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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여행.

이스파한(1월 14일~1월 18일)

1월 14일(목) 

 아침 6시에 일어나 짐을 꾸리고 114호실 주인장을 깨우니 Amir가 옷을 주섬주섬 끼워 입으며 일어난다. 그가 준비해주기로 한 택시기사는 안된다고 하고... 잠시 망설이던 그는 자기차로 앤디메식까지 태워다 주겠단다. 그대신 택시비 6000토만을 내라고.... 우리로서는 달리 선택할 여지가 없다. 너무 새벽이라서 거리엔 돌아다니는 택시가 없었기 때문에.

  그의 차는 비닐도 채 안뜯은 새차였다.

  그의 차를 타고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대학에서 금속학을 전공하고 있고 지금은 가족이 하는 호텔을 잠깐 봐주고 있는 중이란다. 중국을 여행한 적도 있고 여행을 아주 좋아한다고.. 타브리즈에 결혼한 애인이 있는데 그녀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몇마디 나누지 않았는데도 벌써 앤디메식이다.  그는 앤디메식 버스터미널까지 들어와 표를 사는걸 도와주고 갔다.-실은 터미널에 있었던 아저씨가 도와주라고 잔소리해서....-

앤디메식 버스터미널에서는 7시 30분 출발예정인 이스파한행 버스가 있었다. 정말로 절망적이게도 이스파한까지 12시간 걸리는 완행버스란다. 이 버스 말고는 없다고. 그냥 체념하고 갈 수 밖에.

  우리의  '짱가' 알리를 만난 곳은 바로 이 앤디메식 터머널 매표소앞에서였다. 만나는 순간부터 그의 행동과 말이 심상치 않아 오늘의 우리의 운명이 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란인인 아미르도 그가 정말 재미있는 이란인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12시간의 버스 여행. 길은 멋진 절벽을 보여주기도하고 긴 설산의 행렬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느린 버스 여행에서만 볼 수 있는 여유로운 길이었다.

  이 버스에서 우리는 극빈 대접을 받았다. 수시로 차를 대접받고 과자를 대접받고 케잌도 대접받고.. 물도.

  모두가 둘만있는 이방인을 도와주려고 난리다.

  이스파한이 가까워오면서 Y가 화장실이 급해 기사에게 이야기했더니 운전사이하 조수, 짱가 등이 화장실을 찾아서 세번이나 버스를 세우면서 너무 너무 미안해한다. 세번만에 화장실을 찾아주고 볼일을 보고 나오는 우리를 향해 그들과 승객들 모두가 우리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오후 7시 드뎌 이스파한 터미널 도착. 하루종일 우리에게 친절함이 무엇인지 보여준 기사둘과 차장 그리고 알리와 버스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난 후 알리는 막무가내로 우리의 짐을 끌고가서 할 수 없이 따라가니 그의 조카 앳선이 차를 가지고 마중나와 있었다. 그 차를 타고 앳선의 친구 샌드위치가게에 가서 에스락-이거 참 맛있는 샌드위치였다.-이라는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앳선과 그의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면서 시간을 함께했다. 카메라가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뽑아주니 너무도 좋아한다. 놀다보니 벌써 9시. 그들의 집에 가자는 걸 너무 피곤하여 정중히 사양하고 우리는 실크로드 호텔로 가자고 했다. 알리,그리고 앳선과 함께간 실크로드에서 뜨악해보이는 남자 매니저가 신경쓰였지만 이미 늦은 밤이라 그냥 묵기로 하였다. 32불달라는 방값을 25불에 깍고 알리 일행과는 내일 아침에 만나기로 하고 우리 둘만의 방으로 들어간다.

  오늘 너무도 피곤한 하루였다.

  그러나 이란인들의 끝을 알 수 없는 친절에 감탄. 또 감찬을 한 날이기도 하다.

 

1월 15일(금)

오늘은 '좀에' 이란의 휴일인 금요일이다.

지난밤과 새벽에 거리의 소음으로 약간 잠을 설쳤다. 어제 방을 살폈을 때 큰길에서 살짝 들어온 좁은 골목길에 면해있는 방이라 괜찮겠지? 했는데 이 좁은 길에 다니는 오토바이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덥고,건조하고 시끄럽고, 당장 다른 호텔을 알아보고 옮기려했는데 주인장이 조용한 방으로 옮겨주겠단다.

