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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Titicaca 호수.(Uros,Taquile,Amantana 섬)

2019.11.10(일)

 쓴돈

119()

숙박비 및 세탁비

736

223

 

택시비

80

합계:816

1110()

투어비

390

1130

 

점심(타킬레 섬)

45

115

 

물과 커피(우로스 섬)

33

 

 

선물비

60

각자 20

 

 

 

합계 528

1111()

커피 및

20

 

 

화장실

3

 

 

시장

27

 

 

저녁

59

 

 

택시

20

합계: 129


해발 3812미터에 위치한 티티카카호수속으로 오늘 들어간다.

어제 우리의 아름다운 숙소 Mirador del titicava에서 일박 이일 투어를 130솔에 예약을 했었다.

정성껏 차려진 아침을 먹고 7시반 픽업 차량을 타고 항구로 갔다. 항구에서 배로 옮겨탄 후 사람들을 가득 채운 다음 호수 속으로 출발하니 9시다. 흰 구름이 가득 널려있는 하늘과 토토라로 이루어진 인공섬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조그만 우리 배에는 프랑스 한국 페루 사람 등 다국적민들이 함께하고 있고.

10시 쯤 우로스섬 도착. 배에서 내려 발걸음을 걷는데 푹신푹신하다.

떠다니는 섬 우로스는 토토라 부르는 갈대를 엮어 만든 인공섬이다. 과거 잉카족의 침입을 피해 우로스족들이 토토라를 엮어 인공섬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고 지금은 50여개 이상의 인공섬들이 있단다. 원래 땅에 터전을 두고 살았던 우로스 족이었기 때문에 땅으로 나가려고 여러 차레 시도를 했지만 잉카제국과 스페인 제국으로 이어지는 험난한 역사 속에선 쉽지 않았다고...

결국 우로스 족은 지금까지도 땅으로 나가지 못한 채 호수 위에서 생활하고 있단다. 이런 환경 때문에 우로스 족은 전통적으로 근친 결혼을 하며 가족 간에 촌수를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가이드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번갈아 써가며 토토라로 우로스 섬을 만드는 방식 티티카카 호수 전반에 대한 설명. 이 호수에 사는 생명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 우로스 섬 주민들은 주로 어업. 그리고 수공예품 만드는 일과. 관광업을 하며 살고 있다고...  지금은 관광업에 절대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로스 족, 토토라로 엮은 배를 타고 학교도 가고 시장도 가고 있단다.

호수위에 붕붕 떠서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 지구상에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것. 이들의 척박한 삶에도 호수와 하늘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중간 중간 작은 토토라섬에는 돼지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이제 우로스 섬을 떠나 바다같은 호수를 세시간 여 달린 후 도착한 곳은 아만타니 섬이었다. 바다 같은 티티카카 호수.

태양이 작열하고 있었다. 섬의 항구에는 섬 주민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만타니 섬은 티티카카 호수에서 가장 큰 섬이란다.

까만 두건을 두르고, 흰색 윗도리에 붉은 통치마나 푸른새의 주름 통치마를 입고 있는 여인들이 한 줄로 다소곳이 앉아 있었고 한켠에는 흰색 와이셔츠와 검은 조끼를 입은 남자들이 한 줄로 서 있었다.

이윽고 타고 온 배의 가이드들이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고 여행객들의 이름과 원주민들의 이름을 호명해서 짝을 지워준다.

그러면서 1박 이일 동안 이들이 마마면서 파파라고 한다.

우리의 짝은 파파였다. 이름은 레나도르. 우린 그를 따라 언덕위의 그의 집으로 갔다. 레나도르는 해발 4000미터에 가까운 아만타니 섬에서 여행객인 우리가 숨찰까봐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생긴 모습이 마치 우리의 모습 비슷했다.

이 마을은 철저히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오늘 여행객을 받지 못하는 마마나 파파들은 다음에 우선 순위가 주어진단다.

경쟁하지 않고 서로를 지켜가는 모습이었다.

