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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러시아-프롤로그

 러시아 혁명의 신호탄, 아브로라호

 러시아 혁명의 신호탄, 아브로라호

 아브로라호 갑판에 올라갔다. 갑판에는 겨울궁전을 향해 공포탄을 쏘아 혁명을 성공시켰다는 함포도 있었다.  

역사적인 현장에 서서 겨울 궁전과 네바강을 바라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아브로라호에서 내려와 선물 노점을 훑어 보았다

 

 이삭성당 내부

 이삭성당 황금돔

 이삭성당

 이삭에서 나와 네바강변. 바로 이삭 맞은 편에 있는 표트르대제의 청동 기마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하늘은 유난히 맑고 바위위에 올라 앞발을 쳐든 말을 탄 표트르대제가 빛나고 있었다.  이 동상은 표트르의 후계자임을 암시하기 위해, 그리고 독일인 후계자라는 약점을 씻기 위해 예카테린대제가 세웠단다.

 정원의 졸고있는 노인

8월 16일(금)

쓴돈: 차비-지하철 18루블, 승합버스-10루블,

     입장료- 이삭성당 125루블, 전망대 50루블, 네쁘스끼 수도원,박물관, 무덤-50루블

     이콘-25루블, 초-5루블, 저녁-32루블, 인형-90루블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일찍 서두르려고 했는데도 어제 늦게 잔 탓인지 8시가 훨 넘어서야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어제 다 꾸려 논 탓에 아침에 할 일은 별로 없었다.

아래층에 내려가서 아침을 먹는데 여전히 식당 아주머니는 차이? 커피?를 연신 이야기하고 메뉴는 오늘이 8일째인데 똑같다.

같은 식탁에서 아침을 먹는 미국애들은 잠시도 쉬지않고 수다를 떤다. 남자들의 수다.

그 내용인 즉슨, 담배이야기, 음식이야기 등등...

CHECK OUT을 하고 짐을 맡기고-숙소에 무료보관소가 있다.-지하철을 타고 넵스끼 대로로 갔다.

다시 카잔성당이 나타난다. 카잔에서 운하를 낀 건너편에 있는 피의 성전을 다시 한번 건너다보고 발걸음을 옮겨 이삭성당으로 갔다. 운하와 서점과 카페 등이 유난히 낯이 익다.

생각보다 이삭성당 매표소는 한산했다. 외국인은 성당안에서 표를 끊어준다. 허샘의 학생증과 나의 교사증으로 할인을 받았다.

이삭 성당 내부는 한치의 빈틈도 없이 완벽했다. 천장과 벽에 있는 이콘들, 그리고 가운데 궁륭의 비들기, 그 비들기 밑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신성시하는 장소라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데 이제는 그렇지 않단다. 그 이삭성당의 비들기 밑이 성당의 정가운데인데 그 곳에 있으면 성령을 받는다고 하여 그 밑에서 잠시 소원을 빌었다.

정면 이콘노스타스가 있는 곳엔 예수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환하게 빛나는 것이 압권이었다.

그리고 14가지 색의 대리석들.... 수십가지의 색의 대리석을 조각내어 작품을 만든 모자이크 이콘들...  그 풍부한 색감 때문에 페인팅한 그림들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인다.

이 이삭사원은 원래 목조사원이었는데 석조사원으로 개조하면서 공모를 했단다. 그 공모에 당첨되어 이삭을 건설한 사람이 프랑스의 건축가 몽페랑이다. 그는 40년동안 걸려 이 이삭을 지었단다. 그 몽페랑의 흉상 2개가 성당 내부에 있었다.

불행하게도 몽페랑은 성당이 완공된 후 몇 개월만에 죽고 말았단다. 죽기전에 그는 이삭에 묻히길 원했으나 러시아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의 유해는 프랑스 그의 고향으로 옮겨졌다한다.

이 이삭은 독일군에 의해 폐허가 되었다가 이후 16년에 걸친 보수작업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면은 지금도 보수중이다.

사원에서 나와 돔 근처의 전망대로 올라갔다.

나선형 계단을 어지럽게 올라간 곳은 날개가 달린 천사상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다. 멀리 페테르부르크의 전경이 보인다.

카잔과 피의 성전, 자야치섬,겨울궁전, 네바강 등 우리가 그동안 걸어다녔던 곳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인다.

밑의 각 건물들의 지붕위에 볼록 볼록 솟아있는 굴뚝들이 재미있다. 올라와서 보니 이삭은 페테르부르크의 첫 날에 오거나 마지막 날에 오면 좋을 듯 싶다. 전망대에 올라서 앞으로 가 볼 곳을 계획하거나 갔던 곳을 되돌아 볼 수 있으니까...