다른 호텔 알아보는 번거로움 때문에 그러기로 하고 빵집에 가서 빵을 사다 잼을 발라 커피와 함께 아침을 먹고나시 어느새 10시가 다 되어간다.

정확하게 10시 알리가 앳선과 함께 찾아와서 숙소를 나섰다.

사바리를 바꿔 타면서 그들과 간 곳은 이맘광장.광장은 휴일인 금요일의 활기를 띄고 있었다. 수 많은 이란인들이 소풍나와 있었는데 이 평화롭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광장에 취해서 이리 저리 둘러보다보니 어느새 12시다.

이 이맘광장상가에게 이란 전통 푸른 타일 문양의 접시를 드디어 샀다. 야즈드에서 처음보고 찜했었는데 쉬라즈에서 사려니 너무 비쌌고, 오늘 현지인인 알리와 함께 사니 그다지 비싸게 부르지 않은 듯 하다.

12시가 다 되어가니 수많은 검은 차도르의 물결이 광장을 향해 들어오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었다.

아쉽게도 그들이 예배보는 광경은 놓치고 말았다. 알리와 앳선이 자꾸 자얀데 강으로 가자고 하며 몰고 갔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커쥬다리로 갔다. 커쥬다리에도 수많은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로 가득했다. 2층으로 된 커쥬다리는 길이가 132미터이고 계단식으로 된 두개의 아케이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다리 중앙에서 대각선으로 서서 소리를 내면 상대쪽에서 크게 들을 수 있는 신기한 장소가 있는데 그 곳의 돌이 반질 반질하였다.

어슬렁거리며 다리 밑을 걸으니 수많은 이란인들이 그 다리 밑 어느 곳에서는 청중들로 에워싼 청년둘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름다운 미성의 잘생긴 청년둘이 꽤 진지한 자세로 노래를 부르고 청중들의 반응도 열렬하다. 청년들의 노래가 끝나자 저쪽 한구석에서 한 할아버지가 익살스런 가사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이 웃으면서 박수를 치며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휴일의 커쥬다리밑은 축제의 한장이었다.

알리와 앳선은 연신 나를 보고 가방과 카메라를 조심하라며 주의를 준다. 오늘의 확실한 보디가드들이다.

커쥬다리를 뒤로 하고 자얀데강가를 걸어 가다보니 소풍나온 가족들이 상당히 많아 부드럽고 행복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돗자리를 깔고 샌드위치와 차를 마시면서 휴일의 한가로움을 즐기는 이란인들이 지나가는 우리에게 말을 걸고 인사를 한다.

걷다가 강가 매점에서 샌드위치와 차로 점심을 먹는데 이 점심값은 우리가 낸다고 하니까 알리가 마지 못해 그러라고 한다.  츄비다리와 페르도시다리를 지나 시오세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중간에서 수많은 새들의 군무를 보는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 시오세다리 끝에는 차이하네가 있어 사람들이 한가롭게 차를 마시며 쉬고 있었다. 

시오세다리 끝에서 택시를 타고 우리는 이맘광장에서 내리고 알리와 앳선은 집에가서 쉬기로 했다. 

-알리, 근느 이란 전국을 돌아다니는 장거리 버스기사였다. 그래서 어제 그렇게 버스기사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것이고 차장을 시켜 우리에게 차대접을 해주었던 것이었다. 그는 웃는 모습이 귀여운 50대의 케르만샤에 집이 있는 남자였다. 엄청 세심하고 엄청 오지랍 넓은 사람이었고. 우리에게 너무나 잘해주어 냉정한 도시인인 우리를 당황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오늘 밤 버스를 몰고 케르만샤로 간다. 우리보고 어제부터 케르만샤로 같이 가자고 할 정도로 황당한 인물이었지만 어느면에서 꽤 정이가는 인물이었다.

알리 일행과 헤어져 드뎌 홀가분해진 우리. 이맘광장에 들어서자 마자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로 들어갔다. 입구의 빈틈없는 타일 작품들. 그리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 엄청나게 크고 둥근 노란빛과 푸른빛을 가득담은 신비로운 돔이 나타났다.

또 높은 격자 무늬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줄기도 환상적이고. 올려다 보느라 목이 아파 관리인의 의자에 앉아 보기도 하고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보기도 하니 그 느낌이 다 다르다.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에서 나와 중앙의 정면에 있는 이맘 모스크로 갔으나 문이 닫혔다. 내일 다시 와야한다.

