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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삶을 찾아서(포르투갈 등)

까미노 걷기 첫날(생장에서 론세스발레스까지)우회도로 포함28키로

 

 

 

 

 

 

 

 

 

 

 

 

 

 

 

 

 

 

 

 

2019.04.13(맑음)

크레덴시알을 주는 오피스에서 일명 나폴레옹길이 위험하다며 가지 말라는 ×표를 해놓고 우회도로를 이용하라고 했었다. 그리고 까미노친구들 연합이라는 단톡방에서도 눈보라가 치고 얼음이 있어 위험하단다. 한국사람 한명이 조난당했다가 구조되었다고도 하고 그래서 우회도로(바이칼로스)를 이용하기로 결정.

우회길이 지루하고 길다는데...그리고 나폴레옹 길을 가고자 시작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다. 그렇지만 안전이 우선이니...

다리가 짧아 슬픈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안 떠나는 6시반에 길을 나섰다. 아직은 캄캄하고 어두운 길. 누군가 함께 나오면 그들을 따라 길을 갈텐데.....

나와 유언니 그리고 바욘에서 만난 은주씨, 승현씨. 이렇게 넷이서는 그냥 길을 떠났다. 그런데 초장에 잘 못 들어 걷는 길로 못가고 찻길로 들어가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시간이 지날 수록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 되었다. 특히 마지막 4.5km는 마의 구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이었다. 이길을 가는 모두가 힘들어 한다. 다 지친 얼굴.

오후 5시 반이 다 되어 론세스 발레스에 도착. 그러나 우리에게 남은 침대는 없었다. 부활절이라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고 거기에다 혀초여행사의 단체까지 와서 이렇다고.

택시를 부르면 기사가 알아서 알베르게를 구해준단다. 우리의 통역사 유언니의 활약으로 택시에 탑승. 진짜 택시 기사가 이곳 저곳에 전화를 해서 우리에게 침대를 구해 주었다. Urrobi 캠핑장 알베르게 론세스 발레스에서 4키로 정도 나온 곳이었다.

내일 아침 걸음수는 그래서 단축.

이 곳에는 침대도 조밀하고 샤워장도 두개 밖에 안된다. 침상수 가 40여개인데... 이럴 때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샤워장을 점령하는 것이 장땡이다. 재빨리 준비해서 씻는데 샤워장 자체는 훌륭하다. 깨끗하고 뜨거운물 풍부하게 나오고...

우리의 10인용 방도 어느새 꽉찼다.

식당에 가서 까미노 밀로 저녁을 먹고 오니 어느새 10시가 넘어버렸다. 사람들은 다 취침에 들었고. 침대는 삐걱거린다.

오늘 생장부터의 바이칼로스 길은 나에겐 충분히 아름다웠다. 힘들기는 하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었고. 아무래도 포루투갈 전지 훈련이 크게 도움이 된 듯. 살짝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궤도 수정으로 소중한 인연을 만났으니.

까미노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온 사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온 사람. 프리랜서 일을 하다 너무 지쳐 온 사람. 다들 사연이 있는데 난 왜 걸을까? 뚜렷한 이유는 없다. 단지 아무 생각없이 장시간 길만 걷는 단순한 생활을 해보고 싶은 것 그런데 이 까미노 길에도 문제가 생겼다. 침대가 부족해 예약을 머리써서 해야한다는 것. 이 것이 나에게 닥친 시련이었다.

 

쓴돈

점심 20

알베르게 숙박비 24.5

택시비6

저녁식사 등 13.50

짐서비스 7

합계: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