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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여름궁전에서...

 

 버스안에서 만난 모녀와-이들과 러시아어 공부를 재미나게 하며 왔다.

 여름궁전의 분수

 여름궁전의 대분수-  표트르대제가 터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삼손상이 대분수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주변의 각가지 조각상들과 계단의 장식들이 화려함을 더해준다. 금박을 입힌 수많은 동상들, 그리고 발트해로 나가는 물길에는 호위병처럼 도열한 수십개의 분수가 솟고 물길 밑의 금박 장식의 사람 얼굴에서도 물이 쏟아져 나온다.

 여름궁전의 정원

  여름궁전의 대분수

 여름궁전의 분수

 여름궁전의 분수

 여름궁전의 분수

 

 여름궁전의 분수

 여름궁전의 분수

 발트해-대분수의 끝에 있었다.

 발트해에 발을 담그다.

 여름궁전의 분수-지금은 물이 끊겼지만 정원 곳곳의 이런 분수들이 시간되면 한꺼번에 물을 뿜어오르는 환상을 자아낸다.

 여름궁전의 분수

8월 14일 (수)

쓴돈: 지하철-왕복12루블, 버스-왕복 34루블, 입장료-여름궁전160루블,

     그랜드팰리스-310루블, 화장실-14루블, 짐보관료 2루블, 저녁 22루블, 숙박비-384루블


아침에 밥을 해서 3분카레를 데워 고추장과 오이와 함께 먹었다. 쌀도 다 해치우고 고추장도 다 해치워서 홀가분하다. 밥을 먹었다는 한국인의 힘이 느껴지기도 하고....

짐을 챙겨 식당으로 가서 커피만 한잔하고 빵과 요구르트를 챙겨서 지하철로 향했다.

지하철 1호선 발틱스카야역에서 하차하니 10시 30분이다. 뻬트로 드보렙츠로 가는 승합차를 찾으러 가다보니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눈치로 이 줄이 여름궁전 가는 줄이려니하고 물어보니 맞단다.

사람들은 길게 늘어서 있는데 차가 한 대와서 실고 가더니 영 또 다른 차가 안 온다. 1시간여를 기다리니 404번 큰 버스가 왔다.

이제까지 줄을 섰던 사람들이 차가 오자 태도를 돌변하여 마구 헝클어지더니 새치기를 하기 시작한다.

간신히 탄 버스에서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는 서서 가게 되었다. 그러나 앞 좌석에 6살된 딸을 데리고 있던 아주머니가 자리를 양보해주어 한명은 앉아갈 수 있었다.

 그 모녀와 러시아어를 공부하며 가다보니 도로가 정체되어 차가 서 있는 줄도 몰랐다.

버스는 잘 정돈된 정원들을 보여주더니 이내 시골의 다차를 보여준다.

12시 30분쯤. 여름궁전에 도착하였다.

여름궁전의 입장료는 160루블, 실수로 할인 받지 못하였다.

이발된 나무들과 분수들이 있는 윗정원은 표를 사러가는 길에 있었다. 이 정원에서 우리는 러시아 모녀와 기념촬영을 하였다. 그리고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표를 내고 들어가니 곧바로 그랜드 팰리스였다. 또 엄청난 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다란 줄 속에 끼여 있으려니 러시아 아주머니가 너는 외국인이니까 저쪽으로 가란다. 가보니 거기에도 한무리의 외국인들이 뭉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 30분 쯤 기다리자 드디어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엔 학생 할인으로 표를 끊었다.  이 곳에서도 짐을 보관하는데 기다리고 입장하는 데 기다렸다. 오늘은 기다리는 데 3시간여를 써버린 것 같다.

이제는 줄만 늘어서 있으면 서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들어간 궁전안은 방구경이었다.

방 하나 하나가 아름답다. 커텐과 쇼파와 벽지가 세트로 제작되었다. 지난 겨울에 간 터키의 돌마바흐체 궁전의 화려함이 생각났다.

애써 줄서서 들어간 그랜드 팰리스는 생각보다는 싱거웠다. 입장료와 기다림의 시간들이 생각난다.

궁전을 나오니 2시반이 넘었다.

