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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황금의 고리 수즈달.... 그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며.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가던길을 되돌아가며까지 길을 안내해준 할아버지... 내가 김이라고 하니까 김일성의 김이냐고 물었었다. 한귀퉁이가 썩은 사과도 바지에 쓱쓱 문질러 주기도 하고.... 참 달게 먹은 사과였다.

 수즈달에서--- 이른 아침 우유와 요구르트 치즈를 농가에서 만들어와 팔고 있었다.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러시아의 전통 목기 가판대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말을 빌려타고 말을 빌려타고 마을을 달린다

 수즈달에서

 수즈달에서

8월 7일(수)

쓴돈: 아침-35루블(쏘세지 빵),

      버스비(모스크바→블라지미르-98루블,블라지미르→수즈달-16루블, )

     점심-39루블(만두,커피,아몬드),  택시비-30루블   저녁-30루블

     숙박비-185루블

6시 30분에 일어나라고 하고선 7시나 되어서야 일어났다.

머리감고 짐을 챙기고 나서니 8시다. 큰짐까지 챙겨들고 나서며 잠시 고민했다. 레닌그라드역에가서 짐을 맡길 것인가로.... 그러다가 그냥 짊어지고 가기로 했다.

짐을 짊어지고 지하철을 타러 가다보니 5호선 출구앞에 어제와 같이 한두가지의 옷가지를 가지고 팔러나온 여인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는 것 같지는 않고 가지고 나온 옷가지들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다.

5호선 입구가 막히는 바람에 지하도를 건너 6호선을 타러 가야만 하였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역사 앞에서 빵을 사서 걸으면서 먹었다.

6호선 입구로 들어가서 다시 5호선 환승을 하고 2정류장가서 3호선을 갈아타는 바람에 바쁜 출근시간에 부피 큰 짐까지 들고 바삐 걸어다니느라 땀까지 났다.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3호선은 지하를 한참 달리더니 어느새 지상으로 올라와 우거진 자작나무 숲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다시 지하로 숨어버린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을 탄 중에서 유일하게 지상을 달려보았다. 자작나무 숲이 상쾌해 보인다.

9시 25분 쯤 세르코브스카야역에 도착하였다. 역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매표소에 가서 우왕좌왕하다 표를 끊으니 출발 시간이 9시 50분이었다.

버스에 올라 좌석에 앉으니 잠이 쏟아진다. 차내에 수면제라도 뿌려놓은 것일까? 자다 깨다하는 데 깨어나 잠시 보면 울창한 자작나무 숲이 우거져있고, 또 자다가 깨어나보면, 길옆에 텃밭을 낀 농가들이 보이고, 집앞에는 닭,오리 염소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러다가 또 잤다.

블라지미르까지가는 3시간 30분동안 깨어있는 시간은 20분쯤될까?

블라지미르 버스터미널에서 수즈달까지는 버스요금이 16루블이었다.

오후 2시 버스가 있어서 점심으로 만두와 커피를 먹고 여유를 부리다 버스타는 위치를 잘 못 넘겨짚어서 2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2시 30분 버스는 사람이 많았다. 거의 다 할머니,할아버지로 가득한 버스는 시속 35Km로 간다. 블라지에서 수즈달까지가 35Km로 한시간에 걸쳐갔으니까....

버스안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유쾌한 모습으로 타고 있었고, 전형적인 러시아 농부 할아버지는 누구한테 주려는지 꽃다발을 들고 좋아한다. 버스는 지평선이 보이는 누런 밀밭사이를 달려가고 빨간 열매가 달린 가로수들을 사이에 끼고 달린다. 한가로운 러시아의 전원풍경이다. 차안에는 성깔있고 말괄량이인 러시아 10대후반의 아가씨들이 연신 끼득거리고 있고...

3시쯤 수즈달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마을로 들어가는 미니버스를 놓치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갔다. 자가용 승용차같은 차가 택시 영업을 한다. 30루블에 숙소앞까지 갔다.

우리가 묵을 리조폴로젠스카야 호텔은 놀랍게도 성당구역안에 있는 호텔이었다. 분위기있는 성당의 정문(꼬깔모자 두 개를 엎어 놓은 것 같다.)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는 높은 탑이있고 왼쪽에 호텔이 있었다.

이 호텔은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인데 최근에 새로 보수를 하였단다.

리셉션의 여인도 친절하고 내부도 깨끗하게 청소되어있었다.

우리는 더블룸에 욕실까지 딸린-그렇지만 더운물이 안 나와 그다지 쓸모있지는 않았음. 물이 얼음짱처럼 차가웠다.- 방에 묵었다. 또 한번 놀랍게도 숙박비도 2명에 370루블이었다. 모스크바에 비해 엄청 싼 것이었다. 모스크바를 벗어나면서 물가가 많이 차이가 났다.

