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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삶을 찾아서(포르투갈 등)

까미노 42일째(오페드로이소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20키로)

 

 

 

 

 

 

 

 

 

 

 

 

 

 

 

 

 

 

 

 

2019.05.24(금)

숙소

La credential Hostel (13유로, 개인 공긴을 보장해주고 청결하다. 깨끗한 면시트가 제공됨. 기차역, 버스터미널이 가까워 피스테라나 묵시아. 또는 마드리드와 같이 다른 지방으로 떠나는 사람은 좋다. 단 대성당과 같은 구시가를 가려면 20분정도를 걸어야한다.)

 

오늘은 800키로 대장정이 끝나는 날이다.

왜일까? 뿌듯함 보다는 뭔지 모를 섭섭함이 더 크다. 이 길. 알베르게. 메뉴 델 디아, 햇볕. 그리고 파란 하늘. 다 그리울거 같은 느낌이다. 길에서 만나고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다 그리울거 같다.

우리가 느리게 느리게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오늘 그동안 길에서 수없이 만나 익숙해진 얼굴들을 많이 만났다. 이탈리아 삼인방 마리오 할아버지 일행. 일본인 이꾸. 그리고 캐나다인 패트리샤와 돌로렌스. 독인사람 군트. 등. 이들도 우리 못지않게 느리게 걷는 사람들이다. 다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오늘 걷는 길은 청량한 숲길이었다. 이 숲길을 유언니는 날 듯이 걸어간다. 산티아고 입성기념 미사가 정오에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

빠른 걸음을 걷는 유언니에게 한달 넘게 훈련받은 덕분에 나두 이제는 빠른 걸음이 숨가쁘지가 않다. 웬만한 서양사람들 못지않게 속도를 내도 힘들지가 않다.

거뜬하게 10키로를 돌파하고 다음 5키로도 단숨에 걸어나갔다.

바를 두번 들렸지만 커피 한잔 마시고 금방 일어났고.

마지막 산티아고 전 5키로 지점은 산티아고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고조산이었다.

고조산을 내려와서 걷다보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숙소에 도착했고 그 시간이 10시 50분. 정말 날라서 온 것이다. 평소 우리 속도로는 상상할 수 없는 걸음이었다.

숙소 관리인은 아주 친절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침대는 거의 2인실같은 구조였고. 일단 배낭을 침대에 던져 놓고 미사를 보러 대성당으로 향해 갔다. 가다가 유언니의 추억의 초코라테와 츄러스를 먹고.

미사는 대성당이 내부 수리 중이라 대성당 근처의 프란체스코성당에서 진행되었다. 사람들로 가득차서 앉을 자리조차 없지만 8년전의 그 도떼기 시장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경건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미사가 끝나고 나서도 우리는 한참을 성당에 앉아있었다. 뭔지 모를 감정에 휩싸여서...

성당에서 나와 대성당의 야고보 성인의 묘와 조각상을 영접하고는 축배를 들러 식당으로 갔다. 완주하는 날 비노 틴토로 건배를!

8년전에는 혼자 외로워했었는데 이제는 유언니가 있어 함께 잔을 부딪치니 좋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나온 대성당 광장은 완주한 사람들의 들뜬 분위기로 압도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떨썩 누워 대성당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전거 맨들은 자전거를 들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고. 그들을 뒤로하고 우리가 향한 곳은 완주증을 받을 사무실. 사람들이 줄을길게 서고 있어 불길했는데. 수료증 받는데 두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투덜거리는 사람은 나 뿐 다들 그러려니하면서 달게 견디고 있었다.

수로증을 손에 쥐고서도 난 의외로 담담한데 남들은 800키로 완주했다고 대단하다고 하면서 손가락을 치켜 세워준다.

정말 걷는거 보다 완주증 받기가 더 힘들다.

오늘 마지막 날. 정말 많은 일들을 해낸 느낌이다.

샤워 후 사온 체리를 숙소 사람들에게 권하니 한 사람이 화이트 와인 한잔을 따라준다. 오늘의 축배는 이걸로!

쓴돈

숙박비 52(ㅣ인 하루 13, 2인 이틀치)

카페 11.2

점심 25(1인 10, 와인 한병 5)

완주증과 통10(1인 5)

비타민 씨앰플 30.95

과일 3.62

합계: 13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