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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코람하이웨이를 넘어 파키스탄으로.

길기트로...

8월 7일(화)

`척박한 산들과 잿빛 계곡, 그들이 만들어 놓은 깊은 아름다움...

카리마바드에서 히치를 해서 알리아바드까지 가서 그 곳에서 버스를 타고 길기트로 가는데 2시간 걸렸다.

버스는 느린 느낌이 들게 달렸다. 구불 구불 흐르는 훈자 강 저편에는 지금도 옛 실크로드가 끊일 듯 이어질 듯 같이 달리고 있었다.

길기트는 조금 훈자보다 좀더 번화하였다. 그리고 훈자보다 훨 척박한 느낌이 들었고.. 그러나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그 나름의 삶이 존재하고 있었다.

권중이가 꼭 가보라고 한 김포백패커스를 난 길기트에서의 베이스 캠프로 정했는데 길기트 나트코 버스터미널 직원이 친절하게 택시를 잡아주고 내가 가고자 하는 김포 백패커스를 택시기사에서 상세하게 설명해 주어 기사는 김포 백패커스의 대문앞까지 물어 물어 나를 데려다 주었다.

김포에는 좀 예민하게 보이지만 순수한 모습의 주인장 성식씨 또 훈자의 식당 주인장인 복만씨, 이렇게 두 남정네가 있었다. 복만씨는 곧 떠나 버렸고 커다란 집에 주인장과 나만 남아버렸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방과 침대를 마음대로 골라 묵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다. 그리고 예민하게 보이는 대로 성식씨는 집을 아주 청결하게 그리고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나그네인 나로서는 편안하고 좋았다.

특히 마당이 넓어 마음에 들고...

짐을 대충 풀어놓고 시내 바자르를 구경갔는데 삭막함과 먼지와 매연 때문에 도망치듯 돌아와야만 하였다. 성식씨네 동네는 조용하고 편안하였다. 숙소는 만화책도 많고 영화 DVD도 많아 며칠 빈둥거리면서 푹 쉬어 가기 참 좋은 집이란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러나 비행기 날짜가 있으니 마냥 개길수는 없고.

 

8월 8일(수)

어제밤에 이집엔 주인장과 나만이 있었다. 주인장인 성식씨가 처음보는 남자임에도 한 지붕아래 말이 통하는 사람이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을 푸근하게 하였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가족없이 혼자 살 자신이 없어졌다. 방안에,집안에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그게 그냥 좋다.

정말 집처럼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다. 8시 30분 기상. 토스트와 달걀과 커피로 아침을 먹고 만화책을 보고 있는데 훈자의 영숙,명숙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후 1시에 시내 마디나호텔에서 만나자고..

내가 짐을 꾸려 큰짐을 맡기고 작은 짐만 들고 나오는데 성식씨가 서운한 표정을 짓는다. 며칠 묵을 줄 알았는데 하루만에 떠나는 게스트가 못내 아쉬운가보다.

마디나 호텔에  조금 일찍 가서 그녀들을 기다리면서 짜이한잔을 마시는데 이 호텔 스텝들 매우 친절하다. 길기트에 오는 배낭족의 대부분이 이 호텔에 묵는 이유를 알거 같다.

13시쯤 그녀들이 와서 낭가파르밧 트래킹을 떠날 준비를 하였다. 두시, 아스트로까지 로컬버스를 타고간다. 

날씨는 맑고 쾌청하고 햇살은 두려울 정도로 강했다. 

척박한 산과 계곡, 그들이 만들어내는 원초적 아름다움. 이 길들을 버스는 쉬엄 쉬엄, 산길을 꼬불 꼬불 가고 있다.

길을 따라 버스가 달린지 3시간 후 가게들이 번화한 한 계곡의 모퉁이에 다달았다. 그 곳이 아스트로다. 길기트에서부터  만나기로 했던 스페인-비엣남 커플은 아직 안온다. 이번 트래킹을 함께 하기로 했다는데..

컴컴하고 파리많은 식당에서 달걀요리를 특별 주문해서 먹고 짜이를 마시며 배를 채우다 보니 오후 6시 30분쯤. 스페인 카를로스와 비엣남 자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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