화장실 요금도 그렇고 길에서 사먹는 빵값도 1/3수준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모스크바에 살려면 많이 허덕여야 할 것 같다.

수즈달은 정말 반할 수 있는 동네였다. 조용하고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자연이 그 곳엔 있었다. 꽃이 흐드러진 집들사이를 걷다보면 까멘까강이 아름답게 흐르고 그 사이로 정다운 러시아식 양파돔들이 보인다.

까멘까강을 낀 밭과 마을과 성당이 아름답게 보이는 언덕에서 자몽을 까먹고 도마도를 먹으며 하염없이 앉아 있어보니 낙원이 따로 없는 느낌이다. 우리옆에는 다정한 러시아 중년부부가 맥주를 마시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웃어주니 그들도 다정하게 웃어준다.

언덕에서 일어나 다시 밭가운데로 걷다보니 예쁜 사원 밑에서 낡은 수도복을 입은 젊은 사제가 비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다. 이 또한 그림이다. 걸으면서 보는 러시아 할머니들--바삐 걸어가는 모습들, 농사짓는 모습들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말을 빌려타고 말을 빌려타고 마을을 달린다. 그들의 모습을 사진 찍으니 손을 흔들어 주면서 웃는다.

그들과 헤어져 간 곳은 크레믈린 성이었다. 별이 박힌 초록색 양파돔이 예쁜 성당과 그옆의 뮤지엄. 또 그들을 둘러진 낮은 흰 성벽이 동화속의 한 장면같다.

크레믈리 앞엔 넓은 초원과 목조성당이 있고 나무다리가 걸린 까멘까강이 고요히 펼쳐져 있었다. 다리를 건너는 자전가 탄 소년의 모습이 꿈인양 싶다.

강에 띄어져 있는 낚시목에 앉아 물에 반영된 끄레믈리를 사진 찍으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다시 동네를 어슬렁거미며 돌아다니다보니 이 곳에 하루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러나 기차표를 내일로 예약해 놓은 상태라 오늘 하루밤을 지새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모스크바와 다른 전형적인 옛 러시아 소읍의 모습 수즈달.. 그 곳은 내 마음속에 평화로움과 그리움을 안겨주었다.

저녁을 먹으러 론리에서 값싸고 좋다는 트라페즈나야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그 식당은 트라페즈나야 성당 구역에 있었다. 성당안의 수도사와 수녀들의 분위기가 뭉클하리만큼 부드럽게 다가온다. 성당의 모습도 평화롭고...

아쉽게도 식당은 단체 관광객이 점령하고 있어 이용할 수 없었다. 분위기도 좋고 깔끔한데 말이다.

상심하여 다른 식당을 찾다가 ‘샤샤’라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샤샤’는 이가 반이상 빠진 할아버지인데 우리가 배고프다고 하면서 식당을 찾자 아기 주먹만한 사과를 장바구니에서 두 개씩이나 꺼내주면서 먹으란다. 그러면서 가던 길을 되돌리더니 무지 빠른 걸음으로 따라오란다.  가면서 통성명을 하였다

내가 이름을 그냥 ‘김’이라고만 하자 김일성과 어떤 관계냐고 웃으면서 묻는다. 김일성이 죽지 않았느냐고도 하고....  좁은 농로를 따라 빠른 샤샤의 걸음에 헐떡이며 쫒아가는 우리를 샤샤가 데려간 곳은 우리 숙소앞 카페인데 이미 문닫을 시간이라고 하면서 안된단다.

다음에 데려다 준 곳은 한산한 카페인데 그 앞에서 샤샤와 사진을 찍고 작별을 하였다. 그러나 카페는 두서넛의 젊은 아이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을 뿐 밥을 시켜 먹을 분위기는 아니다. 우리는 수즈달에서 정찬을 먹을 희망을 이쯤에서 포기해야만 하였다. 상점에서 빵과 치즈와 햄과 맥주와 물을 사서 우리 방에서 조촐한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식사를 하며 창문을 열어놓으니 사원벽이 보이고 수녀님과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다. 손을 흔들어주니 그들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며 맑은 천국의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고 있었다. 수즈달에서의 꿈같은 밥도 깊어져 어느새 12시가 다가왔다.

혼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오랜만에 안락한 나의 침낭속에서...


8월 8일(목)

쓴돈: 버스비-16+95=111루블, 짐보관료-26루블, 아침-19루블, 저녁 200루블

     화장실-12루블, 입장료-130루블, 옆서 20루블,


침낭속이어서일까? 아니면 독한 맥주탓일까?

푹잤다. 집에 있는 것 같은 꿈도 꾸고....

6시 30분에 일어나기로 했는데 깨어보니 7시가 넘었다.

