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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푸리2

1월 28일(수)

늦은 시간인 9시까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였다.

9시쯤 일어나 대충 씻고 아래층 식당으로 내려가 커피와 포리지,달걀 등으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푸리에서 여유있게 보내고 내일 꼬나륵으로 갈 것을 결정하였다.

식사 후 여유를 두고 쉬었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떨어진 신발도 고치고 해변을 산책하였다. 어촌 반대쪽 해변으로 걸어가니 예의 오물은 별로 보이지 않고 여행온 인도인들이 바다속에 옷을 입은 채 들어가 즐기고 있었다.

해변은 꽤 깊고 모래사장이 넓었다. 진주를 파는 행상들이 근질기게 달라 붙더니 기어이 나에게 팔아 먹었다. 2개에 200루피. 이 곳에서 아쉽게도 선글라스를 잃어버렸다. 앞으로 남은 일정이 있는데....그러나 어쩌랴 잃어버린걸...

해변을 산책하다 어촌 마을 입구의 핑크 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옥상에다 침낭도 널고 일기를 쓰기도 하며 휴식을 취했다.  호텔 옥상에선 바다가 펼쳐진 모습이 환상적으로 보이고 멀리 푸른 모습의 시내가 다 내려다 보인다. 했볕도 풍부하고.

 4시 다 되어서 릭샤를 타고 자간나트 사원으로 갔다. 꼬불 꼬불 골목길을 돌아가니 버스 터미널이 나타났고 터미널 앞의 커다란 바자르를 헤치며 조금 가니 사원이 보인다.

 수많은 인파들... 그 속에서 용케 우리를 발견한 어떤 사람이 도서관 건물로 우리를 즉시 안내한다. 여기서도 거금의 기부금으 요구했으나 우리는 15루피씩만 내고 들어가게 되었다. 힌두교도들만 들어갈 수 있는 성역. 자간나트 템플을 훔쳐보기 위해 많은 외국 여행자들이 도서관 옥상에 올라가 있었다.  옥상에서 본 자간나트는 정말 엄청나게 컸다. 인도전역에서 두번째로 큰 사원이란다. 여기에 관련된 인원만 2만여명이고 사원안의 시장에도 하루 2만여명이상의 인파가 몰려든다고 하였다. 푸리에 사람들이 몰리게하는 중요한 사원이다.

 1135년에 지어진 힌두교 4대 사원의 하나. 우주의 지배자로 불리는 자간나트신-비쉬누의 화신이라고도 한다.-을 모시고 있다.

 옥상에서 본 사원앞의 시장 또한 엄청난 인파로 붐비고 있어 그 또한 장관이었다. 소들과 사이클릭샤들과 순례자들과 각종 상점들이 얽혀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있었다.

도서관 옥상에서 내려 온 우리는 시장 구경을 하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오토릭샤를 타고 숙소거리로 돌아와 해변을 서성거리는데 금새 어둠이 주위를 덮어버렸다.

 숙소로 돌아와 숙소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벨지움 할머니,할아버지와 마주 앉게 되었다. 인도를 8번째 왔다는 노부부. 이번엔 3개월동안 여행할 예정이란다. 예순이 넘은 그들의 자유 여행이 참 보기 좋았다.

1월 29일(목)

또 다시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게 현란한 꿈에 시달렸다.

6시 30분쯤 저절로 눈이 떠졌다.

 아래층 식당으로 내려가 오트밀로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숙소앞에서 사이클릭샤를 타고 버스 스탠드까지 가는데 그는 자건거를 시원시원하고 힘있게 몬다. 버스 스탠드에서도 싹싹하게 우리를 안내해주고... 작은 미니버스는 신기하게도 사람을 차곡 차곡 싣는다.

우리나라 11인승 밴 정도의 크기인데 50여명이 탔다.

 푸리에서 코나륵까지 37킬로미터 시속 20여킬로미터의 버스는 1시간 20분이 걸렸다. 두번째 방문하는 코나륵은 익숙한 느낌이다.

 박물관을 먼저 찾았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깨끗한 숙소 Yutri Niwas 옆에 자리한 박물관은 아담하고 정원이 잘 가꾸어진 정겨운 곳이었다.

 전시물은 주로 태양사원에서 나온 석조 조각품들이었다.

 그러나 전시가 깔끔하고 간략하 영어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박물관에서 나와 태양사원 외곽을 한바퀴 돌았다. 사원을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면서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주변의 소박한 상점들. 코나륵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정감있는 분위기였다.

 근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으나 비싸기만하고 웁스-다.

 해변으로 가려다 선영이가 자꾸 뿌리로 돌아가자고 해서 그냥 뿌리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니 오후 3시! 빨래를 해서 옥상에 널고 책읽고 쉬다가 거리로 나가 환전을 하였다. 환율이 너무 형편없다.

 이 곳 푸리에서의 생활은 그냥 조용하고 편안하고 널럴한 생활이다.

 이리 저리 동네를 어슬렁거리다가 6시쯤 룸서비스를 시켜 그라탕과 감자 샐러드를 안주로 맥주를 두병이나 마셨다.

 방이 아늑하고 쾌적하니까 매사 모든 일을 방안에서 할려는 마음이 생긴다.

 대충 얼굴만 씻고 8시부터 잠에 빠져들어갔다.

1월 30일(금)

 무려 11시간이나 잠에 빠져 있었다.

 6시부터 눈이 떠지더니 7시에는 기여코 침대에서 일어나고야 말았다.

 아침을 먹고 매니저에게 방을 10시간 더 쓰겠다고 하며 반액으로 해달라고 했더니 그러라고 한다. 우리는 저녁 8시까지 쓰기로 하였다.

