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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트래킹 시즌 2

랑탕트래킹 8일째,9일째(라마호텔→툴루샤브루)

1월 15일(일)

오늘도 어제와 같이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어젯밤의 라마호텔은 비교적 포근하고 따듯했다. 하긴 1300미터를 내려왔으니까.....

밤에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고 노닥거리다 침낭속에 들어갔으나 금새 푸근해졌었다.

6시기상. 7시 10분쯤 짜파티로 아침을 먹고 8시 10분 출발.

내려오는 길은 상당히 가팔라 쉽지 않았다.  우리가 언제 이 길을 걸었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8시 30분 림체 도착. 그 곳의 작은 롯지에 몇명의 서양인들이 서성이는 모습이 보인다. 이 롯지에서의 하룻밤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이 아늑하다.

림체에서부터도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내리막길에 선수인 나도 쉽지 않은 길.

숙소를 떠난지 두시간만에 뱀부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묵은 롯지에 가니 롯지 사람들이 반가워한다.

올라갈 때 하루 묵었다고 익숙하게 화장실도 가고 익숙하게 식당에 가서 쉰다. 생강차도 한잔 마셔주고..

그런데 Y의 다리가 심각하다. 뱀부에서 하루 더 있자고 했으나 그냥 가잔다. 다시 출발. 뻬이로(우리가 샤브르베시에서 출발하던 첫날 점심 먹은 곳)까지 가니 11시 30분이다. 먼저 도착한 라주와 내가 점심을 주문하니 상당히 많은 트래커들이 와서 점심을 먹는다.

이 집의 젊고 잘생긴 청년의 음식 만드는 모양새가 거의 명상하는 자세다.

볶음국수, 띤뚝,갈릭스프, 짜파티 등 모두 맛있다. 오랫만에 흐믓하게 식사를 했다.

식사 후 뻬이로에서 잠시 내려오니 샤브르베시와 툴루샤브르의 갈림길이 나온다.

이 곳에서부터는 계속 오르막이다. 한시간을 힘겹게 오르니 전망이 확트이고 가네쉬히말의 모습이 너무도 황홀하게 나타난다. 작은 찻집이 있는 우잠이라는 곳. 멋진 전망대이다. 찻집을 지키는 아주머니는 옷감을 짜면서 너무도 착하게 웃기만한다. 차를 마시라는 호객도 안하고.... 사진을 한장 찍어주니 연신 싱글벙글이다.

우리도 이 곳에서 기념사진을 하나씩 찍고, 가네쉬와 라주에게도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권하니 머리를 빗고 모자를 바꿔 쓰면서 좋아한다. 정말 멋진 곳이다.

이 곳에서부터는 비교적 평탄한 숲길이다. 대나무 숲을 지나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정말 깊은 계곡에 걸려있는 긴 철다리를 건넌다.

이제 툴루샤브르동네 쪽으로 건너온 것이다. 다시 오르막길.

15시. 틀루샤브루 입구 도착. 기쁨도 잠시. 이 마을 꼭대기에 있는우리 숙소까지 가는데도 한시간 남짓 걸어 올라가야 했다.  올라가는 길에 본 동네는 밭도 많고 닭도 많고 아이들도 많은 사람냄새 물씬 나는 마을이었다.

웬지 이 말을이 정이간다.

그러나 사람들의 표정은 무표정하고 진절한 모습은 아니었다. 이 마을도 선진국들의 도움으로 형성된 마을이란다.

그래서인지 그들도 누군가에게 베풀기보다는 도움을 받는데 익숙한 듯. 외국인들은 무조건 도와주는 사람들로 알고 있다.

그래도 계단식 밭하며 가옥들. 멀리 라우레나비아 패스가 보이고 가네쉬 히말과 랑탕리룽의 모습 등 멋진 광경들이 많다.

천천히, 천천히 사진을 찍으면서 오르니 라주가 자주 나를 기다려 주고 있다.

드디어 숙소 ㄷ착.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산속에서의 그 어떤 방보다 훌륭했다. 화장실도 안에 있고

침대도 나름의 갖춤을 가지고 있다. 방에 짐을 풀자 마자 주인장이 가스 온수가 뜨겁게 나오니 샤워를 하라고 권한다.

그런데 Y가 샤워를 하고 내가 그 다음에 하러가니 찬물밖에 안나와 옷을 다 벗고 샤워할 준비를 하다 허겁지ㅓㅂ 다시 입고 나오고 말았다. 결국 샤워 포기. 주인장에게 말하니 나보고 작동을 잘 못해서 더운물이 안나오는 것이지 자기네 샤워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흥분한다. 내 잘못을 인정하고 그래도 안하겠다고 하니 엄청 서운해한다.

저녁은 Y가 한턱을냈다.

닭한마리를 치킨커리와 로스팅을 해서 맥주와 럭시로 랑탕트래킹의 마무리 잔치를 했다.

Y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는 흥겹고....

마침 오늘부터 네팔의 겨울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작은 축제가 있는 날이란다. 땅속에 있는 채소들을 먹으면서 가족과

함께 건강을 다지는 그런날.

그래서인지 라주와 가네쉬가 유난히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흥겨운 잔치를 끝내고 9시쯔 숙소로 올라갔다.

이 동네엔 충전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다. 핸드폰 충전도 맘껏 한다.

역시 이 곳도 밤에 그다지 춥지는 않다. 그러니까 침낭안이 답답하다. 

 

1월 16일(월) 날씨 꾸무룩. 

오늘은 그냥 쉬는 날이다. 

우리가 할일은 빨래를 하고 동네를 어슬렁거릴일만 남았다. 

빨래를 잔뜩해서 옥상에 너는데 눈발이 휘날린다.

그리고나서 동네를 어슬렁거리면서 꼬마들과 아줌씨들 사진을 찍어주면서 돌아다녔다.

동네 인심은? 그다지 따듯하고 친밀한 느낌은 아니다.좀 춥다는 느낌?

참 동네 꼬마집에 갔다가 럭시 만드는 것을 보았다.

우리의 소주고리 같은 모습.

그리고 나서 숙소에 돌아와서 '누릉지 라면탕'ㅇㄹ 끓여먹었다. 토스트와 티벳빵도 꿀발라 먹고..

오후에 다시 동네 산책하고, 책도 읽고, 빈둥거리기도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너무도 한가로운 하루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