씻고 짐꾸려서 서둘러 나오니 8시다. 숙소를 빠져나오다 우리의 예쁘고 분위기 있는 집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그리고 바삐 걸음을 걷다보니 거리에서 할머니들이 집에서 가져온 야채며, 우유, 요구르트를 팔고 있었다. 패트병에 든 우유, 두부같은 요구르트를 사고 길을 걸으니 노랗고 하얀 들꽃이 하늘거린다. 무거운 배낭만 없으면 완전한 산책길인데.... 코스모스도 있고.

버스정류장에서 9시표를 끊어 9시에 버스를 타는데 승객의 80%이상이 할머니,할아버지다. 어느나라나 시골엔 노인들만 남고 젊은이들은 다 도시로 가나보다. 어제의 드센 아가씨들과는 달리 오늘 아침 버스의 젊은이들은 노인들게 자리 양보를 잘해 준다.

블라지미르에서 10시 보스크바행 버스를 잡아타기 전에 쏘세지 빵을 하나 사서 아침을 대신했다. 아침에 수즈달에서 산 우유를 잔뜩마시고 빵을 먹으니 배가 그득하다. 한동안 못갔던 화장실 생각도 난다.

버스가 출발하니 또 잠이 쏟아진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니 어느새 모스크바의 세르코모스카야역이었다. 이때가 오후 1시 30분.

지하철을 타고나니 수즈달에서의 일들이 꿈만같다.

레닌그라드역에 가서 배낭을 맡겼다.-짐보관소는 밤 12시 까지 한단다. 군데 군데 많이 있었다.  2호선을 타고  트레차코프스카야 갤러리로 갔다. 갤러리 입장료는 어른이 225루블, 학생이 130루블인데 허샘 학생증으로 2번에 걸쳐 표를 샀다.

갤러리는 방이 60여개인데 러시아 작가들의 러시아 풍경화 및 인물화가 그동안 다닌 러시아를 느끼게 해주었다. 러시아 이콘화가 안드레이 루블노프의 부드러운 색조의 이콘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옆서를 샀다.

지하에서 짐을 찾고 화장실 간 허샘을 기다리는 데 러시아 남자가 옆에와서 한국 축구 및 히딩크 이야기를 하였다. 월드컵의 위력이라니..

갤러리를 나오며 본 갤러리 건물이 아름다웠다. 거리도 예쁘다.

갤러리 근처 작은 까페의 안마당에서 오랜만에 정식 요리를 먹었다. 감자와 으깬 고기 완자요리, 그리고 감자 야채스프,

모처럼 물렁하고 따듯한 음식을 먹으니 마음까지 눅눅해진다. 작은 안마당안의 손님들은 소곤소곤거리며 다정하고도 품위있는 분위기를 연출해주었다. 할머니의 서빙도 품위와 친절 모두 가지고 있었다.

카페에서 나오니 날씨가 꽤 쌀쌀하다. 벌써 겨울의 느낌이온다. 맥도널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의 양이  많고 아주 진했다. 그러나 뜨거운 것이 좋다. 이곳도 맥도널은 성업중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현주소는 무얼까? 우리와 물가가 별반 차이가 나는 것 같지도 않다.

이제 마지막으로 유명하다는 러시아의 지하철 역 순례를 하기로 하였다.

2호선의 트레챠코프스카야역의 부조와 멋진 대리석의자, 그리고 천장의 모자이크를 구경하고 다시 세계건축물 대전에서 뉴욕의 건물들과 대결해서 막상 막하였다는 M역으로 갔다.

가서 내리자 마자 놀란 것은 지하철 플랫홈이 멋진 드넓은 홀이었다는 것이다.

댄스파티라도 해야할 것 같은.... 알루미늄과 대리석의 조화, 그리고 모자이크-희망에 찬 민중들의 모습을 그렸고, 비행기가 많이 등장한다.-허를 찔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지하철이었다. 깊게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역마다 다른 인테리어, 지하철에서 듣는 무명 연주가들의 아름다운 선율-마이크 시설없이 좌악 울려퍼진다. -들.  러시아 대중들이 한껏 대접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제 진실로 모스크바와 작별을 하고 떠나야겠다.

레닌그라드역에가서 짐을 찾고 대합실로 갔다. 대충 양치와 세수라도 해야겠기에 화장실을 찾으니 며칠전에 5루블이었던 화장실 요금이 8루블로 대폭 인상되었다.

이 황당함이란.

일기를 쓰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15분전에 열차를 탔다. 열차는 이미 깨끗한 시트가 씌워져 있었고 휴지와 비누 등이 지급되었다. 식사까지 제공되는 고급열차였다.

흔들림도 적어 일기쓰기가 쉽다.

우리와 같은 쿠페를 쓰는 사람들은 멋쟁이 러시아 아가씨와 러시아 중년신사였다.

그들은 조심스러웠고 교양이 있었다.

내일 아침이면 상트 페테르부르크다. 그 곳은 어떤 모습일까?

모스크바에서 우리 둘은 아무 문제없이 잘 다녔고 충분히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