 이 곳 푸리는 별달리 할 일이 없어 쳌 아웃을 해버리고 나면 있을 곳이 막연하여 넘 피곤할 거 같았다.

 숙소를 나와 어촌 마을로 갔다. 그러나 듣던대로 해변은 여기 저기 똥무더기로 더럽혀져 있었고 몸을 가릴만큼만 만들어 놓은 초가집들도 어지러워 돌아다니기가 막막했다. 다시 돌아나와 해변을 거슬러 올라간 골목길로 한참을 꼬불 꼬불 걸어나가니 시장이 나오고 시장에서 포장된 도로를 향해 걸어가니 리조트 입구가 나와 그 곳에다 방명록을 적어놓고 들어가니 바다가 보였다. 바다 한켠엔 예의 어촌이 있었는데 이 쪽 바다도 똥무더기로 모래사장이 오염되어 있었다. 저쪽 파도가 맞닿는 곳에선 몇 몇 남자들이 엉덩이를 까고 볼일을 보고 있다.

 이 바다는 이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고기를 낚아 생명을 연장하고 배설도하고 첨벙 첨벙 들어가 놀기도 한다.

닭과 개와 물고기와 인간이 별반 달라보이지 않았다.

 해변의 다져진 모래를 밟으며 다시 되돌아 오기 시작하였다.

 그물을 손질하는 사람들. 배를 끌어 내리는 사람들, 그물에 걸린 작은 물고기들을 떼어내는 사람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 벌거벗은 채 응가를 하고 있었다. 정말 정말 많은 응가들이 무더기 무더기 있어 거의 지뢰를 대하는 느낌으로 걸어야 했다.

우리가 너무 심각하게 잔뜩 긴장을 하며 걸어가니 그들도 차마 우리에게 말을 걸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은 적응하기 마련일까? 10여분쯤 지나니 몸서리치게 싫은 응가들이 그저 하나의 물체로만 느껴지며 주변을 두루 살필 여유가 생기며 그들의 "What's your name?"이라는 실없는 질문에도 간단하게 대답해 주게 되었다.

 그들이 낚아올린 생선도 유심히 보게 되었고...

 두시간 30여분에 걸친 어촌 마을 산책은 무시 무시한 응가들 덕분에 땀을 흠뻑 흘린 상태로 고되게 마무리하게 되었다.

응가들만 없었다면 그들의 삶의 터전에서 좀 더 여유롭게 그들과 어울리며 즉석 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을 텐데...

 왜 이 마을엔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걸까?

 기진맥진해진 우리는 핑크하우스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커드를 먹으면서, 또 바다를 바라보면서 쉬었다.

 이제 우린 기운을 되찾아 동네로 돌아오면서 점심으로 먹을 빵을 사고 인터넷 방에 가서 메일을 하였다. 친구들한테 몇통의 메일이 와 있었다.

 인터넷은 느려터져 한번 클릭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메일 몇개를 열어보고 편지 하나를 썼을 뿐인데도 한시간이 훌 지나가 버린다.(1시간에 30루피)

 오후 두시쯤 해변에서 열리는 즉석 어시장엘 갔다. 작은 배들이 속속 들어와 그물에 잡힌 생선들을 뽑아내고 바구니를 든 아낙들이 그것을 사가려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니 어부들이 서로 포즈를 취하면서 찍어달라고 야단이다. 그리고 주소를 적어주며 보내달라고 하는데..

 그냥 즉석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뽑아주었다. 그러니까 여기 저기에서 자신을 찍어달라고 아수성이다. 몇장을 더 찍어주고 진주알갱이와 바꾸기도 하엿다. 정말 한바탕 정신없는 소동이었다. 사진을 직을 때마다 선영이와 함께 찍겠다는 그들.

 사진기 셔터를 누를라치면 부동자세로 포즈를 취하는 그들의 순박함이 너무 재미있다.

 해변의 노점상에게 반짝거리는 큐빅도 몇개샀다. 1개에 1200루피를 부르는데 두개에 100루피에 샀다..

 이 해변의 노점상들 정말 끈질긴 사람들이다. No라고 해도 막무가내 따라붙는다. 그 바람에 우리도 샀지만..

 해변에서 나와 마지막으로 Peace 레스토랑에 가서 매운탕을 먹으면서 푸리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였다.

 매운 맛에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버렸다.

 식사를 마친 후 해변으로 나가니 발갛고 둥그런 해가 지려하고 있었다.

 긴 해변에 철썩이는 파도. 해변가에 그림처럼 앉아있는 사람들이 평화로워 보인다. 피하고 싶은 햇살도 없어 마음이 편안한 그런 시간이다. 천천히 숙소로 돌아와 녹차도 끓여 마시고 일기도 쓰면서 뒹글 뒹글거리다가 샤워도 했다.

 저녁 8시 꽉채워 숙소에서 나와 오토릭샤를 타니 금방 푸리역이었다. 우리는 모른척하고 1등실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1등실 대기실은 쾌적하고 깨끗하였다.

 이 푸리역은 한산하고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든다.

 밤 9시에 기차가 왔다. 기차안에서 모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들은 캘커타가 집이란다. 푸리와 부바네스와르엔 6일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가는 중이란 이야기를 듣고 꼴까따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를 물어보았다.

 가볼만한 곳이라든가. 현재 유명한 영화라든가. 영화배우 등등.. 그 젊은 아들은 아주 성의있게 자세하게 알려준다. 그의 어머니는 지금 비비디 박에서 근무하는 여성이었다.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그의 전화번호도 적어 놓았고 나의 핸드폰 번호와 e-메일 주소도 적어 주었다.

 기차 침대 자리를 맨 꼭대기 자리로 바꾸어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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