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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러시아와의 첫만남. 하바로프스키..

 하바로브스키 시내-양옆엔 유럽식 건물들이 예쁘게 늘어서 있다.,극동의 우리나라 9배나 된다는 하바로프스키주의 하바로프스키시다

 하바로프스키 시장안의 고려인 상인

 처음 먹어보는 러시아 음식, 항아리 만둣국, 전채로 야채샐러드와 야채스프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느끼한 맛이다

 아무르강(중국에선 흑룡강이라고 부른다)의 풍경. 거친 모래 사장이라도 상관없이 사람들은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아무르강 위쪽의 풍광

 아무르강변에서...

 하바로프스키 자연사 박물관에서

 하바로프스키 자연사 박물관에서

 자연사 박물관에서.

 드뎌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다.

 열차안의 꾸페(4인용 침대객실)에서 러시아 가족들과 함깨

 시베리아 횡단열차

러시아


★여행기간 : 2002년 7월 25일~8월 16일

★여행구간 : 하바로프스키(7/25~7/27)→→(7/27~7/29)→이르쿠츠크(7/29~7/31)

          →→(7/31~8/3)→모스크바(8/3~8/8)→→(8/8~8/9)→→뻬쩨르부르그(8/9~8/16)

★여행경비 :

¤횡단열차:배낭패키지-91만2600원(이루쿠츠크→모스크바까지:왕복비행기,횡단열차표,숙박비)

 ¤숙박비 : 144불(모스크바,페테르부르크)

 ¤입장료 : 2192루블(약 71불)

 ¤식비 및 차비, 기타(선물포함) : 285불      총=151만 2600원.


2002년 7월 24일(수)


다시 길을 나섰다.

길을 떠나기전의 집은 왜 그리 어수선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지 어서 가라 가라 하는 것 같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오롯이 나의 힘으로 차표도 끊고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그 열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체취와 그들의 생활을 거르지 않고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이리저리 알아본 나의 정보책으로는 자칫 무작정 떠나다가는 기차표 구하는 데 온통 시간을 다 써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내린 절충안이 여행사의 상품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 K투어의 배낭 상품을 반만 이용하기로 했다. 횡단열차만 함께 타는 것.


여행은 왜 떠나는 것일까?

세상사람들이 곳곳에서 나와 다르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확인하고 다시 힘을 받아 씩씩하게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런 거 아닐까?

친구들의 주소를 적어왔다. 폼나게 옆서를 써서 부쳐줄거다.


시베리아로 가는 길은 험난한 것일까?

옛 우리 조상들이 눈보라와 병에 시달리면서 걸어서 걸어서 간 그길.

여행사의 터무니없는 실수로 하루가 연기되었다.

하루를 공항 오고가는데에 낭비를 하고.....

치밀어오는 ‘화’가 느껴지지 않음은 내가 벌써 모든 일에 감각이 마비되었기 때문일까?

일정도 변경되었다. ‘블라디보스톡’이 빠지고 우리는 곧장 극동의 또 한도시 하바로프스키로 날아간다.

블라디=연해주는 볼 것이 없다하더라도 우리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인데..... 아쉬움이 남는다.


2002. 7월 25일(목)

하안 4거리에서 11시 공항버스를 타다.

어제 하루 오간 길이어서 일까? 잠시 권태와 이미 여행이 한참 진행중인 듯한 피로함이 덮쳤다.

12시 20분 인천 공항 도착.

커피와 햄버거를 먹으면서 상념에 젖어본다.

G파트에 12시 40분쯤 갔더니 아무도 없다. 순간 어제의 막막했던 느낌이 되살아 나고 있다.

13시. K-tour 직원들이 나와주었다.

아! 이제 가는건가? 첵크인하고 짐부치고... 드디어 출국 심사대에 섰다. 우리 일행은 12명(여자 7명, 남자 5명)이다. 대체로 첫 느낌은 좋다.

36번 게이트가 우리가 가야할 게이트인데 지하에 있었다.

Dalavia 비행기는 작고 낡고 지저분했다. 3개 좌석이 양쪽에 있고 통로가 너무 좁아 음식차도 다닐 수 없다.  에어컨이 안 나와 실내는 찌는 듯이 덥고 땀이 줄줄 흐른다.

