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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크츠크와 모스크바 가는길

 

 

 부랴치야 목조건물 박물관 안에서...

 부랴치야 목조건물 박물관에서

부랴치야 목조건물 박물관.

앙가라 강이 보이는 목조건물 마을은 풍기는 향기부터 달랐다.

날씨는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거의 나무로 된 건물들은 대체로 우리 농촌과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샤먼 풍습이나 생활 전통들이 비슷한 점이 많단다. 예를들어 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이름을 천하게 지어 액땜을 한다던가. 탯줄을 앞마당에 묻은 우리 풍습과 비슷하게 이들은 문지방에 묻는단다.

3월 눈이 녹을 무렵 축제를 매년한다는 이 마을은 앙가라강을 낀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부랴치야 목조건물 박물관에서

 바이칼 호수의 명물 훈제 생선 오믈-정말 맛있다.

 바이칼 호수의 물은 그냥 두레박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이렇게 생긴 배를 타고 바이칼 호수안으로 들어갔다.

 바이칼 생태 박물관.

 지하의 작은 공간인 생태박물관은 바이칼에 살고 있는 각종 새들과 물고기 그리고 물개들이 전시되어있고 바이칼에 관한 다른 흥미로운 자료도 있어 작은 공간이지만 뜻깊은 장소였다.

바이칼 호수 바닥에 쌓인 7km의 퇴적층을 분석한 학자들은 바이칼호가 적어도 2500만년이상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00여종으로 보고되고 있는 바이칼호 주변 서식 동식물들 가운데 70~80퍼센트가 오직 이곳에서만 살고 있다고 한다.

‘네르파’‘갈라미얀카’...... 등등.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러시아 여인과함께....

 바이칼 호수의 꽃들...

  ‘데카브리스트 난’에 관련한 귀족의 집

‘데카브리스트 난’에 관련한 귀족의 집안에서--

전세계에 두 대만 있는 피아노,현재 연주되고 있는 것은 이 곳에 있는 피아노 뿐이란다.

 

‘데카브리스트 난’에 관련한 귀족의 집

‘데카브리스트 난’에 관련한 귀족의 집

  발콘스키집 마당으로 나오니 마당에선 승마를 이용한 뇌성마비 아이의 치료가 진행 중이었다. 

 이르쿠츠크의 중앙시장.

  2차세계대전 중 희생된 병사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꺼지지않는 혁명의 불꽃앞에서(오랫만에 등장한 필자의 모습)

 바이칼 호수를 뒤로하고..

 

 모스크바를 향한 열차의 쿠페안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철로엔 목재를 가득실은 열차도 심심치 않게 달린다.

 쿠페안에 뒹글어 다니는 나의 여행일기장.

 열차안에서 함께 동거동락한 친구들.. 참 따듯하고도 정감있는 친구들이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맞이한 일출..

 중간역에서 내려 살짝

 기차안에서 친해진 아가와 엄마

 우리는 드뎌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다.


8월 1일(목)

쓴돈: 맥주-300루블, 햄-30루블,

9시쯤 일어나 세수를 하였다.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비도 간간이 뿌린다. 사람들은 아직 많이 깨어나지 않아 복도가 한산하다.

열차에서의 이틀째가 시작되었다.

다소 익숙한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흔들 흔들거리면서 심심하면 창밖을 쳐다보고, 또 심심하면 책을 읽고 그러다가 자고 수다를 떨고...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하루는 이렇다.

타이가에서 한참쉬고.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무려 1시간이나 섰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시베리아의 수도답게 역이 크고 현대적이며 수많은 철로가 육교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역내에는 다양한 기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 곳에 러시아의 우수한 공학도들이 몰려있다던데....

처음의 우리 계약대로라면 이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하루를 머물다 가는 것이었다. 머물면서 러시아의 첨단 도시를 돌아보는 것이었는데 여행사는 처음의 약속을 엄청 많이 어겼다.

아쉬움이 남게하여 다음 우리의 신의주선이 연결되면 처음부터 육로길로 다시 도전해보라는 운명의 신호라고 여기며 마음을 툭툭 털어버렸다.

노보시비르스크를 떠난 기차는 또 한번 고장이 나서 서있는 바람에 약 2시간 가량 연착이 된 채 바라빈스키에서 또 서 버렸다.

우리 일행은 저녁에 오랜만의 회합을 식당칸에서 가졌다. 맥주 10캔을 내가 쏘고 소고기와 생선요리로 저녁을 대신했다.