언덕 중턱에 있는 흙 벽돌담 집. 작은 나무문을 열고 밭사이로 난 작은 길을 조금 걸어가니 양철 대문이 있는 레나도르의 집이 있었다. 그의 아내 쏘냐가 집에서 우리를 맞아 주었다. 우리 방은 2층이었고 침대 두개씩 놓여있는 방 두개가 오늘 하룻밤 묵어갈 우리 숙소란다. 짐을 풀고 잠시 쉬고 있으려니 점심을 먹으라고 부른다. 아래 층 부엌으로 가 점심을 먹는데 뜨거운 퀴니아 스프와 짭짤한 치즈와 감자가 곁들인 쌀밥이 오늘의 점심이었다.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맛있는 점심. 밥을 먹고나서는 향이 짙은 무냐티-이 무냐티는 코카차와 함께 고산병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단다. 아만타니 섬 등 티티카카의 섬들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식물이란다.-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나드로는 아내와 세자녀가 있는데 위의 두자녀는 아들로서 22살,20살. 푸노에 나가 공부하고 있다고. 막내는 7살 딸인데 섬에있는 학교에 다닌단다. 이 섬에서 기르는 작물은 감자만 있다고... 다른 채소와 육류들, 그리고 생필품들은 다 푸노 등 육지에서 행상들이 와서 팔고 있단다. 현재 이 아만타니 섬도 인구가 자꾸 줄고 있단다. 외지로 많이 빠져 나가고 있다고.... 우리네 농촌과도 같은 현상이다. 전기가 없다가 현재 태양열 발전 시스템으로 3달전부터 섬 곳곳에 전기가 설치되었다고... 레나도르네는 20여일 전부터 전기가 들어왔단다. 우리가 그 혜택을 받는 셈이다. 화장실도 작년에 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밑에 돼지가 있는 푸세식이라고 들었는데 레나도르네는 비록 밖에 있지만 수세식이었다. 생활 환경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듯하다. 아직 전화와 텔레비전은 없고 라디오가 있는데 가장인 레나도르가 독차지하고 있는 듯. 섬의 주요 수입원은 양털로 직물을 짜는 것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민박을 치거나 기념품을 파는 것이 전부인 듯.  섬 주민들은 공동생산, 공동분배 원칙을 바탕으로 의식주를 자급자족하고 있단다.

점심을 먹고나서 산에 일몰을 보러 가려는데 이 집 안주인 쏘냐가 마당 한가운데 알파카 실로 짠 직물들을 펼쳐놓고 우리에게 구입을 권한다. 순간 난감. 알파카 양말 한컬레를 들고 가격을 물어보니 20솔이란다. 내 생각에 8솔이면 될 듯 싶었지만 그냥 군더더기 없이 사주고 말았다. 밍키와 선도 그렇게 하나씩 사주고..

우린 레나드로를 따라 마을 뒤편에 있는 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이제 3600에서 4000미터 고지까지 올라가는 건데 그동안 쿠스코에서 적응 완료된 탓인지 걱정한 것과는 달리 그다지 숨차지 않다.

오르는 길 목에는 뜨게제품을 파는 여인들이 계속 있었고.. 길을 오르다가 바라보는 호수는 마치 바다인 듯. 황홀한 모습이다.

산 정상에 오르니 돌로 쌓인 신전이 있었는데 이 신전은 잉카 이전부터 있었던 신전이라고.. 가는 길 바닥에는 파차타타라고 씌여진 그림들이 계속 있었다. 아만타니 섬은 이 신전에서 매년 1월 20일 의식을 거행하고, 6월 21일에는 태양의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 신전을 돌하나를 주어들고 소원을 품고 세바퀴를 돌고나서 그 돌을 신전 돌틈에 끼어 놓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우리도 돌을 들고 세바퀴를 돌았다.  물론 이번 여행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마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고..

이 파차타타 신전은 티티카카 호수의 일몰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란다. 우리와 같은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저마다 좋은 장소에 자리잡고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아레키파에서 선생님과 함께 여행온 고 3 학생들이 우리의 사진을 찍고 싶단다. 케이팝의 영향이리라.. 아무 것도 아닌 우리가 K팝의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연예인같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아쉽게도 오늘은 구름이 많아 환상적인 티티카카의 일몰은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 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이 곳에서 바라보는 티티카카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했다.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내려오는 길에도 뜨개질을 하며 물건을 파는 여인들이 있었다. 마을에 거의 내려왔을 무렵. 꼬치 장수들이 있었는데 그 꼬치 장수들을 향해 오는 세명의 어린 소녀들에게 쏘냐,레나드로의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 가운데 소녀가 자기집이란다. 우리는 반갑게 웃으며 다냐라는 그 아이를 따라 집으로 향했다. 조금 걸으니 레나드로가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벌써 어둠이 내린 섬은 꽤 쌀쌀했다.

