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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눈물 스리랑카

여러 종교의 성지 스리파더-아담스 피크-

1월 9일~10일(목)

호튼 플레인 국립공원을 다녀와서 숙소에서 씻고 두어시간을 잤는데도 트래킹의 노곤함이 사라졌다.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순은 체했다고하면서 한잠도 못 잤단다. 오늘 우리가 밤새 산행을 해야하는 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소화제등 온갖 처방을 다 했더니 다행이 떠나기 전에는 많이 나아졌단다.

과일로 도시락을 싸서 각자 가방에 넣고 물한병씩 넣고 오늘의 초 강행군을 준비하였다.

어제의 기사가 밴을 가지고 온 시간 10시에 차에 올라 스리파더를 향해 출발하였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고... 길은 우둘 투둘하기도 하고 어둡고.... 10시에 출발한 차는 새벽 12시 40분 쯤에 스리파더 입구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을 잠깐 들른 우리는 1시쯤 등반시작.. 끊임없는 계단길을 오르는데 가는 길 내내 불이 켜져 있고 오르는 사람도 많아 위험하거나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그러나 등산 스틱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 같다. 중간 중간에 힘들어서 너브러져 있는 장정들도 있었다. 그래도 성수기는 성수기인 듯 이 힘든 고행을 행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책에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등반을 시작한지 4시간이 지난 5시경. 그 때에서야 비로서 멀리 불빛이 어른거리는 전망이 보였다. 아직도 갈길은 먼 듯. 여명으로 저멀리 산등성이가 붉게 물들 무렵에야 마지막 찻집에 도착하였다. 이 마지막 찻집에서 정상까지는 100미터 정도 남아있었다. 여기까지 온 우리가 엄청 대견스럽다. 마지막 찻집을 뒤로하고 힘을 내서 올라가니 계단마다 사람들이 다 앉아 해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넓게 붉게 물든 여명. 숨죽이며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뭔지 모를 종교적인 분위기. 힌두의 의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냥 감동스러울 뿐이다. 드디어 붉은 바탕을 뚫고 해가 희고 눈부시게 밝고 둥글에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감동스러운 일출이다. 고행일 정도로 힘든 여정 끝에 만나는 해돋이. 해돋이 끝의 정상위 부처님의 발자국을 빙 돌며 진행하는 힌두 의식. 모두가 꿈인양 싶다.

이제 이 꿈을 뒤로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하산.

5500계단을 내려오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 무릎도 걱정이 되고..

길고 긴 하산길. 향언니는 무릎 걱정으로 몸을 굽히고 뒤로 걸어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스리랑카 대학생들이 웃으며 따라한다. 나중에 그들과 그 상황을 이야기하며 깔깔댔는데 그래서 친해져서 그들이 자신들의 소개를 한다. 대학에서 밴드를 결성한 팀이라고... 다들 잘생긴 청년들이었다. 밝고 순수하고...

내려오다가 또 다른 스리랑카 부부를 만났는데 그들은 울산의 세민병원에서 남편이 다리 수술을 받고 다 나았단다. 한달가량 한국에 있었다고... 그들과도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다 내려왔다. 다들 고행하면서도 얼굴들이 밝다.

원래 9시에 입구에서 기사를 만나기로 하였는데 여전히 길이 한정없이 많이 남아있다. 계속 계단길을 내려가야한다.

이 때부터 기사한테 전화가 오기 시작했는데.. 10시 30분 입구에서 그를 만날 때까지 9번이나 그는 나에게 전화를 해서 재촉하였다. 거의 뛰다시피 내려가도 종착지가 보이지 않는다. 겨우 만난 그는 전화와는 달리 괜찮다고 한다.

10시 40분 모두가 다 임무 완수. 차를 타고 아담스 피크를 떠나오는데 날씨도 무지하게 좋고 주변 경치도 무지하게 좋다. 호수와 산과 푸르름과.... 천국이 이런 곳인가? 수많은 계단을 오를 때의 고통이 잊혀지는 듯. 몸을 말할 수 없이 노곤하다.

숙소로 돌아오다가 기사가 안내해 준 식당을 갔는데 커리앤 라이스는 맛있었지만 비싸게 시킨 스테이크는 별로다. 그리고 너무나 비싸고 계산도 이상했다.

편하게 다닌 댓가다. 그렇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여행하고 있는 중이다.

식사 후 곧장 숙소로 돌아와 씻고 찰리스(기사)가 소개해준 맛사지 샾에 가서 맛사지를 받았다. 환경은 깨끗했지만 가격은 비쌌고 맛사지의 질을 그저 그랬다. 그래도 엄청난 고행을 한 몸에게 주는 최선의 선물이다.

남은 과일과 차로 저녁을 일찍 먹고 일찌감치 잠을 자기 시작하였다.

얼떨결에 한 엄청난 경험인데 놀랍고 힘들고 멋진 경험이었다.

쓴돈

렌트비 15,000

아담스 피크 기부금 1,000

점심 4,500          합계 : 20,500

맛사지 30불×4=120불 (각자 계산)


엄청나고 경이로운 일출. 그런데 사진으로 표현이 안된다.


저기 뾰족한 산이 스리파더(아담스 피크) 정말 엄청난 고행이다. 5,500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