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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여행.

아와즈..그리고 shush

1월 13일(수)

버스는 밤새 달려 아침 7시에 아와즈에 도착하였다.

아와즈는 이란의 경제 도시 일뿐 여행자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는 별반 없다. 단지 이 곳에서 초가잔빌과 수사를 갈 수 있다는 것일뿐.

우리는 버스터미널에서 곧장 수시로가는 버스로 갈아타기로 했다. 수사가는 버스 8시 20분 출발 10시 20분 도착.

수사엔 여행자들이 갈만한 호텔이 단 두군데 뿐이다. 터미널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가 찜해놓은 아파다나 호텔을 물었는데 한 여고생이 자기가 데려가 주겠단다.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짐을 끌고 10분이상을 걸어가야만 했다.  그러나 먼지 투성이같은 아파다나 호텔의 방은 값만 비싸고 흥정의 여지도 없다.

그래서 택시(택시요금 700토만)를 타고  시장통에 있는 나스르 호텔에 갔는데 이 호텔 역시 썰렁하나 아파다나 보다는 낫다. 손님은 우리밖에 없는 듯. 텅빈 호텔안이 약간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이 수사를 찾은 많은 여행객들이 수사에서 묵는 것 보다. 인근 큰 도시인 아와즈나 앤디메식에서 묵는 듯. 심지어 팩키지 팀들은 테헤란에서 비행기로 왔다 갔다하며 당일 치기로 여행하는 것을 보았다.

방을 정해 놓고 나가 택시를 교섭해서 초가잔빌을 다녀왔다.

여전히 날씨는 맑고 택시를 타고 황량한 사막지형을 40여분 달리니 어디선가 붉은 진흙 덩어리가 우뚝 서있는 것 같은 거대한 산같은 것이 나타난다.

택시에서 내린 입구는 이 대단한 유적지 초가잔빌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간이 컨테이너 박스가 매표소다. 관광버스 한대가 서있었는데도 주변은 마치 무중력의 상태인듯 고요하기만 하다.

이 초가잔빌은 이란 후제스탄 주에 있는 고대도시 유적지로 BC13세기 중반 엘람왕국의 왕 운타시 갈(BC1250 경 재위)이 건설한 일종의 도시이다. 수도인 수사 남쪽에 있으며 당시에는 '두르운타시'라고 불렀다. 수소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신 인슈시나크를 모신 성소로써 엘람 왕족의 묘지가 있던 성스러운 도시이다. BC 640년 무렵 아시리아의 침입으로 수사와 함께 파괴되었으나 유전 탐사로 인하여 세상에 알려졌단다.

  도시는 2중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외벽 총길이는 약 4Km이고 안쪽에는 내벽이 둘러쳐져 있다. 내벽 안쪽은 가로 470m 세로 380m, 면적은 약 18ha로 성역으로 여겨졌다. 이곳에는 성탑 지구라트,신전,안뜰, 무기와 장식품을 보관하는 창고 등이 세워져 있다.

  지구라트 북서쪽에는 벽으로 둘러싸인 사각 모양의 공간에 남신 이슈니칼랍 나피리샤와 여신 키리리샤를 모신 3개의 신전이 있다. 각 신전에는 안뜰 지성소와 공물보관소 등이 설치되어 있다. 건물 기단은 불에 구워 만든 벽돌, 건물 위쪽은 햇볕에 말린 어도비라는 벽돌로 지었으며 벽에는 엘람어로 된 비문이 새겨져 있다. 유적 중앙에 있는 지구라트는 서남아시아 최고의 규모이다.

우리를 데려간 기사는 말도 안통하는데 유적지안까지 우리를 따라 다녀준다. 그리고 이 곳에 있는 아저씨가 볼만한 곳을 알려주기도 하고..

텅빈 공간에 여기 저기 남아있는 벽돌과 진흙으로 만든 구조물들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우리를 데려다 놓은 것 같았다.

이 초가잔빌은 이란 최초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문화재란다. 지구라트 입구를 막아 놓아 지구라트 꼭대기까지 올라가 볼수 없는 점이 많이 아쉽다.

이 초가잔빌을 보러 우리는 쉬라즈에서 밤버스를 타는 어려움을 택했고 또 이스파한으로 가는 12시간 완행버스를 택해야만한다. 그렇지만 그 정도의 고생을 할 만한 가치는 있는 듯.

초가잔빌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수사로 돌아왔다.

수산궁터 아래 사우르강둑의 동쪽에 다니엘의 묘로 추정되는 곳이 있는데 이 묘는 이슬람 시아파 교도들에게 중요한 참배처란다. 그리고 울 나라 기독교 참배객들도 반드시 다녀가는 곳이고.. 그러나 우리가 찾아간 다니엘의 묘는 그저 그런 수수한 사원이었다. 밖에 기사가 기다리고 있어 사원안에 들어가서 쉬지도 않고 나왔다. 반갑게 우리를 맞이 했던 사람들은 다소 서운한 표정이다. 다니엘의 묘에서 나와 택시는 수산궁터 앞에서 우리를 내려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자꾸 우리를 기다리는 기사가 부담스러워 계약과는 달리 이 곳 수산궁에서 기사를 돌려보냈다. 기사는 다소 어리둥절한 듯.

