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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칠레 최대의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

2019.11.20(수) 맑음

쓴돈

1120()

버스비

3,400

33

 

입장료

28,000

4. 1인당 7,000

 

점심

28,300

 

 

커피

3,000

합계:63,100


오늘은 칠레 최대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를 오전 중에 후딱 다녀오기로 했다.

'산티아고로 들어가는 현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남미에서 가장 바쁜 항구 중의 하나라는데....

아침에 이 아파트의 주인장 친구, 클라우디아-그녀는 우리나라 카이스트에서 공부한 남편을 따라 대전에서 5년간 살았단다.-한테 연락이 왔었다.

오늘 갈 발파라이소에 자신이 동행해 주겠노라고... 우린 좋다고 답을 했고.

그동안 호텔 조식을 먹느라 빵과 치즈 등 서양식 조식에 약간 물린 우리는 오늘 아침엔 어제 저녁에 끓여 놓은 미역국과 밥, 그리고 볶은 김치 등으로 아침을 먹었다.

조금 개운한 느낌?

그리고 9시 30분에 아파트 앞에서 클라우디아랑 조인. 그녀를 따라 집에서 조금 걸어나가 버스를 타고..그저 따라 다녀 몇번 버스를 탔는지도 모르겠다.

현지인과 같이 다니니 구글을 안 켜도 되고. 묻지 않아도 되고....세상 편한 가이드다.

우리가 이 발파라이소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곳은 창공 미술관-이 곳은 민가의 벽과 지붕, 골목에 그림을 그려 넣은 독특한 예술 공간이다. 골목에 전시된 벽화는 로베르토 마타 등을 비롯한 칠레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이라고... 우리 나라나 다른 나라들의 거리 벽화들이 아마추어의 작품인 것과 비견되었다.- 클라우디아도 이 창공 미술관은 처음이란다. 우린 모두 거리의 예술품에 열광. 사진 찍느라 정신없었다. 그런데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고 차문을 내리고 핸드폰과 카메라를 조심하라고 충고하고 거리를 걷던 사람들도 우리에게 조심하라고 충고한다. 날치기가 많긴 많은가 보다. 그래도 사진기를 안 눌를 수가 없다.

우린 네명이니까 서로 봐주면 되겠지. 하는 배짱도..

우리가 또 가보고 싶었던 곳은 일명 네루다의 집이라고 하는, Casa Museo La Sabastiana.

원래는 아센소르(언덕길을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같은 곳)를 타고 올라가 네루다의 집을 먼저가고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창공 미술관을 둘러보는 수순이지만 요즘 시위 때문에 이 발파라이소의 아센소르는 다 문을 닫았다. 관광객용이라기 보다는 주민들의 편의 시설이었다지만..... 우린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면서 거리의 미술품들을 감상하고 네루다의 집에 도착하였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경관이 확 트인 집. 칠레의 민주주의를 위해 파시즘에 대항한 영웅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집 중의 하나.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여지고 네루다가 사용했던 물품들과 서재, 침실 등을 공개하고 있었다. 오디오 서비스를 겸한 입장료는 7000페소로 다소 비쌌고. 실내는 사진 촬영도 불가였다. 그의 사생활과 취미가 엿보이는 공간이었다. 이 집은 네루다가 내부 공간을 직접 수리하고 디자인 하였단다.

원래 이름 La Sabastiana는 이 곳을 설계한 건축가의 이름이라고... 영화 '일 포스티노'의 촬영 무대라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이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네루다의 집 테라스에선 발파라이소의 항구가 멋지게 펼쳐져 보였다. 다시 한번 전경을 마음에 담고.... 이제는 올라왔던 언덕길과 다른 길을 택해 내려온다. 이 길 역시 멋진 벽화들이 우리의 시선을 붙잡고...

번잡한 중심상가를 걸어 내려와서 우리는 콘셉시온 언덕을 아센소르를 타고 올라가려 했으나 이 역시 오늘 운행을 안한단다.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추어 집에 돌아가야하는 클라우디아에게 음료수라도 대접하려고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우린 점심을 먹고...

클라우디아는 우리에게 돌아가는 방법도 세세하게 알려주고 당부하고 또 당부하였다. 참 고마운 인연이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거리에선 시위대의 함성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어제 산티아고의 시위대가 지나간 자리 곳곳에 불이 붙는 현장을 목격했던바 선과 밍키는 불안해하였다. 당장 빈야 델 마르로 돌아가자는 말도 있었고. 그래서 클라우디아가 가보라고 했던 콘셉시온 언덕은 패스하고 프랏 부두와 소토마요르 광장만을 가보고 돌아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점심 때 먹은 음식이 약간 체했는지 아니면 뜨겁게 나온 식전 빵이 맛있어서 너무 많이 먹었는지... 속이 더부룩해서 뭔가를 보려는 의욕이 나오지 않는다.그리고 주변의 분위기도 어수선해서 더욱. 프랏 부두엔 커다란 배와 수십척의 유람선들이 떠있었다. 다소 한가해 보이는 부두에서 우린 움츠러 들었다. 주변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소지품 조심하라고 일렀기 때문이다.

유럽풍의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 소토 마요르 광장은 프랏 부두를 마주보고 있었다. 이 광장 찻집에서 커피한잔을 마시고는 603번 버스를 잡아 타고 빈야 델 마르로 돌아왔다. 시에스타를 즐긴 후

밥을 해서 먹고 일몰 시간에 맞추어 해변길을 산책하였다. 해질녘의 해변은 묘한 감성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