  여전히 사람들로 광장의 분위기는 활기를 띠고 있고, 우리는 차 끓이는 도구까지 가지고 나온 어느 가족의 소풍자리에 끼어 함께 어울렸다.  이방인에게 먹을거부터 권하는 그들의 선한 모습이 마음을 따듯하게 하였다.

메탈...를 한다는 남편과 간호사 부인. 그리고 그들의 삼촌과 어머니들, 어린아들.. 참 다복한 가족이다. 부인은 오렌지 껍질을 장미처럼 깍아서 선물해 주어 우리를 감격하게 하였다.

  그들과 헤어져 광장 한복판에 앉아 그 유명한 이맘광장의 야경을 기다렸다. 

광장의 불빛은 서서히 켜지더니 어느새 이생이 아닌듯한 뭔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몽환적인 분위기. 미나렛도 그렇고, 광장 둘레의 회랑들도 그렇고,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와 그 주변도 그랬다. 

이 야경을 보다 만난 두명의 이란 선생님들이 시간을 같이 하자고 했으나 앳선과 그 친구들이 우리 숙소로 7시~8시 사이에 온다고 했기에 사양을 하고 자리를 떳다. 

저녁은 숙소로 걸어오다 산 햄버거로 대신하고 숙소에서 앳선일행을 기다렸으나 그들은 오지 않고 8시 넘어 알리의 전화가 왔을 뿐이다. 한편 다행이었다. 우리가 몹시 피곤했기 때문에 앳선의 친구들과 밤에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방은 건너편 조용한 곳으로 옮겼다. 침대 3개짜리인데 지난밤 방보다 좀 넒어 보인다. 여전히 난방을 너무 심하게 해주어 무더운 방안 공기. 무척 건조하다. 커다란 수건에 물을 듬뿍 묻혀 널고 잠을 청한다.

♣ 이스파한은 자얀데강이 흐르고 훌륭한 사원들과 궁궐들이 있어서 볼거리가 다양하고 분위기가 좋다. 이 곳 사람들의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고... 쉬라즈가 분홍색이 섞인 블루모스크라면 이스파한은 노란색이 섞인 블루모스크가 특징이다.

 

 앤디메식에서 이스파한가는 완행버스.

 이스파한가는길.

 알리,버스기사,그리고 차장

 알리와 그의 조카 애선 또 애선의 친구의 여자친구.

앳선과 그의 친구들.

 에스락 샌드위치-약간 느끼하지만 맛있다.-

 이맘광장에서.

 이맘광장에서

 이맘광장에서-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인 에스파한의 이맘 광장은 16세기 프랑스의 시인 레니어가 '세상의 절반'이라고 묘사했으며, 중국 마오 쩌둥의 천안문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광장이다. 이맘 모스크, 알리카푸궁전, 보졸그 바자르 등 에스파한의 뛰어난 명소는 이 곳에 다 모여 있다. 광장의 길이는 512m의 길이와 153m 넓이이다.

 이맘광장에서-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이맘광장 상가에서

 이맘광장 상가에서

 이맘광장 상가에서

 이맘광장에서

 이맘광장에서

 커쥬다리에서

 커쥬다리에서

 커쥬다리에서- 에스파한에서 가장 훌륭하고 유명한 다리인 커쥬다리는 샤 아바즈 2세에 의해 1650년경에 지어졌다. 이곳은 댐 기능과, 교통, 만남의 장소까지 하는 자얀데 강가에서 가장 분주한 다리이다.

 

 

 커쥬다리에서

 커쥬다리밑의 공연

 커쥬다리밑의 공연

 커쥬다리밑의 공연

 커쥬다리....

 자얀데강에 피크닉 나온 가족.

 자얀데 강..

 시오세다리

 시오세다리

 자얀데강가에서...

 자얀데강가에서....

 시오세 다리 밑 차이하네.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

 이맘 모스크 옆 가게의 수공예사.

 이맘광장에 피크닉 나온 가족들과 함께

 이 가족들에게 선물받은 오렌지 장미.

 이맘광장의 야경.

 이맘광장의 야경.

 이맘광장의 야경.

 이맘광장의 야경.

 이맘광장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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