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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여행.

어비어네

1월 19일(화)

  오늘은 하루종일 어비어네 마을을 다녀오는 일 밖에 없다.

  어제 마련해 둔 과일과 빵,그리고 커피와 함께 아침을 먹고는 숙소 앞에서 택시를 타고 밧시지 스퀘어로 갔다. 미니버스와 사바리(합승택시)가 있다는.... 그러나 그 곳에 가보니 사람들이 모두 단합하여 미니버스와 사바리는 없으니 택시를 대절하여 가란다.  우리가 오늘 택시를 대절하지 않은 이유는 돈보다도 택시기사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인데... 작은 산골마을을 우리식대로 널럴하게 즐기기 위해서다.

  마침 Y가 이스파한행 버스가 서는 걸 보고 잽싸게 잡아타게 되었다. 이 버스를 타고 나탄즈에서 내려 어비어네가는 길로 사바리를 타고 가면 될 것이다. -나탄즈까지 버스비 1000토만.-

버스안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타고 있었는데 지금이 시험기간인 듯 정신없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아니면 그들 중 몇사람이 우리에게 말을 걸기도 할테지만...

차장이 어비어네 갈림길이라고 내리라고 하자 맨 앞좌석에 앉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기네 집이 어비어네이니까 함께 가잔다. 할머니 짐도 들어드리고 할아버지도 부축해 드리면서 사바리를 함께 타고 어비어네로 갔다.

척박한 길을 돌아 돌아 어비어네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붉은 기운이 돈다.

  이 어비어네 마을은 14세기경 몽골군이 당시 이란 셀주크 제국을 침입하자 많은 피난민이 이곳으로 피해 들어와 살았다. 이곳이 좋은 피난지로 자리 잡은 것은 약탈자들이 이곳으로 들어오는 길을 알 리가 없고 설령 들어와도 지리에 익숙하지 못해 패퇴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넓은 땅과 풍부한 물이 있어 농사짓기에도 안성맞춤인 마을이다. 

 택시에서 내린 어비어네 할머니집.  열쇠를 두번이나 따고 들어간 집안엔 부엌과 연결된 방이 있고 할머니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석유난로에 불부터 지피신다. 그리고 알록 달록한 옷으로 갈아 입으시고 사모바르에 물을 끓여 차를 만들어 주신다. 차를 마시면서 함께 사진도 찍어 사진을 빼드리면서 있는데 도통 말이 통하지 않아 묻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동네를 둘러보아야겠다고 하면서 할머니 집을 나서는데 할머니는 자꾸 점심 먹으러 다시 오란다. 대답은 했지만 골목길이 미로라서 다시 할머니집을 찾을 자신이 없다. 

  오늘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맑아서 붉은 빛 흙집들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좀에 모스크를 찾아가다가 한 사원앞에서 말린 사과를 파는 할머니가 애절하게 부르기에 가서 말린 사과를 팔아드렸다. 별맛은 없다.

 마을을 걸어다니다 우리와 페르세폴리스에서 만났던 우리와 같은 비행기를 타는 배낭팀을 또 만났다. 다시 만나니 또 반갑고.. 그리고 테헤란에서 온 이란 사진작가들도 만나 함께 골목길을 누비기도 하고 그들이 사진 찍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였다. 캐논 사진기에 엄청 큰 렌즈를 끼운 그들은 사진 대상도 잘 포착한다. 그들이 뭐라고 하니까 동네 사람들도 포즈를 잘 취해주고... 한참을 함께 다니다 서로 이멜을 주고 받고는 그들과 헤어져 우리는 마을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마을 아래 쪽엔 과수원과 밭이 있는데 그 밭을 가로지르니까 어비어네 마을의 전경이 오롯이 보였다. 그 곳 양지바른 곳에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으면서 다시 마을을 감상한다. 제일 꼭대기에 성이 하나 보이고.. 오늘 정말 환상적인 날씨다.

  오후 3시쯤 어비어네 마을을 벗어나 입구로 나와 차편을 살피는데 정말 없다. 그냥 걷다가 차를 잡아보기로 하고 걷는데 한적하고 주변 경치좋고 날씨 좋고... 걷기에 딱이다.   한 15분쯤 걷는데 차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트럭이다.  손을 드니 태워주는데 운전석옆에 앉은 조수를 나무가 가득실린 짐칸으로 보내고 우리를 운전석 옆에 타란다. 정말 미안하지만 할 수 없었다. 지나가는 차가 정말 없었으므로...

  트럭기사는 우리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내려오는 내내 말을 시킨다. 나탄즈에서 우리를 내려주고 그들은 이스파한으로 갔다. 우리는 다시 그 곳에서 다른 트럭을 교섭하여 카샨으로 왔다.

  이리 저리 인연을 만들면서 다녀온 어비어네 마을 택시를 대절해서 갔으면 어비어네에서 2~3시간 밖에 못 있었을 것인데

...  모험을 했지만 차편도 잘 풀리고 아주 잘 다녀 온 것 같다.

숙소 근처 샌드위치 가게에서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고 Y는 쉬고 난 바자르 구경을 나갔다. 이 곳 카샨의 바자르는 현지 사람들이 활발하게 이용하는 바자르인데 그다지 번잡하지 않아 다니기엔 불편함이 없었지만 볼거리는 별로다.

 오늘 참 편안하고 안락한 하루였다.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어비어네에서

 카샨 바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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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샨바자르에서 과일가게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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