비행기가 한참 뜸을 들이다가 이륙을 하니 조금씩 시원해진다. 비행기안의 러시아 아가씨들이 참 예쁘다. 자유분방하고-옷차림이 노브라에다 끈만있는 나시 차림이 대부분이다.-

기내식-맥주는 미적지근하고 식사는 그저 그렇다. 나쁘진 않다.-을 먹고 책을 뒤적이다 보니 벌써 착륙준비다. 멀리 하바로프스키의 삼림과 초원이 보인다. 인적은 없다.

20시 30분 도착. 공항은 작고 낡았다. 짐을 찾기전의 입국심사대는 듣던 바와는 달리 아무 질문도 안한다.

세관 신고서를 써서 잘 보관한 후 나오니 우리를 마중나온 고려인 문창우와 러시아인 1명이 있다.

주욱 늘어선 자작나무들. 그리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속을 우리는 미니버스로 달렸다.

이 곳이 극동의 우리나라 9배나 된다는 하바로프스키주의 하바로프스키시다.

1858년 당시 동시베리아의 총독이었던 니콜라이 무라비예프 백작이 청나라로부터 아무르강을 빼앗아 오기 위해 전초기지를 세운 것이 이 도시의 시작이란다.

공항에서 15분쯤 달려 ‘인투어리스트’호텔에 도착했다.

이 곳에선 최고 좋은 호텔이란다. 우리나라의 중급 모텔 수준이다.

원래 가격은 90불~120불한다던데....

사람들은 친절하나 이 사람들이 하는 영어는 러시아말로 들린다.

씻고 데크로 나가보니 바람이 차고 어렴풋이 아무르강이 보인다.


7월 26일(금)

쓴돈 : 화장실-3루블, 점심-220루블(항아리 만둣국), 러시아정교회 차비 및-21루블

       맥주-70루블, 호두-25루블


이상하게도 밤새 뒤척이다 잠을 설쳤다. 시차가 많이 나지 않는데도 왠지 이유를 모르겠다.

2인용 방을 간이 침대 하나 놓고 3인이 쓰니 너무 좁고 복잡하다.

그러나 함께 방을 쓴 창옥샘은 부산사람으로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친근감있다.

아침 9시. 지하 한식당에 내려가니 시큼한 김치 냄새가 코를 찌른다.

두부부침과 김치 깍두기, 된장국이 아침 메뉴다. 한식인데도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

아침을 먹고 호텔 옆 역사박물관에 가니 마침 휴관이다. 우왕 좌왕하다 그냥 레닌 대로를 걷기로 하였다.

비가 간간이 내리는 콤소몰 광장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먼저 아무르강을 만나러 갔다.

아무르강은 검디 검을거란 나의 예상을 깨고 흙탕물로 다가왔다.

그래도 내게 이 강은 소설속에 나오는 나의 꿈많던 시절의 그 강 아무르 강이다.

이 아무르강은 동시베리아와 중국 동북지방의 경계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흑룡강’으로 불리며 북쪽으로 오호츠크해로 이어진다.

비가 내리는 아무르강은 침착하고 우수에 젖은 듯 하였다.

아무르강에서 나와 레닌 대로를 걷다가 백화점에도 들어가고 그랬다. 낡은 트롤리 버스가 지나가는 거리엔 표정없는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양옆엔 유럽식 건물들이 예쁘게 늘어서 있다.

낡은 잿빛 하늘에 간간이 뿌리는 비. 트롤리 버스 등이 닥터지바고의 한 장면을 연상케한다.

레닌 광장은 분수가 시원하고 옆엔 의과대학의 건물이 있고 정면엔 레닌 동상이 있었다.

오늘 결혼을 하는 신랑,신부들이 친구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새 출발을 기뻐하고 있었다.

레닌 광장에선 오늘 하루만 4쌍이상의 신혼부부를 보았다. -이 곳이 신혼부부의 기념사진 찍는 장소이고 오늘이 결혼하기 좋은 날인가 보다.-

레닌 동상을 바라보며 좌측으로 방향을 턴다음 내려가니 중앙시장이 보인다. 체육관 같은 건물이 시장인데 시장안에는 고기전, 채소전, 어물전 등이 있고 우리네 고려인들은 반찬가게를 독점하고 있었다.  각종 야채복음과 낯익은 김치가 보였다.

