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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눈물 스리랑카

누와라 엘리여에서 하퓨탈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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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아유르베다 맛사지를 받고 수다를 떨다가 저녁 7시쯤 잠을 자기 시작하여 아침 530분쯤 깨어났으니 10시간정도를 화장실도 안가고 푹 숙면을 취한 셈이다. 생각보다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 다리가 약간 뻐근하긴 했지만 어기적거릴 정도는 아니다.

짐꾸리고 커피 한잔 마시고 다들 일어나서 수다 떠니 어느새 8. 아래층으로 내려가 조식을 먹고 짐을 가지고 내려가려니 얼른 사람들이 올라와서 들어다 준다.

오늘 우린 나누오야 역으로 가야하는데 그동안 우리를 태워준 찰리스가 오기로 했는데 오늘 호튼 플레인 팍을 가야해서 못 온단다. 그대신 그 다른 기사가 올거라고 그러면서 주인장을 차비로 1,500을 부른다.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어쩌랴 우리는 급한데... 울며 겨자먹기로 1,500에 밴에 올라탔다. 올라타서 기사랑 이야기해보니 그는 찰리스의 동생이란다. 형보다 운전을 과감하게 하고 말도 상당히 빠르게 하는 편이었다.

나누오야 역까지는 정말 가까웠다. 그러나 우리 짐도 많고 네사람이고.... 850분 역 도착.

역에 도착하자마자 여행자들이 많은 모습을 보니 우리 몸에도 긴장감이 팍 든다. 오늘 어떻게 기차를 탈 것인가? 찰리스 동생의 말처럼 3등석을 끊고 덜 복잡한 3등석을 타려했지만 2등석이건 3등석이건 기차는 사람들로 꽉차서 발 디딜 틈이 없다.우리의 짐도 많고. 결국 우리와 서양인 2명이 못타서 배회하고 있는데.. 우리의 그 모습을 보고 기차안의 사람들이 사진을 마구 찍어댄다. 그리고 냉정하게 그 짐을 가지고 못 탄다고 하고... 짐칸에라도 타보려고 했지만 안된단다. 이 때가 925분 쯤.

난감해서 플랫홈에 서있었더니 출발 직전 역무원이 진두지휘해서 자리를 마련해 우리를 기차에 구겨 넣어주었다. 순과 숙언니와 향언니는 건너편 칸에. 나는 그 옆칸에 떨어져 타게 되었는데 늦게 탄 내가 기차 문간에 발내려놓고 앉아서 경치 구경하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나누오야 역에서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환상적인 경치가 펼쳐졌다. 그러나 어리버리하다가 사진 찍는 것은 놓치고...중간 쯤에야 여유를 가지고 사진기를 들이댔는데 그 다음부터의 경치는 아름답긴하지만 경이롭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에 간이역에서 사람들이 탔는데 그 때 그 때마다 역무원들이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꾸겨넣어준다. 관광객들로 가득찬 기차는 중간역에서 현지인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위태 위태하게 매달려간다.

기차 시간표에는 125분에 하퓨탈레에 도착이라고 했는데 115분경 하퓨탈레 역 표시가 보였다. 주변인들에게 이곳이 하퓨탈레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허겁지겁 철로편으로 내리려니 모두가 내짐을 함께 내려주면서 도와준다. 그런데 나의 동행 3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플랫홈에 내렸겠지 하는데 기차안에서 숙언니의 다급하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놀라 이 역이 하퓨탈레니 빨리 내리라고 소리치고... 아직 멀었는지 알고 자리를 잡고 있던 세명도 허겁지겁 서두르는데 그들의 옆에있는 사람들이 더 놀라 그들의 짐을 들어주고 도와주어서 간신히 내가 있는 철로로 내릴 수 있었다. 극적으로 다시 만난 우리는 이 상황이 너무나 웃겨서 깔깔대고 웃으면서 그 철로에서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까지 찍고 난리였다. 우리의 유쾌한 분위기에 우리를 쳐다보고 있던 기차안의 사람들도 다 웃고...

철로를 건너 역에 무사히 도착한 우리는 또 자그마한 하퓨탈레 역에서 배꼽잡고 웃으면서 사진 찍기에 몰두하였다. 주변의 트리힐 기사들이 몰려와 우리를 구경하고...

숙소는 기차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였다. 깨끗하고 친절하고 전망좋고 다 마음에 든다. 특히 책에 나온 라리사 레스토랑이 걸어서 2분거리에 있는데 값도 저렴하고 맛도 좋고 그 또한 마음에 든다. 밥을 먹고 거리를 산책하며 기차역에 캔디가는 표를 예매하러 갔는데 역무원이 예매할 필요가 없단다. 반대 방향이라 널럴할 거라고..

다시 역을 나와 거리를 산책하는데 참으로 여유롭다. 특히 우리 숙소 윗길로 차밭 산책로가 마음에 들고 그 속에 있는 마을이 우리의 옛 농촌 풍경 같아 더욱 정겹다.

이 곳에 오래 머물러도 좋을 듯.

정말 힐링이 되는 하퓨탈레.. 과일점과 슈퍼 와인 샵, 작은 시장 등 생활에 편리한 것은 대충 다 있다. 만족에 만족이다.. 오늘도 환상적인 일몰을 봤다.

과일과 맥주를 사가지고 들어와 작은 파티를 하였다. 정말 싼 망고..파인애플. 다 달고 맛있다.

쓴돈

나누오야 역 차비 1500

라리사 레스토랑 점심 1560

과일 등 1000 숙박비 315,860루피 합계 : 19,920루피

   

나도 이들처럼 문턱에 걸터 앉아 누와라엘리여에서 하퓨탈레까지 왔었다. 최고의 특급자리. 경치도 만끽하고..

천천히 달리는 기차라 위험하지는 않았다.

난리 버거지를 떨고 여러사람의 도움으로 간신히 내린 기차,

그 와중에 우린 이렇게 사진을 찍고 하하거리고 있었고

이를 지켜본 기차안의 다른 여행자들도 마구 웃으며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하퓨탈레의 맛집 라리사 레스토랑에서, 우리가 이 곳에 머무는 동안 애용하기로..

맛있고 가격 합리적이고

  기찻길의 자유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