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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길을 걷다..

바르바델로에서 호스피탈 데 라 크루즈까지.(31.8km)

8월 10일(수)

오늘 일어나보니(눈을 떠보니) 5시인데 아무도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5시 45분 옆침대에서 알람이 울려 일어나게 되어서 아침과 점심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챙기고 나서 숙소를 나서니 6시 45분경이었다.

아침의 풍광은 좋았다. 신비롭기까지하고... 그러나 오늘 여정의 바에선 커피맛이 별로다.

직접 볶아서 내려주는 커피가 아니라 이미 타 놓은 커피라 맛과 향이 없는 커피였다.

커피를 즐기는 한가지 낙이 사라진다.

11시 30분경. 포프토마린에 도착해서 성 니콜라스 성당을 둘러보고 정현이와 유명하다는 산티아고 케잌을 사서 맥주와 함께 먹고 길에서 여러번 만난 적 있는 프랑스 부자가 우리 앞을 지나가길래 불러서 케잌을 나누어 주면서 작은 파티를 하였다

그러고 나서 정현이와 헤어져 난 버스를 타고 조금 건너 뛰려고 했는데 버스가 없단다.

순간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하다. 그냥 한번 미친척하고 걸어보기로 했다.

걷다가 걷다가 보니 4시경이고 난 너무 피곤하다.

그리고 내눈앞엔 알베르게 팻말이 있다. 그냥 멈추기로....

이 곳이 뮤니시펄 알베르게.. 알베르게 앞 레스토랑에서 실비아를 또 만났다. 그녀가 빨리 알베르게로 가보라고 해서

허겁지겁 가보니 다행이 침대가 딱 한개 남아있었다. 그것도 실비아 아래층에...

오늘은 약 32키로밖에 안 걸었는데도 몹시 피곤하고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앞으로 이틀동안 하루에 40키로씩을 걸어야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신의 뜻대로!  하는데까지 해보자!

여전히 빨래하고 아침에 만들어 둔 샌드위치를 먹고 레스토랑가서 와인도 한잔 마셔주고..

오늘도 이렇게 일과를 마감하고 있다.

같은 이탈리아인들과 어울리다 늦게 침대로 들어온 실비아와 소곤 소곤 아주 정답게 이야기를 하다 잠이 들다.

반가운 마음에 마치 연인에게처럼 서로 좋아한다고 고백도 하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