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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21일차(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에서 래디고스까지,23.3키로)

2025년 4월 29일(화) 맑음

오늘 떠나는 숙소 Loft carrion은 하룻밤만 자고 떠나기 아까운 숙소였다. 군더더기없이 가성비 높은 숙소.
그래도 나그네는 길을 가야 하는 법.
6시 정도에 일어나서
어제 해놓은 미역국과 밥, 그리고 김을
간장에 찍어 먹으니 꿀맛이다.

오늘의 길은
까리온에서 부터 17.2키로까지
푸드 트럭 한대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길이다.

비상식량을 싸고
캡슐커피도 내려 텀블러에 담고
길떠날 채비를 하였다.

7시 30분 출발.

까리온 강을 건너 메세타로 진입한다.

이제부터 17.2키로의 구간은 마을이 없고긴
직선 코스의 평평한 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루해서 몸부림치는길
그러나 나는 이 무료함이 좋다.
오늘은 하늘도 맑고 둥글게 땅을 감싸고 있어
마치 지구의 품에 안겨 걷는 듯한 느낌의 길이었다.

우리는 정말 빨리 걸었다.
평균속도 5키로로.


이 마을은 깔자디야 데 라 깔사다라는 마을인데 17.2키로의
지루한 직선길을 걷고 난 뒤 만나는 오아시스같은 마을이다.
난 2019년에도 2022년에도 이 마을 알베르게에 묵어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쳐지나가는 마을.

쉴까 하여 마을 안쪽의 바를 찾았다.
간단한 음료만 먹으려던 마음을 바꾸어
파에야를 하나 먹게 되었다.
맛있다. 땀을 흘려 맥주도.

잠시 발도 말리고 쉬다가 다시 출발
긴 평평한 길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토록 많았던 걷는 사람들이
없다. 어쩌다 한두명이 나올뿐.
사람들이 없고 더우니 더 고된 것 같다.



1시 45분 래디고스 도착.
우리가 오늘 묵을 숙소는 레스토랑을겸한
La Morena다.

이 마을엔 이 알베르게 말고도
알베르게가 하나 더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식품점도 없다.
이 숙소 레스토랑 말고는
가서 먹을데도 없다.

일단 씻고 빨래하서 널고
쉬다가

우리는 여기서 저녁  메뉴 델 디아를 먹었다.
나름 괜찮은편이다.


저녁 시간은 유쾌하고 시끌시끌하고.
누군가 노래도 한곡 뽑는다.

저녁식사 후 소화를 시킬겸
동네 탐방을 하는데
쓰러져가는 흙담과 그 길을 걷는
선량한 눈빛의 촌로하며
영락없는 우리네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하였다.



어제의 스페인 전국적인 정전이 끝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니
그저 고맙다.


오늘의 숙소

Albergue La Morena
방두개, 삼인실이 없어  비싸게 묵는다
(방두개 126유로)

고급 뿌띠크 호텔 느낌의 예쁘고 깨끗한 알베르게다.
소모품도  고급지고
스탭은 헌신적이다.
우리 무거운 배낭 두개를 번쩍 들고
이층으로 가져다 주었다.
어찌나 고마운지.
방에 들어오니 깨끗하고 안락해서 넘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