회합은 몇몇 사람이 자리를 뜬 상태로 해가 완전히 넘어가는 12시까지 이어졌다.

그 자리에서 서로가 가졌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하느라 아주 떠들썩했었다. 허샘과 난 우리 자리에 돌아와서도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에 주위는 어둑해졌고 열차는 옴스크에서 한참 정차한다.

오늘도 해지는 모습은 붉고 둥글고 예뻤다.

오늘은 여지껏의 자작나무와 침엽수림 뿐 아니라 자작나무 숲이 훨 많이 보이고 드넓은 밀밭이 지평선 너머로 부드럽게 물결치며 펼쳐졌었다.

거의 한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이제 모스크바와의 시차는 겨우 2시간이다.


※러시아

1.이루쿠츠크 : ♤한국에 비해 건조하기 때문에 영하 30도라도 영하 1,2도정도로 느껴지는 만큼 추위를 그다지 느끼지 못한단다.

              ♤ 바이칼옆의 작은 철로에는 일주일에 네 번씩 열차가 다니며 주민들을 수송한다.

              ♤ 이루쿠츠크의 전기 요금은 러시아에서 가장 싸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수력발전소로 1kw에 10원정도.

2.횡단열차 : ♤횡단열차에서의 먹거리의 으뜸은 단연 우리나라의 도시락면이다.

              (팔도 도시락면)  시장에서 사면 12루블, 정차역에서 사면 14~18루블이다.

              초록색 껍질은 밋밋한 맛이고, 빨간색 껍질은 매운 맛이다.

            ♤열차를 타면 시트를 빌려주는데, 시트2장, 수건 1장,베개카바1장이 한세트로 면을 풀먹여 깔끔하다.

            ♤의외로 정차역에서 파는 먹거리들이 부실하다. 과일 등이 풍성하게 있을 줄 알았는데 별로 없다.


8월 2일 (금)


쓴돈 : 도시락면-36루블, 맥주(3)-60루블


새벽에 우리 꾸페에 있던 러시아 여인이 내렸다.튜멘에서...

튜멘은 시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란다. 역청사가 예쁘다.

이 곳에서 내린 러시아 여인들도 멋쟁이고 예뻤다.

이제 꾸페는 우리 차지가 되었다. 창옥샘이 아래 침대로 내려왔다.

다시 잠이 든 우리는 3시간이 지난 후 우리끼리 오봇하고 여유있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목가적인 풍경을 보여주던 열차는 Sverdlovsk 즉 예카테린부르크에서 24분 정차하였다.

예카테린부르크는 니콜라이 2세가 처형되 곳이다. 니콜라이 2세를 사살하도록 명령한 스베르폴로프스크의 동상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니콜라이 2세의 유해는 뻬쩨르부르크로 가져갔다고 한다.

날씨는 꽤 추워졌다. 우랄산맥을 기차가 지나가면서 목폴라를 입어야 했다.

이 곳 매점에서 햄을 하나 샀다.

남희와 정현이가 놀러와서 한참을 수다 떨고 라면으로 점심까지 먹고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에 다시 온다고 하며 갔다.

성격좋고 여행을 즐길 줄 아는 학생들이다.

창밖에는 내내 들꽃들의 천지였다. 가끔 강과 못이 보인다. 유형지로서의 시베리아가 아니라 평화로운 낙원으로서의 시베리아가 오늘 내내 나타났다.

잠시 2창에 올라가 꿀처럼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잠에서 깨어나 내려오니 페름-UFO가 자주 출몰한다는- 이다. 허겁지겁 내려 맥주와 라면을 샀다.

저녁 6시 8호차의 인수,현주,남희,정현이 보드카를 들고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현주가 취해 노래까지 불러주었다. 웃고 떠들면서 횡단열차의 마지막 밤이 가고 있었다.

열차가 발레지노에 서자 다들 내려서 몸을 풀고 우리의 귀여운 차장-20살이고 브랴트공화국 소속이란다.-과 함께 사진을 찍으니 모든 사람들이 다 웃으며 쳐다본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다시 시작한 우리의 연회는 꽤 심각한 이야기까지 진행되다가 12시가 가까워서야 끝이났다.

모두들 돌아가고 난 뒤 어둑 어둑한 창밖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마무리를 한다.

대충 씻고 흔들거리는 열차에서 마지막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