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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까미노 길의 종착지 피스테라

2022년 10월 6일(목) 맑음.
오늘의 숙소
Hotel Ancora 트윈룸 욕실 딸린 36유로
방도 넓고 방도 많은 호텔.
깨끗하다는 건 기본이고 까미노 길 걷는 이래로 처음으로 물끓이는 주전자. 생수 두병 웰컴 과자.
다리미, 드라이어.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욕조도 있어 긴장된 근육을 풀 수 있었고.
아무튼 가성비 높은 숙소이다. 강추!
와이파이 잘됨. 밤에만 살짝.
세탁서비스 안 물어봄. 빨래를 널데는 없다.
단 라지에타를 마음대로 틀 수 있어 거기에 널면 됨


이틀 동안 잘 묵은 산티아고 호텔을 떠나 마지막 날 묵을 구시가 입구 알베르게에 짐을 맡겨놓고 피스테라를 버스로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그동안 안 짊어졌던 큰 배낭을 메고 20여분을 걸어가려니 까미득하다. 어깨며 허리에 무리가 간다. 택시로 가려니 택시가 안잡히고 우버도 안 불러진다. 할 수 없이 걸어 갈 수 밖에.. 걷다보니 짐에 적응이 되긴했지만..
sixtos 알베르게에 짐 맡겨놓고 기차역 옆 버스 터미널로 가는데 한참 걸어내려갔다. 잠깐 인 줄 알고 내려가니 더 멀게 느껴진 듯.
20여분 걸어가야한다.
어쨋든 무사히 버스터미널 도착. 10시 버스를 타고 피스테라로! 버스는 15분 정도 늦어져 우리는 10시 15분 정도에 산티아고를 출발한 것이다.
그런데 출발한 후 얼마안되어 밀려오는 차멀미에 정신이 혼곤해졌다. 오랫동안 차를 안 타서 그런가?
가는 길에 바닷길이 아름답건만 느낄 여유가 없다.
두시간 반 만에 피스테라 도착. 거의 한시가 다 되어 버렸다. 토할뻔한 속이 간신히 진정되었고 나는 호텔로 들어가 잠시 누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여행 중에 이런 일은 처음. 누워있다 조금 좋아진 듯 해서 이 피스테라를 즐기려 나가본다. 바닷가로 나가 해산물 등으로 점저를 먹고 등대로 걸어가는 데 햇살이 뜨겁다.
체했는지 머리도 아프고 귀까지 마비되는 듯.
그래도 걷는다. 걸으면 소화가 되리라 하며.
대서양의 물빛은 여전하고 등대의 분위기도 여전하다.
우리가 조금 늦게 석양 무렵에 왔으면 더 운치있을 듯.
어찌되었든 이 곳 까미노의 종착지에서 0키로를 찍고 대서양을 바라보고...
그러다. 돌아왔다.
저녁 나절 머리가 다시 아파지고 눈도 아프고 해서 나아질까 싶어 바닷가를 거니니 한결 호전 되는 듯 싶었다. 저녁은 철저히 금식.
그동안 몸상태가 좋았던 건 행운이었다.
아무리 좋은 풍광도 몸상태가 안 좋으면 감흥이 덜어진다는 진실을 깨달은 하루였달까?


우리가 호텔에서 차린 아침.

달이 어느새 이리 변해버렸다.까미노길 내내 우릴 지켜준 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