정원에서 싸가지고 간 점심을 먹으니 마치 소풍 나온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서 이곳 저곳에 분수가 있다는 정원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아까 그랜드 펠리스로 들어가기전에 잠시 보았던 대분수로 갔다. 표트르대제가 터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삼손상이 대분수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주변의 각가지 조각상들과 계단의 장식들이 화려함을 더해준다. 금박을 입힌 수많은 동상들, 그리고 발트해로 나가는 물길에는 호위병처럼 도열한 수십개의 분수가 솟고 물길 밑의 금박 장식의 사람 얼굴에서도 물이 쏟아져 나온다. 대분수 곁으로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모두들 감탄하는 얼굴들이다. 이제 정원을 거닐면서 숨어있는 분수들을 찾아 나설 차례다. 그러나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화장실을 찾느라고 시간을 허비해버렸다. 본격적인 분수 탐험을 하려고 걸음을 옮기는데 분수의 물줄기들이 모두 끊어져 버렸다. 이 때가 5시.

분수가 없는 정원은 생동감을 잃은 것 같았다. 허무함에 할 말을 잊었다.

오늘의 실수는 너무 늦게 출발하여 줄을 서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한 데 있는 것 같았다.

분수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가온 발틱해와 그 곳에 빠져 놀고 있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모습에 시선을 빼앗기기도 하였다.

분수가 꺼진 정원에서는 사람들이 빠져나가 한적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안겨주었다. 

잘 가꾸어진, 그러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정원.

그리고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분수 등 정원을 가꾼 낭만.

이런 것들을 느끼면서 정원을 산책하고 있으려니 6시 30분이다.

부랴 부랴 선착장엘 가니 막 배가 7시고 요금이 350루블이란다. 학생할인도 안된단다.

배로 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발틱해로 내려가 여유롭게 신발을 벗고 바다에 발을 담구었다. 바다는 꽤 걸어들어가도 물이 무릎까지만 찰 정도로 얕아 놀기에 좋았다.

발 밑의 감촉은 보드라운 진흙이었고 저 멀리까지 나가있는 사람들도 물이 허리까지 밖에 안찬다.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바다에서 나와 윗정원으로 가니 이 곳도 분수가 꺼져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윗 정원은 오히려 분수가 꺼진 모습이 더욱 좋았다.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다 아름다운 피터폴 성당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었다.

버스는 금방 왔다. 자리도 널럴하다. 버스안에서 본 여름궁전 근처의 마을도 숲이 우거져 어제 간 푸쉬킨 고로드만큼이나 아름답다.

전철을 타고 요구르트를 사서 숙소에 오니 어느새 9시 30분이 넘었다.

오늘부터 6일 째라 숙박비가 2불이 싸진다.

안 마셔보았던 맥주 No 5를  사서 먹었다. 약간 쓴 맛이다. 그리고 약간 독하고..


8월 15일(목)

쓴돈 : 입장료-표트르의 오두막-35루블, 해군박물과-30루블

     점심-13루블, 지하철-6루블,

    선물-옆서,인형,달력,컵,보드카,치즈,-1447루블

    저녁-12루블,  숙박비-384루블,


6인실에 4명이 잤는데도 방안의 공기가 혼탁하다.

모기 때문에 문을 닫고 잤더니 그런 거 같다.

일본 여성은 어제 마린스키에서 하는 오페라를 보고 와서 어땠냐고 물으니 아주 훌륭하고 만족했단다. 그런데 그 오페라를 보기위해서 6월부터 예매를 했단다. 어쩐지 티켓박스마다 마린스키표는 없다고 했었다. 우리는 이미 발레를 보았기 때문에 쓸데없는 노력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

일본 여성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가서 식당 아주머니 흉내를 내면서 낄낄거렸다.

식당의 아침 메뉴는 6일동안 똑같았다. 그리고 아주머니는 항상 차이? 커피?하며 물었고...

오늘은 일본 여성, 그리고 어제 들어온 서양 여성이-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안 물었다.- 모두 떠났다.

다시 우리 둘만 남았다.

아침을 먹고 은행을 찾다가 은행 환율이 너무 낮아 시간만 보내고 강변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금방 러시아 혁명의 신호탄, 아브로라호가 보인다. 아브로라호 가는 길에 커다란 페케르부르크 호텔이 있었다. 아브로라호 옆에는 이슬람 사원이 러시아식으로 있었다.

아브로라호 갑판에 올라갔다. 갑판에는 겨울궁전을 향해 공포탄을 쏘아 혁명을 성공시켰다는 함포도 있었다.

