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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성 야고보의 별의 들판(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어슬렁.

2022년 10월 5일(수) 흐리고 비
이틀 연박하는 우리 숙소는 너무나 청결하고 너무나 아늑하고 너무나 편리한 대성당 근처라 800키로를 걷고 난 후의 휴식처로 우리에겐 대만족인 곳이다.
다소 값이 비씨지만...

쉬는 날, 걷지 않아도 되는 날.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있는데 괜스레 뭔가가 빠진 느낌이다. 아침 시간도 더디가는 것 같고.
옆 침대의 숙은 긴장이 풀렸는지 어제밤 다리가 너무 아프단다. 허리도 아프고...
우리가 가진 처방약과 파스가 다 떨어졌다.
할수없이 이 곳 약국에서 바르는 진통 소염 크림을 사서 발랐는데 효과가 있단다. 가격은 꽤 비쌌다. 15.99유로
그래도 안아픈게 다행이다.

8시가 훨 넘어서야 일어나 씻고 어제싸온 먹물 빠예야와 이 집 과일과 커피로 아침을 먹고 완주증을 받으러 순례자 사무실로 갔다.
입구에서 큐알을 찍고 정보를 입력하는 체제로 바뀌어 별달리 기다리지않아도 금방 완주증이 만들어 졌다.
편한 디지털 시대다.
3년전에는 거의 세시간이나 기다렸었는데...
완주증을 받은 후 우리는 다시 대성당앞으로 나가 기념 사진을 찍었다. 어제보다 더 많은 인파들, 술렁거림들.

800키로 완주증을 들고
순례자 사무실 안 마당에서

Pilgrim's Reception Officehttps://linksharing.samsungcloud.com/v0a60uDbLbMV
+34 981 56 88 46

광장에서 증서를 들고 사진을 찍은 다음 우리는 성당 투어를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지붕투어는 12시 미사와 겹치고 숙은 다리가 안 좋아 오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무리였다. 난 3년전과 11년전에 했었구.
그래서 박물관 투어를 하게 되었다.
야고보의 유해가 묻혔다 해서 세계 3대성지가 되멌다는 이 산티아고 대성당은 그 규모도 크고 그래서인지 유물도 많았다. 시간이 훌 지나간다.

어느새 11시 반
서둘러 성당 미사를 참여 하러 갔지만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당연히 앉을 자리는 없었고.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둥에 쭈그려 앉아 있으니 옆에 있던 천사가 저기 자리 났다고 나에게 앉으란다.
덕분에 편하고 우아하게 미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오늘의 미사는 향로 미사였다. 여러명이 줄을 조절하면서 향로를 멀리 띄우는데 장관이었다.
엄숙한 미사에 사람들이 박수를 보낸다. 이 향로 마사는 오랜시간 걷느라고 땀에 쩔고 냄새나는 순례자들의 냄새와 해충을 없애고 순례지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하여 시작한 것이란다.
예전에도 본적이 있지만 오늘은 특별히 멋있었다.



뭉클하고 멋진 향로 미사의 여운이 길다.
성당 내부를 더 둘러보고 우리는 성당 바로 옆 호텔
유명한 파라도르 레 산티아고-호스탈 레이스 카를리코스 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 오성급 호텔에 묵었던 어느누구는 마치 궁전에 사는 거 같다고 했는데 우리는 묵지는 못하지만 먹기는 하자고 미사드리기 전에 점심 예약을 해놨던 갓이다
정말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서 신선하고 품격있는 요리를 잘 먹었다. 이리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다.

배부르고 맛있고 우아하게 식사를 하고 천천히 걸어 돌아오는 데 사람이 정말 많다.
다들 저마다의 걷기 사연을 가지고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저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들 벽에 기대어 성당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은 사람들. 서로 부둥켜 안고 우는 사람들...
저마다의 인생은 진지하고 감동스럽다.
난 뭘까를 되뇌어 본다.
방에 돌아와 쉬다가.. 빨래방에 가려고 길을 걷는데
이 산티아고에 명품거리가 있었다. 두번왔을 때는 몰랐던 신도시. 정말 갈리시아 지방의 가장 큰도시답다.
걷지 않아도 시간은 이리 잘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