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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삶을 찾아서(포르투갈 등)

까미노 3일(Zubiri ~pamplona )총20.3km

 

 

 

 

 

 

 

 

 

 

 

 

 

 

 

 

 

 

 

 

2019.04.15(월)맑음

오늘의 나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그러나 나의 일힝 셋은 다 다리를 절룩거린다. 유언니에게 택시로 건너 뛰라고 했지만 걸을 수 있단다. 새끼발가락과 발 등에 통증이 있다고...

일행과 언발러스한 나의 상태가 문제이다. 다행이 길을 다니는 사람들도 많고 길을 잃어 버릴 염려도 없어 좋은 컨디션을 그냥 즐기려 혼자 걷기 시작하였다.

오늘의 걷는 길은 마치 개울 같은 아르가 강과 함께 하였다.

약간의 오르막은 있지만 대체로 평이한 트래킹 길이다.

그리고 환상적인 초원에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그뒤에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길이다.

오르테리스, 이야라츠,에스 키로츠 같은 작은 마을 들을 지나고 14세기에 만들어진 '도적의 다리'라는 뜻의 푸엔테 데 로스가 있는 라라 소아냐에 잠시 멈추고 유언니랑 은주씨를 기다렸다.

이 라라 소아냐는 나바라 왕국의 의회가 있었던 도시로 여왕이 거주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카페하나 없이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일 뿐이다. 18세기에는 두개의 수도회가 이곳에서 순례자를 돕는 활동을 했었다고 전해진다는데 지금은 알베르게 하나 정도 있고 내가 이곳에 있는 아침 9시 현재 목을 축이고 쉴만한 어떤 카페도 없었다. 그저 다리위에 앉아 쉴 수 있을 뿐. 30여분 앉아

있었는데 아르가 강물이 흐르는 힘찬 물소리만 여행자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었다.

30여분 만에 유언니와 은주씨 상봉. 다시 걷는다.

수리아인(Zuriain)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니 순례자들로 들썩이는 카페가 나왔다. 커피 한잔과 오렌지 쥬스 그리고 야채스프와 시금치 오믈렛 등으로 요기를 하고 신발과 양말을 벗고 쉬니 여기가 천국. 닭들이 자유롭게 여행자들 사이를 걸어다니고 있고 카페아래 물이 흐르는 곳. 수리아인. 걸으면서 카페를 만나면 무조건 반갑다.

여기서 부터 푸르른 밀밭(내가 밀밭이라고 생각)이 환상적이다.

풍광이 너무나 아름답고 탁 트여있다. 그리고 한참을 홀린 듯이 걷노라니 아레라는 마을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가기전의 풍광이 장난이 아니다. 노란 유채꽃들이 산밑에 펼쳐져있고 어디선가 꽃향기가 세상을 덮어 버린다.

Arre 초입에는 분위기있는 중세다리가 있고 이 다리를 건너면 아레의 삼위일체 대성당이 있다. 이 곳에서 유언니는 어제 못한 미사 대신에 기도를 드리고 우린 입구의 카미노 도장을 꾹 찍었다.

팜플로나 외곽 Biurada를 지나면서 카페가 있어 맥주를 마시면서 휴식.

도시길을 걷는다.

얼마를 걷든 마지막 4키로를 걷는것이 너무 힘들다.

드디어 우리가 만나길 바랬던 막달레나에게 봉헌된 로마네스크 풍의 다리가 나왔다. 드디어 다왔구나하는 안도감이 생긴다. 커다란 성벽길을 다리를 끌며 들어 가면서도 연신 눌러대는 사진.

멋진 중세 마을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알베르게는 프랑스 문 바로 근처.

알베르게 카사 이바롤라는 친절하고 깨끗했다. 들어가자 마자 배낭넣는 곳과 등산화 넣는 곳으로 안내. 침대에는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들어가게한다. 베드 버그 방지책이라고.

캡슐형 침대. 각 침대에는 콘센트가 두개씩 있어 충전하기가 편리하다. 샤워실도 깨끗하고 드라이어도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있고. 재빨리 샤워하고 네명의 옷을 모아 빨래도 하였다.

이제 고단한 순례길의 마지막. 저녁 먹기.

비가온다. 걷기를 마치고나서 오는 비가 고맙다.

이 동네 버거킹 바로 옆집이라는 맛집에서 간단한 음식과 맥주 와인 등으로 오늘을 우리끼리 자축한다.

돌아오는 길에 중국인 슈퍼에서 물도 사고 너구리 라면도 사고.. 오늘도 무사히 행복하게 걸었다.

Ps : 알베르게 카사 이바롤라의 외이파이 짱 잘된다.

쓴돈

카페 11.4

저녁 8.7

슈퍼 6

숙박비 64(1인 일박 16)

합계 : 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