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품목 | 쓴돈 | 비고 |
2019.10.24 | 공항픽업 밴 | 24,000 | 3명이 7만원 |
인천공항 점심및 커피 | 10,600 | 합계:34,600 | |
2019.10.25 | 달라스공항 샌드위치 등 | 11,500 | 19.5불 합계 : 23,500원 |
달라스공항 맥주 | 12,000 | ||
공항 택시비 | 60 | 지금부터 솔 | |
세탁비 | 46 | 미불 | |
저녁식사(중국집) | 49 |
| |
편의점 와인 등 | 29 | 합계:124 |
2019.10.24.(목) 광명의 날씨는 청명했다.
4개월 여만에 다시 길을 떠난다.
이번에 떠나는 길의 준비는 한결 여유로운 편이었다.
백수가 가져다 준 시간과 생활의 단순함이 오롯이 여행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 체력을 다지기 위해 매일 3시간 정도 걸리는 구름산 산행을 하고 스페인어 공부도 한두시간씩 꾸준히 하고...그리고 간혹 친구도 만나고 나의 건강을 만들어 줄 채소 반찬도 만들어 먹으면서 내몸과 지구 반대쪽의 나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그리고는 틈틈이 예방 접종도 맞아두고, 볼리비아 비자도 만들고 미국 여행허가서인(ESTA)도 만들었다. 생각나면 하나씩 페루와 볼리비아와 칠레의 장거리 일정을 위한 비행기 티켓도 예약해두고 그 날짜에 맞는 숙소도 예약하고....시간과 몸이 여유로우니 준비는 놀이처럼 진행되었다. 쫒기지않는 삶을 즐긴다고나 할까...
이런 시간들도 흘러간다..... 오늘 나는 떠나고 있으니까...
광명 사는 사람 셋이 공항으로 가는 길은 편하고 순탄했다. 12시 반 공항밴을 불러 집에서부터 인천 공항까지 직행했는데 한시 20분이 안되어 도착해 버렸다. 너무 일러 체크인이 안되어 일단 점심부터 먹게 되었는데 점심을 먹고나니 체크인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선과 밍키가 산 티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내가 어제 업그레이드 시킨 티켓도일등석 줄로 가서 체크인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 티켓이고.... 긴 줄 옆에 있는 짧은 줄을 선택하니 빠르고 쉽게 체크인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을 쓰는 만큼 대접 받는구나를 확실히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역시 인천 공항.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되는 공항. 비수기 평일의 공항은 비교적 여유로왔다. 그래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공항에서의 시간은 항상 빠르게 지나간다. 어느새 탑승. 달라스행 아메리칸 항공은 만석이었다. 이코노미 좌석은 역시나 좁고. 내가 어제 업그레이드 시킨 좌석은 그나마 앞뒤로 발을 뻗을 수 있어 나았지만 옆이 너무 좁아 옆사람과 팔이 닿을 정도였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좌석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고. 사람들을 많이만 싣게끔 닭장같이 만들고 있는 항공사들이 너무한다 싶은 환경이다.
아메리칸 항공의 기내식은 풍족했다. 와인도 철철 넘치게 따라주고... 간식 서비스도 확실하다... 내 바로 앞 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기내식과 나의 기내식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초록잎이 산뜻한 샐러드를 푸짐하게 도자기 접시에 담아낸 앞줄과 파인애플 등 과일 몇 조각을 얇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낸 나의 기내식이 비교되는 시간이었다.
영국 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기내식은 비즈니스석과 같은 기내식 한번, 이코노미 기내식 한번, 이렇게 번갈아 주었었는데 아메리칸 항공은 풀로 비즈니스 기내식을 제공한다.
비즈니스 석이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가 안난다면 도전해 볼만 한 듯.
12시간 30분의 비행이 끝난 후 우리는 헤어져야 했다. 도착한 달라스 공항은 엄청 어수선했다. 기상 악화로 거의 모든 비행기가 딜레이 상태고... 선과 밍키의 5시 30분 비행기는 6시 30분이 되어서야 떠났고... 혼자 남은 나는 공항내 기차를 타고 옮기고 옮겨 A터미널 36게이트를 찾아갔지만 2시간 딜레이 되었다는 내 비행기가 결국은 취소되었단다.
마이애미에서 리마까지 가는 비행기를 놓칠 판이었다. 선과 밍키와도 만날 수가 없고...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공항 안내인은 무조건 전화번호 하나를 주면서 전화해보란다.
전화하기 앞서 아메리칸 항공 앱을 찾아보니 마이애미행 비행기가 취소 되었고 차선책으로 달라스에서 리마까지 곧장가는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단다. 주저없이 선택. 결국 리마에 한시간 늦게 도착하는 상황으로 마무리 되어 급히 선과 밍키에게 톡을 남겼다. 리마에서 만나자고.... 밤 12시 45분에 출발한다는 AA909를 기다리자면 5시간 가량을 이 공항에 있어야 한다. 뭔가 어수선한 마음에 뭐든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공항내 식당들을 찾아보았지만 모든 좌석들이 초만원이다. 걸어 걸어 가장 끄트머리 C1쯤의 패스트 푸드점에서 커피와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우물거리고 있으니 조금 안정이 되는 듯.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
이번 여행은 출발부터 어수선했다. 우리가 가야할 칠레에 폭동이 일어났다고 하고 현재 볼리비아에는 대통령 선거 부정으로 난리가 아니란다.