  이제 우리는 그냥 어슬렁거리면서 이 수산궁과 그 주변을 돌아볼 것이다.

먼저 입구에 있는 박물관에 가서 채색벽화 등 이 수산궁터에서 나온 유물들을 보고-박물관은 크진 않지만 들어가 볼만은 하다. - 오르막길을 올라 아파다나성으로 올라갔다. 성은 현재 보수중이라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변을 빙 돌며 전경을 감상할 수 는 있었다. 이 아파다나성앞에서 한무리의 군인들을 만났는데 서로 사진을 같이 찍자고 난리다. 못이기는 체 모델이 되어 주는데 마치 우리가 연예인이 된 듯.

  이 아파다나 성은 당시 다리오와이 페르시아 제국에 적군이 쳐들어오는가를 살피는 전망대 역할을 했으며,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접견 장소로 사용했다고 한다. 진흙벽돌로 쌓아올린 견고한 성을 지금은 겉만 빙 돌 뿐이다.

  성위에서 내려다 보니 굉장히 큰 규모의 수산궁터가 보였는데 시리아에서 본 마리와 듀라유로퍼스 유적지가 생각나는 곳이었다.

  그리고 다른편으로 본 수사 시내의 모습은 많이 싱그럽고 푸르렀다. 키큰 활엽수들도 많이 보여 여름이나 봄에 오면 굉장히 아름다울 거란 생각이 든다. 여지껏 본 척박한 이란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알고보니 이 곳 수사가 이렇게 싱그러운 이유는 슈시타르와 수사를 가로지르는 사우르라는 강이 있어서 그렇단다. 이 강은 보통 강이 아니다. 우리나라 낙동강 지류 정도로 수량도 많고 강폭도 무척 넓단다. 그래서 이 강 때문에 이곳에 사람들이 일찍 정착해 살았던 모양이다. 바로 구약성경 역사의 일부가 시작되었고 물이 풍부하고 끝없이 펼쳐진 땅이 있고 알맞은 기후 때문에 여기에 4천여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단다.

  아파다나성에서 이제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수산궁터로 갔다. 이제 화려했던 수산궁은 건축물의 기초 흔적만 남아 있었다. 이리 저리 폐허를 돌아다니면서 예전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수산궁의 화려와 사치는 아하수에로 왕 시대에 극에 달하여 다리우스 대왕 때의 비문에서 수산궁의 건축에 언급된 부분을 보면 레바논과 간다라에서 많은 재물을 가져왔으며 사르디스와 박트리아에서는 금, 코라스미아에서 터키옥을 가져왔단다. 또 은은 이집트, 벽 장식품들은 이오니아 상아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져왔고 돌기둥은 엘람에서 가져왔단다. 그리고 각국에서 기능공(목수,석수,벽돌 세공인 등)이 징발되어 왔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사치와 화려함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테헤란의 국립 박물관에도 이 곳에서 발굴된 유물이 상당수 있었다.

  아까 아파다나성에서 만난 10대 남학생들이 이 곳 수산궁까지 따라와 왁자하게 말을 건다. 이 녀석들 이 곳에선 좀 노는 애들인 모양인데 그래도 한국의 노는 애들보다는 훨 순진하고 귀엽다. 내가 멀리 보이는 건물의 잔해를 보면서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모른단다. 그 중 영어 좀 한다는 똘똘한 아이에게 너네 고장거를 모르냐고 했더니 마구 쑥스러워하면서 미안하단다. 함께 사진도 찍고 웃고 떠들고... 이란에서도 10대가 친근한 걸 보면 단단히 직업병에 걸리긴 한듯.  이 옛터에 가득 피어있는 제라늄이 꽃이 피어나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리라...

천천히 걸어 나와 숙소로 돌아오는 길. 소박한 지방도시의 느낌을 받는다. 숙소 근처 시장거리에서 쏘세지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는데 그저 그런 맛이다.

  우리 방의 화장실이 고장나 숙소를 지키는 청년에게 뭐라하니-이 청년 전혀 영어를 못한다.-영어를 하는 친구를 데려와서 그가 화장실도 고쳐주고 낼 아침 앤디메식갈 택시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이 작은 소읍에선 밤에 할일이 정말 없다. 일찍 자두어야겠다.

 

 초가잔빌의 지구라트.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초가잔빌

 다니엘의 묘

 수사 박물관에서

 수사 박물관에서

 수사 박물관에서

 수사박물관에서

 수사 박물관에서

 아파다나성에서 군인들과 함께

 아파다나성

 아파다나성

 아파다나성

 아파다나성

 아파다나성에서 본 수사시내.

 아파다나성

 수산궁터

 수산궁터

 수산궁터

 수산궁터

 수산궁터

 수산궁터

 수산궁터

 수산궁터에서 10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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