바다가 난 너무 좋고 황송하다.
걸으면서 발등을 찰싹 찰싹 때리는 파도도좋고
걷거다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들 보는 것도 막 좋다.
기분이 업된다.
이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우리 그저 쉬기로 했다.
남들이 다 한다는 스노쿨링이나  스킨 스쿠버는
바다 액티비티에 서툴고 태양을 무서워하는 우리에게는 힘겹다.
그저 해변을 거닐고 가끔 카리브해에 몸을 담그는 정도가 우리가 할 최선의 휴양.
 

우리의 아침
프렌치 토스트를 하고 남은 달걀물로 달걀말이를 해 보았다.
 
오랫만에 집다운 집에서 푹 쉬고 있었다.
그리고 점심으로 카레도 해먹고

오후 한시경 비싼 택시를 타고(택시비 150) 콜렉티보 터미널로 가서
-여기는 우버도 디디도 안 잡힌다. 왤까?  택시도 집 앞에서는 200이라고 해서 
한블럭 더 가서 잡아 탔었다. 택시값이 후덜덜이다. 미터도 안 돌리고
부르는 게 값이다. 모든 택시들이 같은 값을 이야기한다.

https://maps.app.goo.gl/APLsMef36DhezdGN7

Colectivo station - Playa Del Carmen to Tulum · 25 Av. Sur LB, Centro, 77710 Playa del Carmen, Q.R., 멕시코

★★★★☆ · 운송 서비스

www.google.com


 어찌되었든 툴룸가는 콜렉티보를 타고(인당 50페소)
콜렉티보는 금방 금방 사람이 차서 타자 마자 떠날 수 있었다.
 
1시간 가량 지나서 툴룸 도착.
매표소를 두군데 거쳐야 한다.
자연보호 격인 요금 60.4(인당)
입장료 95(인당)
 
툴룸 루이나스. 
정말 페허였다.
건물마다 가까이 갈 수 없게 막아 놓아 멀리서 관찰만 가능했다.
 
마야 유적인 툴룸은 대도시 코바의 항구용 위성도시 목적으로 지어졌단다.
대략 13세기와 15세기 사이에 가장 번성했다고.
항구로 이용할 목적으로 지어진 덕에
일반적인 마야 도시들이 정글 한복판에 있는 것과는 달리
아름다운 해변가에 위치해 있다.
카리브해의 푸른 바닷가와 마야 유적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울려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툴룸을 보면서 나는 양양의 낙산사를 떠올렸다.
낙산사도 바다와 어울려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유적지로 들어가는 입구

인근의 대도시 코바에서 무역을 위한 항구 도시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던 소도시 툴룸.
당시에는 '자르나'.즉 '새벽의 도시'라고 불렀다.
카리브 해를 마주보는 동쪽 해안가에 자리해 절벽 쪽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게 가장 빨리 보이기 때문
대략 13세기와 15세기 사이에 몇 백년 동안 무역으로 번성했고
심지어 스페인의 콩키스타도르들이 들어온 이후에도 
약 70여년 동안은 계속 마야인들이 거주했단다.
하지만 전염병과 기타 이유로 결국 16세기 말에 툴룸도 버려지고 말았다고..
그러나 도시 유적이 워낙 눈에 띄기 쉬운 해안가 바로 옆에 있어
툴룸 유적 자체가 아예 잊혀지는 일은 없었단다.
1518년에 스페인 원정대가 툴룸 유적을 발견한 이후 
꾸준하게 유럽인들과 선교사들이 왔다갔고, 
현재는 대대적인 복구 작업을 거친 뒤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난로 사용되는 중이다.

 

툴룸 성벽. 
툴룸 유적은 동쪽으로는 해변 절벽이 위치해 있고
나머지 삼면은 두터운 바위 성벽으로 둘러쳐져 있다. 
높이가 3~5미터
두께가 8미터 길이 총 740미터에 이르는 상당한 크리의 성벽이다.
마야 문명에서 이 정도로 거대한 성벽을 쌓으려면 웬만한 신전 하나를 짓는 것보다도
더 많은 양의 노동력이 필요했는데, 
이렇게까지 단단하게 성벽을 지은 이유는
이 곳이 무역의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워낙 중요한 지역이다보니 적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보기 드물 정도로 견고한 성벽을 지었던 것이다.
이 성벽 덕분에 툴룸은 마야 도시 전체에서도 
가장 단단한 요새들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단다.
 

