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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트래킹 시즌 2

랑탕트래킹 7일째(캉진곰파→라마호텔)

1월 14일(토)

8시 30분 출발.

역시 춥다. 화장실도 꽁꽁 얼어붙어 Y는 벽을 붙들고 엉금 엉금 볼일을 보았단다.

불기하나 없는 식당안도 춥기는 마찬가지. 그 썰렁한 곳에 주인장 부부가 잠을 잤나보다.

허름함속에서도 미모가 돋보였던 안주인이 아직도 두꺼운 이불속에 누워있다.

아침은 주인장이 해준다.

우린 부엌 한구석에서 차와 짜파티 등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였다.

그리곤 짐을 들고 떠나려하는데 주인장이 매우 간절하게 사진한장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흔쾌히 오케이를 하고...

사진을 찍어 즉석인화기로 사진을 뽑으려는데 이거이 잘 말을 안듣는다. 그들은 다급한 마음에 분명 기계가 얼어서 그런다고 하며 품에 안아 녹이고 난리다. 어찌 어찌 인화기가 작동되어 무사히 사진을 뽑아주고 우린 길을 떠났다.

내려가는 길은 역시 훨 수월하다. 그리고 올라갈 때 보았던 풍경과 느낌이 다르다.

하루코스로 올랐던 랑탕빌리지까지 갔는데 10시가 채 안되었다. 우리가 묵었었던 필그림 롯지에서 생강차 한잔씩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다시 길을 떠났다.

고데타 벨라 13시 30분 도착. 역시 올라 갈 때 우리가 묵었던 롯지에서 우린 점심을 먹는다. 가네쉬와 아는집.

지난 번 올라 갈 때 고름진 얼굴에 후시딘을 발라주고 반창고를 붙여주었던 꼬마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순을 잡아끌고 자기들의 얼굴을 만져보게 한다. 어이쿠 그새 그 얼굴이 꼬들 꼬들 나아져가고 있었다. 약을 거의 안발라서 그런지 약발이 엄청 잘 듣는 꼬마들이다. 나도 꼬마들도 유쾌하게 웃었다.

점심을 시켜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한 꼬마가 나의 손을 잡아끌더니 상처난 손을 보여준다. 

물티슈로 깨끗하게 닦아주고나서 후시딘을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주었더니 천진하게 웃는다. 

내친김에 휴지로 흘러나온 코도 팽 불게해서 닦아주었다.

점심을 먹고난 뒤 고데타벨라 롯지를 나서는데 바로 옆 롯지 식당에서 우리보다 훨 푸짐한 후라이드 라이스를 먹고있는 트래커들을 보았다. 처음으로 가네쉬에게 씌움을 당한다는 느낌을 품다. 그래도 어쩌랴. 숙소를 묵을 때마다 그와 싱갱이를 하는 피곤함을 겪지 않으려면 조금의 씌움을 모른척 해야하는 걸....

고데타벨라 14시 40분 출발.

계속 내리막 길을 걸어 내려와 16시 40분 라마 호텔에 도착하였다.

오늘 1300미터를 내려왔다. 다운,다운,다운....점심시간 포함 8시간의 트래킹이다.

내려오는 길이라 훨씬 쉬웠지만 그래도 꽤 긴 길이었다.

3일에 걸쳐 올라간 길을 하루만에 내려온 것이다. 랑탕 트래킹의 거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중이다.

돌아온 라마호텔은 역시나 음식은 맛이 없었다. 올라갈 때도 느꼈었는데 그 때는 트래킹 시작이라 그러려니 했었는데

그동안 여러 롯지를 전전한 결과 이 집이 맛이 없는 집인 것이었다. 시설도 나빴는데 이 역시 가네쉬가 선택한 집.

그냥 있기로 한다.

허스키보이스의 주인 남자의 수완 때문인지 상당히 많은 트래커들이 이 롯지에 묵고 있다. 거의다가 가이드가 권해 준 듯. 캉진에서 본 독일남과 그의 말많은 가이드, 그리고 동양여와 서양남 커플, 또 한명의 영국남자가 그들이다.

우리의 가이드 가네쉬는 한잔을 걸친 듯. 갑자기 말이 많아졌다.

자신은 포터생활 3년을 했고 공부를 하여 가이드 라이센스를 땄단다.

가네쉬가 뜨거운 물을 양동이로 가져다 주어 정말 3일만에 샤워를 하였다.

그리고 나서 스마트폰 충전을 할까해서 물어보니 충전하는데 200루피를 내란다. 포기.

오늘 긴여정의 끝. 치낭속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오른쪽 팔 전체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갑자기 공포가 확 밀려온다. 그러나 30분 후에 통증이 언제 일어났느냐? 싶게 사라진다.  

1300미터를 내려온 보람인지 추위가 거의 사라졌다.

 

▶ 오늘 쓴돈 : 점심(차포함 1010 루피)

                   라마호텔에 낸 돈 2075루피      총 3085루피.

▶ 오늘은 내려가는 길이라 그런지 흥이 안생겨 사진기를 쌕속 깊숙이 넣어놓았다.

그런데 또 길을 걷다보니 또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가 마구 마구 올라오는 것이었다.

그냥 호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찍어대다. 그래서 아래의 사진은 스마트폰 사진....

 

 캉진곰파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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