7시. 저녁식사. 퀴노아,감자 스프와 야채볶음 덮밥, 그리고 무냐차. 참으로 소박한 밥상이지만 맛있게 한톨도 안남기고 먹는다.

8시경 마을 회관에서 춤과 악기 공연이 있다는데 비바함이 치는 언덕길을 올라가 참여할 자신이 없다. 그냥 패스하고 쉬기로..

밖은 칠흙같은 어둠이고..

크린싱 티슈로 대충 얼굴을 닦고 양치질을 하러 손전등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비는 오고 춥고.. 허둥 지둥 물을 떠 양치를 하고 들어와 이블 속으로 들어가는데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요란하다.

다행이 알파카 담요 세겹으로 이루어진 이블은 따듯했고... 이른 취침 때문인가 5시도 채 안되어 잠이 깨었는데 어린 다냐부터 이 집 온 식구가 다 깨어 있었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짐을 꾸려 놓으니 아침을 먹으란다. 아침은 팬케잌 두장과 무냐차. 소박하다.

밥을 먹고 약간의 선물을 하고 즉석 프린터기로 이집 식구들의 사진을 뽑아 주니 너무도 좋아한다. 식구들과 하룻밤 정을 나눈 작별을 하고 우린 레나도르를 따라 비오는 길을 걸어 항구로 왔다. 이제 우리의 파파 레나도르와 아쉬운 작별을 포옹으로 대신하고..

타킬레 섬으로 향했다. 어제의 잔잔했던 호수는 물결이 일렁이고... 우리의 배도 심하게 요동친다. 사람들의 탄식도 커가고...

특히 배에관한 트라우마가 큰-세월호와 다뉴브강의 비극이 우리에겐 있지 않은가?-우리 셋은 더욱 불안했고.

바로 앞에 보이는 섬 타킬레 섬까지 가는데 1시간여가 걸렸다. 다행이 우린 모두 무사히 섬에 내렸고...

항구에서 섬 중앙까지는 한참을 걸어올라가야만 했다. 비오는 호수가 운치가 있다. 걸어가는 길에는 무냐와 같은 약초들의 향기가 섬을 감싸고 있었고... 중앙광장 입구에는 작은 장이 서 있었다. 닭도 팔고 꼬치도 구워파는 여인들...

광장은 포근했고 작았다. 센터에 남자들의 뜨게질 작품을 파는 회관도 있었고.... 그러나 화장실이 급한 우리는 긴 화장실 줄을 서다가 그리고 커피 한잔 마시려고 긴 줄을 또 서다가 광자 구경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가이드의 재촉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광장을 떠나 점심 식사를 할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의 배가 정박해 있는 항구 위 식당에서 가이드는 이 섬 사람들의 모자에 관한 설명을 하고 뜨게질 하는 남자 한명을 불러 시범을 보인 후 식사를 하게 하였다.

식사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함께 자리한 여행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프랑스 사람과 아레키파에서 온 페루 커플. 이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불어를 전공한 밍키와 스페인어를 전공한 선의 활약이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식사는 퀴노아 스프와 송어구이. 맛은 보통. 스프가 미지근해서 쏘냐의 스프가 그립기도 했고..

점심 후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항구로 내려와 배에 탑승. 다행이 호수는 아까 보다는 잔잔했다.

세시간 여를 항해 후 푸노 도착. 항구에 도착해서 스캔해 보니 타킬레 섬 왕복 배삯이 20솔이었다. 투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다녀 올 수 있을 듯.

항구에서 미니밴이 각자의 호텔에 데려다 주는데 우리 호텔을 외곽이라 그냥 중앙 광장 아르마스 광장에서 내렸다.

사람들이 푸노에는 아무 것도 없다 했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우린 에이티엠을 이용해 돈도 뽑고. 과일 등 식재료도 사고 광장도 구경하고 져녁식사도 하고... 푸노를 즐겼다.

돌아 오는 택시기사가 길을 잘 몰라 내 구글 내비를 켜서 간신히 호텔을 찾아 왔지만 난 이 호텔이 너무 좋다. 전망도 서비스도 호텔 내부의 시설도 너무 좋다. 돌아온 우리를 위해서 불도 밝히고 히터도 켜 놓고..작은 배려가 행복감을 가져다 주었다.

내일은 그냥 쉬기로... 이 좋은 호텔을 즐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