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일(금) 비
어제 밤에 묵은 이 숙소는 오래된 알베르게이다.
자원 봉사자들이 열심히 운영한 결과 깨끗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어제 우리 8인실에는 여섯명만이 입실하였다.
한국사람 다섯과 캐나다 사람 한명
한국사람이 대세였다.
간밤에는 다행스럽게도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 없었다.
다들 조용한편.
잘 잤다.
새벽 다섯시 쯤되니
짐을 꾸리고 나가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천천히 나가려고 했다가.
여덟시 이후 비 소식이 있어
비가 오기전에 조금이라도
더 걸어 두자고 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말았다.
짐꾸리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서니 6시 50분.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오늘은 메세타의 진수를 맛보는 날이다.
출발 후 13키로 정도 아무 것도 없는
너른 들판이다.
빠르게 내처 걷는다.
정확하게 8시 쯤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번개와 폭풍우가 동반되었다.
바람도 거세고
몸이 휘청거린다.
들판에는 피할 곳 조차 없었다.
13키로를 묵묵하게 걸어 나갈 뿐.

비 맞고 걷기 시작한지 1시간 쯤.
신발이 다 젖어 질퍽 거렸다.
고어텍스 등산화도 소용이 없다.
비는 바지를 따라
신발에 스며드니까.
정말 자연과의 고독한 싸움의 시간이다.
놀랍게도 우린 두시간 반 만에
13키로를 걸어내
. 릴리에고스(Reliegos) (약 13km 지점)라는 작은 마을의
오아시스같은 아늑한 바(bar)에서
뜨거운 커피와 토르티야와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안도 할 수 있었다.

바에서 나오니 비는 소강상태가 되어 있었다.
조금 있으니 하늘이 밝아졌고
우린 다 젖은 등산화를 배낭에 집어넣고
슬리퍼를 신고 걷기로 하였다.
일단 약 19키로 지점의 마을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Mansilla de las Mulas)까지
걸어가 보니 계속 신고 걸을만 하였다.








이제는 슬리퍼 순례자라서 다리보호 차원으로
천천히 걷는다.
천천히 걸어도 길은 가지고
어느새 오늘의 우리의 종착지
비야렌테(Puente Villarente) (약 25km 지점)
포르마 강(Rfo Porma)을 건너는 중세 시대의 다리가 있는 마을이다.














숙소에 도착한 후 제일 먼자 한 일은 등산화 빠는 일이었다.
햇볕에 널어 두고 안마르면 드라이기를 쓰리라.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방안에 라지에타가 불이 들어와
그 위에서 말릴 수 있았다.
그리고 나서
밥을 먹으려 다른 식당을 가려는데
이 집 식당에서 아사도를 굽고 있었다.
우리가 먹을 수 있냐니까
7시 저넉을 먹으란다.
그러나 우린 지금 배가 고프다니까
해주겠단다.

모처럼 고기를 배부르게 먹은 날. 다 맛있었다.
밥 먹고나서
물사러 마트도 다녀오고.
오늘 엄청 힘들었고
해가 들면서 행복하기도 했던 날이다.
오늘의 숙소
알베르게 산 플라요 사인실(하나는 이층침대)욕실 딸린
108유로로 다소 비싸다.
그러나 이동네에 빈방이 없어 간신히 구한 숙소다.
방은 다소 어둡고 습하지만
잘 청소되어 있고
침대 양호하다.
거실과 정원이 아름다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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