그리고 지금 달라스의 기상악화! 그렇게 숱한 여행을 함에도 없었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나의 여행의 수호신은 이번 여행에서도 나를 보호할 것인가?
내가 탈 비행기의 게이트는 변덕심한 날씨처럼 수시로 변하고 있다. C26이었다가 C29였다가 C31이었다가 다시 지금은 C29다.
기다리면서 바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 마시는데 그 맥주는 왜 그리 맛이 좋은지...
비행기는 몇차례 더 연착을 이야기하더니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이륙할 수 있었다.
참으로 길고 긴 기다림이었다. 그 사이 마이애미로 간 선과 밍키에게도 일이 발생하였다. 마이애미-리마행 비행기도 기계결함으로 취소되었다고... 그들은 힐튼호텔에서의 일박이 주어졌단다. 리마 도착은 나보다 늦는다. 오히려 리마에서 내가 기다려야하는 운명이 되어버렸다.
달라스-리마간 비행기는 국제선임에도 작고 낡은 비행기이다. 추억의 비행기같이 모든 좌석과 화장실 등이 옛날식이었다. 안내 방송도 거의 없고 이륙하고 한참 지나고 나서 간단한 기내식이 제공될 뿐이었다. 타자 마자 미칠듯한 졸림으로 잠을 잤으나 기내식을 먹고 나서는 멀뚱거려진다. 기내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고 개인 화면도 없는 낡은 비행기에서는 별달리 할 일이 없다.
여행은 항상 달콤하지만은 않는다. 변수가 작용해 몸과 마음을 심하게 힘들게 하기도 한다. 낯선 곳에 툭 떨구어져 당황스럽고 두려움에 떨게 만들기도 하고.. 이제 어느정도 이런 상황에 굳은 살이 박힌 걸까? 투덜거리고 화를 내기보다도 툭툭 던져지는 상황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재미를 느끼기도 하게 되어버렸다.
이번 비행기 취소 사건도 같은 공간의 낯선이들 모두가 겪는 일이라 그들은 어떻게 할까를 관찰하는 재미도 있었다.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어찌되었든 지금은 비행기안.두어 시간만 지나면 리마다... 어떻게 되겠지..
리마 도착 10시. 입국 수속을 밟고 나와 짐 컨테이너 1번으로 가는데 짐이 없다.
순간 맨붕, 내 핸드폰 아메리칸 항공 앱에는 짐이 18게이트에 있다고 써있고... 이 위급한 순간에 그동안 배웠던 스페인어는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행이 영어하는 직원이 있어서 아메리칸 항공 사무실로 안내되었다. 그 앞에는 어제 달라스와 마이애미의 비행기 대란이 말해 주듯 짐을 못찾은 사람들이 몇몇 있었고...호텔 주소와 전화 번호 등을 기록해 신고를 하고 종이 조각 하나를 들고 나왔다. 약간 심란한 마음으로 선과 밍키를 기다리는데 그 비행기가 또 연착이다. 공항에서 중국식 볶음밥을 먹고 약간의 환전을 하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피곤이 밀려온다. 참 멀고도 험한 남미로 오는 길이다. 날씨는 약간 더운 듯.
드디어 오후 3시. 선과 밍키가 내 짐까지 들고 나온다. 너무나 반가운 재회! 우린 공항에서 서로 얼싸안고.... 짐표에 있는대로 그들은 이 선과 밍키가 탄 비행기에 내짐을 실은 것이다. 짐을 찾았다는 안도감과 다시 셋이 만났다는 기쁨에 기분이 업되는 듯.
금방 그린 택시를 잡아 타고 숙소로 고고! 공항에서 40여분 걸리는 듯.
우리의 숙소는 리마 신시가지 리마 플로렌스에 있고 새로 세운 높은 건물이었다. 15층.
관리인을 만나 들어오는데 깨끗하고 보안도 잘 되어 있는 듯. 넓은 거실과 방이 세 개.
화장실도 세 개인 여유있는 공간이다. 단 도로변에 있어서 소음이 있는 듯. 난방이 없다는 것이 흠이다. 세탁기도 없어서 밖의 세탁소에 맡기고-세탁비는 키로당 30솔로 저렴한 편-저녁을 먹으러 돌아다니다 깔끔한 중국집이 보이길래 들어갔다. 만둣국과 야채 닭볶음을 먹는데 정말 뜨끈하고 맛있게 먹었다. 주인장들도 친절하고...음식도 신선하고...깨끗하고...
그런데 저녁을 먹고 난 시간이 7시였는데 우리가 장보려고 했던 커다란 마트가 벌써 문을 닫아 버린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작은 편의점에서 오늘 리마 입성을 축하할 와인과 안주거리 몇 개만 사서 들어왔다. 리마의 첫인상은 우리의 영등포 정도.
우리의 작은 와인 파티는 너무도 좋았다. 와인도 맛있고...
거리는 살짝 추웠다. 한국의 가을 날씨처럼. 얆은 패딩이 부담스럽지 않은 날씨.
뜨거운 샤워를 하고 일찍 잠이 들었는데 정말 하나도 깨지 않고 10시간 이상을 정신 없이 잔 듯.
인천공항 이벤트
우리 숙소 건물앞(미라 플로렌스 핫한 중심지)
리마 첫 음식 중국집 만두국(모양은 이래도 좋음)
리마 첫 음식 중국집 야채볶음(모양은 이래도 좋음)
아직도 남아 있는 리마의 공중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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