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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23일차(사하군에서 엘 부르고 라네로까지,17.8키로)

2025년 5월 1일(목) 흐림

밤새 거센 비바람이 창문을 때렸었다.
그러나 우리는 안온한 산타 크로즈의 삼인실에 있었고
그 사실에 안도했다.

새벽 다섯시 반  기상
짐을 꾸리고 다시 떠날 준비를 한다.
유목민 생활이다. 매일의 거처를 옮기는 것.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아래 식당에 내려가 아침을 먹는다.

치즈와 햄 그리고 과일 등이 있어 여느 알베르게 아침보다
풍성한 듯. 잘 먹고 현금이 별로없어 가지고 있던 달러와
동전을 털어 기부금통에 넣어 두고 나왔다.

오늘은 약 17.8km의 짧은 거리지만
우리는 숙소 예약을 안하고
선착순 입장이라는 공립 알베르게를 가야하기에
조금 일찍 서둘렀다.
혹여나 자리가 없을까봐.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길을 나선다.
6시 50분 출발.

오늘도 평평한 지역을 걷는다.
어제 밤에 요란스럽게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아직 어두운 구름으로 덮혀있다.
평평한 직선 길을 걷다 보니
칼사다 델 코토(Calzada del Coto)와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Bercianos del Real Camino) 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우린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 길을 택했다.

베르시아노스까지의 10키로가 순식간에 지나간 듯
날씨가 선선하고 살짝 흐리니
걷기엔 최적이다.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 마을 입구의 알베르게 시설도 레스토랑도 최신인 듯 너무 좋아 보였다.
혹여 다음에 다시 온다면 묵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이런 도시에서나 있을 법한 건강 쥬스도 판다.


어제 만들어 놓은 샌드위치도 먹어 가며 꽤나 자주 쉬어간다.
엘 부르고 라네로에는 두 개의 작은 마트가 있는데
이 두 곳에서  다 한국 라면을 팔고 있었다.
다만 가격이 쎄다(하나에 2.95유로)

오전 11시 40분 엘부르고 라네로에  도착.
알베르게는 한시에 체크인이다.
가방을 맡아주어
가볍게 마트에 식료품을 사러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마트에는 별다른 음식이 없다.
하몽과 빵과 와인 한병 라면  달걀
등을 사왔다.

알베르게 1등 입장
침대를 고르고 시트를 깔고
샤워를 하고
아까 사가지고 온 라면을 끓여
와인과 함께 먹으니 그것도 별미다.



오늘의 숙소
알베르게 데 페레그리노스 도미니코 라피(기부금 운영)
예약 안됭. 선착순 입장.

전통적인 흙집
자원 봉사자들로 운영된다.
오늘의 자원 봉사자부부는
이주 동안 일하고
다음에 레온부터 걷는단다.
봉사자 특유의 친절함이 좋았다.
우리방은 팔인실
한국인 4명에 서양인 한명이 묵고있다.
침실은 이층 부엌과 샤워실 화장실
그리고 식당이 다 일 층에 있다.
샤워실은 여러개고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