이삭에서 나와 네바강변. 바로 이삭 맞은 편에 있는 표트르대제의 청동 기마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하늘은 유난히 맑고 바위위에 올라 앞발을 쳐든 말을 탄 표트르대제가 빛나고 있었다.  이 동상은 표트르의 후계자임을 암시하기 위해, 그리고 독일인 후계자라는 약점을 씻기 위해 예카테린대제가 세웠단다.

동상앞에는 악대를 대동한 신혼부부들이 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가는 곳마다 결혼식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의 결혼식 풍경도 우리와 흡사하다. 드레스를 입고 야외활영을 하는 모습 등등이....

동상 근처의 정원에서 토마토쥬스와 호밀빵과 치즈로 점심을 먹었다. 철 테두리에 앉아...

먹다 남은 호밀 빵을 비들기에게 나누어 주었다.

넵스키대로를 따라 걷다 고스치니 드보르백화점에서 마뜨료시카 인형을 하나 더 사고 넵스키 대로 끝까지 갔다.

모스크바역을 지나 주욱 걸어간 넵스키 수도원에는 입구에 유난히 장애자들이 많았다.

이 곳 수도원도 공사중이었다.  수도원은 운하로 빙 둘러쳐있고 맞은편에는 모스크바 호텔이 있었다.

입구의 새로 단장한 성모승천성당에 들어갔다. 왕족들의 묘와 친필서신,이콘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화장실이 급해 대충 훑어보고 나와 수도원안으로 들어갔다.

수도원의 삼위일체 사원에는 많은 신도들이 초를 켜고 한켠에선 초를 든 채 십자가 앞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러시아 정교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미사 장면이다.

천장의 궁륭에선 흰 빛줄기가 빠져나와 마치 천상으로 가는 길인 양 싶었다.

이 사원은 표트르가 스웨덴의 침공을 막아낸 넵스끼를 기리고 이 곳을 새로운 도시의 정신으로 삼고자 설립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콘가게가 몇군데 있고 꽤 많은 열성 신도들을 거느리고 있는 사원인 듯 싶었다.

한 때 이 곳 사원의 수도사들은 해병에 투입되기도 하였고 이 곳에 아카데미가 건설되어 러시아 정교의 일꾼들을 많이 배출하였던 곳이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무너져가는 사원을 보수할 비용도 없는 그런 신세가 되어 수도사들이 하나씩 떠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 현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삼위일체 사원 뒤편은 낡고 허물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곳의 화장실은 우리가 러시아에서 만난 최악의 화장실이었다. 물론 돈은 안받지만 물이 새어 나오고 문짝이 없는...

원래 이 사원은 거지들의 집합소였다한다. 그러나 요즘은 공사 때문인지 거지들이 어딘가로 가고 없었다.

피곤한 노파만이 정원 벤취에서 졸고 있을 뿐이다.

수도원 입구의 무덤으로 들어가니 표파는 할머니가 대뜸 차이코프스키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무덤이 오른쪽이라고 알려준다. 많이들 찾는 모양이다.

오른쪽은 작가와 예술가들의 무덤이었다. 쉽게 둘의 무덤을 찾을 수 있었다. 사진을 찍어 증명을 하고 한바퀴 빙 둘러 보았다.

무덤을 나오니 5시가 넘었다.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레닌역으로 와서 맥주와 고기를 넣고 튀긴 도너츠로 저녁을 대신하였다.

숙소에서 샤워을 하고 짐을 챙겨 나오니 7시 30분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2호선을 갈아타는 데서 혼선이 벌어졌다. 환승을 해야하는데 우리가 갈 역이 없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1호선을 내린 바로 맞은 편이 2호선이었다.

모스크바 스카야역에서 내려 13번 버스를 타니 10분만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 있는 사람들은 온통 한국사람들이다.

폴코보의 한국 직항 때문이리라.

100루블이 남았는데 공항 면세점에서 쓸일이 없었다. 할인점에서 12루블짜리 초코렛을 48루블을 주고 2개를 샀다.

내가 199루블을 주고 산 보드카는 352루블이다. 면세점이 왜 이리 비쌀까?

폴코보 공항에서의 출국수속은 간단했다.

그리고 비행기도 지난번에 탄 달라비아보다도 훌륭했다. 기내식도 푸짐하고...

이제는 정말 러시아를 뒤로하고 집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는 거의 유럽화되어 막연히 느꼈던 음산하고 침울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안았다.

밝고 화사하고 자유분방한 그런 도시인 것이다.

언제 또 다시 러시아에 올 수 있을까?

우리 땅에서 육로길이 터지면 그 때 제대로 된 횡단열차를 타고 와서 북유럽까지 죽 여행하고 싶다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