엘 카스티요 
툴룸 유적의 메인에 꼽히는 건물.
대략 높이는 7.5미터로 일반적인 마야 도시들의 중앙 신전에 비하면 큰 편은 아니다.
한번에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건물에 한겹 덮어씌워서 개축하고
또 한겹  덮어씌워서 개축하는 등 여러차례 확장공사를 거쳐서 만들어진 건물이다.
전형적인 후고전기 양식으로 지어닌 맨 꼭대기의 사원에는 뱀의 형상이 새겨져 있단다.
그러나 접근 금지로 확인 불가.
아마 항구로 입항하는 카누들에게는 등대와도 비슷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엘 카스티요 앞길을 막아 놓아 정면을 볼 수 없었다. 안타깝다.

추락하는 신의 신전.
'추락하는 신의 신전'이라는 기묘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신전 벽면 위쪽의 프레스코와에 깃털이 달린 신이 거꾸로 떨어지는 모습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신은 깃털이 달리 모습에 화려한 관을 쓴 채로머리를 아래로 거꾸로 추락하고 
있는데 이신의 모습이 툴름 유적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단다.
그래서 툴룸의 수호신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벌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꿀이 툴룸의 주요 무역원이기도 했다고..

프레스코화의 신전
툴룸 유적에서 엘 카스티요와 함께 가장 보존 상태가 양호한 신전
총 2층으로 이루어졌는데 
여기서 천문의 움직임과 태양을 관측했다. 
천문을 관찰하던 천문대답게 벽면에는 금성의 신이 새겨져 있으며 
'추락하는 신'의 모습을 여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단다.
그러나 마모되어서인지 난 못 찾았다.
내부에는 프레스코 벽화가 일부 남아있는데
그 때문에 '프레스코화의 신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툴룸 유적은 그 전에 방문했던 마야 유적에 비하여 아담하였다. 
그러나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물빛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유적임에 틀림 없었다.
오후 늦게 도착한 우리는 5시 마감 시간에 나올 수 있었다.
나와서 해변으로 가는 길을 따라
툴룸 해변으로 향했다.
툴룸과 카리브해를 진하게 느끼고 싶어서...

툴룸 앞 해변. 카리브해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해변을 거닐다
다시 나와 입구로 나오니 플라야 델 카르멘 가는 콜렉티보가 서있었다.
우리가 타니 금방 떠난다.
한시간 후 카르멘 도착.
콜렉티보 터미널에서 우리 집까지 걸어서 40여분인데
동네도 구경할 겸 걷기로 하였다.
 
 
걷다보니 카르멘의 대표 공원 
Parque Los Fundadores가 나왔다.

https://maps.app.goo.gl/rbvdR57a2DLqPc8h6

Parque Los Fundadores · Av Benito Juárez, Centro, 77713 Playa del Carmen, Q.R., 멕시코

★★★★★ · 공원

www.google.com

밤의 푼다도레스 공원은 충분히 매력적인 분위기였다.
 
https://maps.app.goo.gl/c1W8ApSLN4iJgHM47

Capilla de Nta Señora del Carmen · Av Benito Juárez, Centro, 77713 Playa del Carmen, Q.R., 멕시코

★★★★★ · 천주교 성당

www.google.com

우리는 공원 옆의 작은 성당엘 들렀다.
이 현대적인 성당은 정말 아름답고 성스러웠다.

이 예쁜 성당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상당히 진지하다.
우리도 함께 기도하고..
 

멕시코의 다른 도시들은 아침에만 과일을 파는 데 
여기 플라야 델 카르멘은 저녁에도 판다.
멕시코에 와서 우리도 거의 일일 일 망고를 먹었고.
 
여기서부터 집까지 가는 30여분 거리는 모두가 차없는 거리였다.
온갖 레스토랑과 상점 그리고 관광객을 위한 공연을 하는 거리.
월요일인데도 엄청난 인파가 분위기를 달뜨게 하고 있었다.
우리도 중간에 비싸지만 정말 맛있는 아이스 크림을 하나씩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