역사적인 현장에 서서 겨울 궁전과 네바강을 바라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아브로라호에서 내려와 선물 노점을 훑어 보았다.

다시 네바강을 끼고 걸었다. 금방 자야치섬이 보이고 자야치 섬을 바라보며 표트르의 캐빈이 있었다. 표트르가 3일만에 손수 지었다는 나무 오두막은 튼튼해 보였다. 방 3개-식당,거실,침실-의 소박한 구조다. 그의 취미와 손재주에 감탄하였다.

지금은 벽돌로 포장하여 오두막을 보호하고 있었다.

표트르의 오두막 벤취에서 잠시 책을 보며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가는 길은 그늘 한 점 없는 땡볕이었다. 선크림을 바르고 모자를 쓰고 우산을 쓰고 걸었다. 이틀전에 잃어버린 선글라스도 있었으면 썼을 것이다.

우리의 이런 우스꽝스런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곳 사람들은 모자도 안 쓰고 노출이 심한 상태로 햇볕을 즐기며 걷고 있었다.

그리고 햇볕이 있는 공원 잔디밭에는 으레 반나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아서 햇볕에 굶주린 것일까?

걷다보니 겨울궁전이 맞은편에서 보이고 해군탑의 물의 요정 루산타와 남,녀해신의 모습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저쪽편에선 자야치섬의 전경이 들어오고... 소련제 무기가 가득 들어찬 요새-페트로 파블로프스키-도 지났다.

해군기념박물관-예전에 증권 거래소였던-도 기부스를 잔뜩한 채 외부가 공사 중이었다. 그러나 박물관은 개장 중이었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니 조명이 어둡지만 시원하였다. 깨끗한 화장실도 무료다.

갖가지 모양의 선박모형이 있었고 표트르가 손수 제작하였다는 모양이 좋고 견고한 배도 첫 번째 방 전면에 있었다.  슬슬 배구경을 하고 나와서 박물관 매점에서 맥주 하나를 사서 마시며 점심도 먹었다.

해군 박물관에서 몇 개의 박물관 건물을 지나며 걷다가 대학 건물도 지나 다시 다리를 건너기 직전 스핑크스를 보려했으나 스핑크스도 불투명 비닐에 싸인 채 보수 중이었다.

현재 페테르부르크는 온통 공사 중이었다. 내년 정도 300주년을 맞이하여 몇 년전부터 공사 중이란다. 어쩐지 그 주의하라던 짚시도 우린 거의 못 보았다. 며칠 전 넵스키에서 공개적으로 나를 공격하려던 짚시 가족을 딱 한번 보았을 뿐이다.

스핑크스가 있는 운하다리를 건너 이삭성당으로 갔다.

이삭 성당은 사람들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돈도 모자라고 시간도 모자랄 것 같아서 내일 보기로 하고 은행을 찾아나섰다. 넵스키 대로에서 은행을 찾아 환전(1불=31.25루블)을 하고 맥도널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책방에 들러 책구경도 하고 달력도 사고 옆서도 몇장 샀다.

책방을 나와 술을 파는 가게에 들렀으나 우리 숙소 할인점에 비해 너무 비쌌다. 가격 비교만 해보다.

고스치니 드보르 백화점에 갔다. 마뜨료시카 인형이 이 곳에서 제일 저렴했다.

여러군데에서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큰인형 1개, 작은 인형 2개, 나무컵2개를 샀다.

백화점 안은 의외로 더워 머리가 다 젖어버렸다.

이것 저것 사다보니 돈이 모자라 다시 환전을 해야했다.

숙소 근처 할인점에서 보드카와 치즈를 샀다. 근처 환전소에서 제일 나쁜 환율로 20불을 바꾸었다. 이제 마지막 숙박비를 계산하였다.

프레인 요구르트와 인삼죽으로 저녁을 먹고, 하나 남은 도시락 면도 먹어 치웠다. 마지막으로 강변에 나가 네바강의 낭만을 즐겼다.

젊은 남녀가 함께 사랑을 나누고 있고 불빛이 현란한 유람선이 강위를 떠돈다. 

그리고 강위의 다리는 환한 불빛으로 화려한 성장을 하고 있다.

네바강은 비릿한 내음을 뿌리면서 쉼없이 흐르고 있었다.

짐을 싸고 일기를 쓰느라 2시 30분이 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