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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하얀 도시 아레키파 2

2019.11.14.(목) 날씨 맑음.

쓴돈

1114()

산타카탈리냐수녀원입장료

120

140

 

수녀원 가이드비

20

 

 

산투아리오스 인디노스 박물관 입장료

60

120

 

물과 야채 과일

10

 

 

점심

40

 

 

카페

24

합계: 274


아레키파. 예정에 없던 도시였다.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라파즈와 우유니를 거쳐 칠레의 아따까마를 지나 산티아고로 가기로 했으나 지금 볼리비아의 상황이 안좋아 볼리비아를 패스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볼리비아 사태는 마치 우리의 4.19혁명을 생각나게 하고 있다.대통령 부정 선거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고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의 거센 부정선거 항의 시위와 경찰 및 군부의 사퇴 요구에 굴복 결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모랄레스는 사임 하루만인 11일 멕시코로 망명을 떠났다. 영구 권력에 대한 욕구가 그동안의 명예를 엉망으로 만든 것이다.

현재 거리에서는 모랄레스의 사임이 군사 쿠테타이냐, 아니면 민주적 절차를 회복시켜 민주주의를 구한 것이냐를 둘러싸고 모랄레스의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에 폭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 보다 이로인해 교통편이 끊어지고 치안이 불안해지니까 볼리비아를 건너 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마음 속으로 볼리비아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고 있다. 그리고 불의에 맞선 국민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현재 남미는 들끓고 있다. 며칠 후 우리가 가야할 칠레도 그렇고... 그래서 여행길이 더욱 쫄깃해져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묵고 있는 페루 아레키파의 숙소 매니저도 칠레와 마찬가지로 페루도 빈부격차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그러나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도시 아레키파에 머물고 있는 우리는 지극히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침에 잘 차려진 조식을 우아하게 먹고 동네를 한가하게 거닐다. 아레키파에 오면 꼭 들러야하나는 산타 카탈리냐 수녀원으로 향했다. 수녀원은 바로 우리집 맞은편. 1580년에 세워졌지만 1970년이 되어서야 일반에게 공개되었단다.

이 아름다운 수녀들의 생활공간. 내부는 수녀들의 침실. 예배실.부엌. 응접실 등 실제 살았던 흔적들이 있었다. 스페인 침략 당시 많은 여자들이 수녀가 되어 오랫동안 갇혀 살았단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공간이라고는 작은 나무 창살 사이일 뿐.

수녀원은 붉은 벽과 빛나는 푸른색 그리고 빨간 제라늄 화분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래서 정신없이 카메라를 들이대게 되는....

우리가 들어간 시간에 현장 학습온 학생들이 있었는데 가이드의 설명에 꽤나 진지했다. 질문도 똘망 똘망하게 하고... 현장 학습만 가면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않는 우리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 빼앗겨 현장학습만 가면 그냥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는 아이들.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일까?

수녀원에는 예쁜 카페도 있었다. 이 카페 커피도 맛있고 케잌의 맛도 수준급이다.

적당히 그늘도 있고 그늘 반대편에는 빛나는 햇살도 존재해 더욱 아름다운 곳. 얼마전에 갔던 모로코의 마조렐 정원과 쉐프샤우엔 마을이 생각나는 곳이었다. 역시 아레키파에 오면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꼭 들러야하는 곳인 듯.

수녀원에서 나와 우리는 이 하얀 도시에서 들르면 좋을 곳. Santuarios Andinos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가는 길에 어제 들렀던 산 아구스틴 대학을 지났는데 관리인이 들어가 보아도 된다고 해서 대학 내부를 들어가게 되었다.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대학. 미로같은 건물 내부가 신기했고 오래된 건물을 잘 보수해서 쓰고 있는 것이 좋아보였다.

이 대학은 부설 전시실이 있어 어제 본 사진전과 그림전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안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있었고....

꽤나 흥미롭고 따듯한 방문이었다. 잠시 옆길로 샌 우리는 이제 아르마스 광장을 가로질러 산투아리오스 안디노스 박물관으로 향한다. 이 박물관은 잉카인의 생활방식과 제물의식에 관한 작은 박물관인데 카메라 등 소지품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20여분 동안 비디오를 통해 잉카인들의 제물의식과 발굴자들의 활약을 본 후 가이드를 통해 박물관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와 밍키는 영어 가이드, 선은 스페인어 가이드를 따라 다녔는데 꽤나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천천히 그리고 또박, 듣기에 서툰 나도 어느정도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1500년대에 제물로 바쳐져 암파토 산꼭대기에서 죽은 잉카 소녀 후아니타의 미라였다. 높은 계층의 딸이었던 듯 싶은 이 소녀는 그 모습이 거의 90프로 이상 보존되었고 지금 전시실의 가장 안쪽에서 낮은 온도로 보존하고 있다고.  잦은 자연 재해로 희생된 소녀들 중의 하나이리라.

박물관에서의 진한 느낌을 뒤로하고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거리를 헤메이었다. 아르마스 근처의 식당들이 관광객용이라서인지

상당히 비싸다. 거리를 걷다 걷다 만난 식당이 멕시코 식당.타코 등을 시켜 먹으니 살짝 짜지만 맛은 있었고 주인장이 엄청 친절했다

점심 후 집에가서 쉬려다가 산 카밀로 재래시장을 구경하기로... 또 가는 길에 잘 꾸며진 카페에서 차한잔.

산 카밀로 재래시장은 우리네 남대문 시장 같은 곳이었다. 엄청난 규모였고 길게 점포들이 늘어서 있었다. 특히 과일 시장이 압권인 듯. 우린 싱싱한 과일과 야채 등을 샀는데 정말 싱싱하고 저렴했다.

이제 걸어서 걸어서 아르마스를 거쳐 우리 숙소로... 선은 유창한 스페인어로 숙소 지배인과 볼리비아와 칠레의 현재 상황. 그리고 페루의 현재 상황에 대해 토론도 한다. 벙어리이자 귀먹어리인 나는 그저 부러울 뿐.

내일은 콜카 캐년 투러를... 과연 콘도르를 볼 수 있을 까?































이 수녀원의 거리 이름은 부르고스거리,세비야 거리 등 스페인의 도시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 많아

스페인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수도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