이들 장사치들은 모습은 우리와 같은데 우리말을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를 대하는 태도도 냉랭하고...

시장건물 뒤편으로 나오니 노천 재래시장이다. 물건은 조잡하지만 어디에서나 재래시장은 정겹다. 우리말을 할 줄 아는 고려인 아주머니가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니 옆의 커다란 버섯을 팔고 있는 러시아 아주머니가 자기 흉을 본다고 화를 벌컥낸다.

아니라는 말로 일단 수습은 되었지만...

시장에서 호두를 한 줌(25루블)샀다. 고소하다.

시장을 나와 다시 레닌 광장을 지나 콤소몰 광장 근처로 식당을 찾아 헤메었다. 식당은 거의 없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거의 다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는 일이 드물고 집에서 기른 야채에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그러니 식당이 드물 수 밖에...

간신히 찾아든 식당은 현란한 가라오케기계가 놓여진 지하였다.

음식값은 내용에 비해 비싸고 불친절했다.  항아리 만둣국, 전채로 야채샐러드와 야채스프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느끼한 맛이다.

늦은 점심(15시 30분쯤)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4시가 넘었다.

에릭과 함께 79번 버스를 콤소몰 광장(6루블)에서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예수 탄생 러시아 정교회는 역앞에 있는 나무로 된 오래된 교회였다.

나무로 된 집이라는 점에서 정감이 있고 내부의 이콘들이 상당히 차분하고 연륜이 있어 보인다.

반주없이 들리는 청아한 성가. 분위기있는 신부. 미사는 의자없이 진행되었다. 그리이스 정교와는 달리 젊은 층의 신도들이 많았다. 사회주의하에서 종교가 금지된 상태에서 다시 믿게 되어서일까? 새로운 것에 대한 젊은 층의 수용력 때문일까?

미사는 2시간 정도 진행된다는데.... 다리도 아프고 에릭도 기다리고 해서 우리는 40분만에 나오고 말았다.

의식은 경건했고 우리도 초를 하나씩 태웠다. 신부님은 향을 휘둘러 우리를 축복해 주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또 한쌍의 신혼부부를 보았다. 오늘이 러시아 길일인가?

커피한잔을 마시고 나선 아무르강은 햇살이 밝게 비치고 있었다.,

여기 저기 노천카페에선 사람들이 가득차 아침과는 달리 매우 활기차 보인다. 거칠 거칠한 백사장에는 수영복 차림의 남녀가 선탠 및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무르강의 물빛은 검었고.....

강변을 따라 걷다가 작은 콘서트를 만났다.

노래는 감미로웠고 그 앞에서 막움을 추는 거지 노인이 희극적이다.

강변 전망대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떨면서 해가지는 모습을 보았다. 해는 10시가 다 되어서 붉고 둥글게 지고 있었다.

어디에서나 해가 지는 모습은 같고 또 뭉클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베트남의 벌판에서도... 캄보디아의 거치른 땅덩어리에서도, 지리산 천왕봉의 수려한 산세에서도, 돈황 명사산의 그 모래위에서도.......

어둑 어둑한 공원을 지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횡단열차의 시작을 감미롭게 알리고 있었다.

숙소에선 창옥샘이 싱글룸을 얻어 쾌적한 더블룸이 되었다.

대충 씻고 얼굴에 팩도하며 그리고 Y에 대하여 삶의 방식에 대하여 수다를 떨다가 2시가 훨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 고려인 3세 문경호(에릭)

  *아버지가 교수이지만 경제적으로 유복한 것 같지는 않다.

  *한국 강원대에서 한국어 어학 연수를 6개월 받았었다.

   한국말 솜씨는 의사 소통은 되지만 아직 미숙

  *착하고 잘 웃고 진지하고 보수적이다.

  *영어를 한국말보다 자신있어하고 영어하듯이 한국말을 한다.

  *가이드로는 아직 생초보이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이것 저것 많다.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하고 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니는 4학년 학생이다. (러시아의 학제 11학년제, 대학 5년제)

  ≫내가 만나서 많이 이야기를 해 본 최초의 고려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