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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까미노36일(오 페드로우소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19.3키로)

2022년 10월 4일(화) 맑음
오늘의 숙소
casa de Maria 트윈룸 욕실 포함 2박 140유로
대성당 근처에 있는 큰길가의 숙소.
깔끔하고 예쁜 작은 호텔이다. 간이 부엌이 있어 간단하게 뭔가를 만들어 먹기 좋고
과일과 차, 커피,산티아고 케잌을제공.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여지껏 묵은 숙소 중에 이렇게 대접받은 숙소는 처음이다. 단 세탁서비스는 세탁 건조 포함해서 10유로. 와이파이는 잘된다.
엘리베이터 있고. 주인장 엄청 친절하고.
길가라서 소음이 있다는 단점이지만 문을 닫으면 확연히 줄어든다.


오늘은 걷기의 마지막 날이다.
페드로우소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길.
다른 날과 달리 새벽부터 서둘렀다.
6시 30분경 출발. 어둠이 아직 짙지만 길에는 까미노꾼들이 꽤 나와있고 바도 일찌감치 영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모두들 마지막날 산티아고 미사를 드리려고 서두르는 듯.
우리도 그럴 생각이 었지만 도중에 포기하였다. 도저히 시간안에 갈거 같지 않아서다.
어둠을 헤치고 걸어간다. 키큰 나무들이 즐비한 숲길이지만 어두워서 그 멋짐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3키로 쯤 걸었을까? 오 아메날 마을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조식 부페를 먹는데 꽤나 푸짐하고 맛있다. 신선한 하몽과 치즈와 갓 짜낸 오렌지 쥬스가 맛있었는데...시리얼도 있고 커피 차 등도. 이 것이 단돈 4유로다. 잘 먹은 조식. 거기에다가 스텝들이 친절하기까지.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힘차게 걸어본다. 오늘따라 걸음도 잘걸어지고..
안개 자욱한 길을 걷고 또 걷고..

어느새 길은 10키로만 남겨놓고 말았다.


이제 산티아고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Monte do gozo다. 그런데 오늘은 안개에 가려 전망이 예전만 못했다.

gozo를 휘둘러보고 내려와 내쳐걸으니
산티아고 입성했다는 표식이 있어 너두 나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는 열심히 걸어 대서당 미사에 참여하려했으나 구도심으로 들어간 시간이 12시가 넘어 버려 저녁 미사에 참여하기로하고 호텔로 먼저 들어와 버렸다.
체크인하고 쉬었다. 점저를 먹으러 가는데 식당이 많아도 너무나 많다.
오늘 800키로 완주 기념 식사는 좀 근사한 곳으로!
먹물 빠예야와 염소치즈 샐러드.그리고 화이트 와인 한병. 호사스런 식사였다. 너무나도 양이 많은 빠예야는 뜨겁고 맛있고. 먹다 먹다 못 먹어 챙겨오기까지 하였다. 흡족한 식사.

밥을 먹고 대망의 대성당으로..
오늘따라 유난히 거리가 북적거린다. 이 곳은 걸어낸 사람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과 걷기가 끝났다는 허전함과 이제 뭐하지? 하는 공허감이 공존하는 마음이다.
다들 그런 듯. 광장에 주저앉아 대상당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에서 우린 가영이와 다시 조우하였다.
어제 저녁 8시에 내쳐 걸어왔다고.. 포옹하고 사진 찍고..그리고 길에서 만나 눈인사만 한 사람하고도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다들 벅찬 감동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한다.
우리도 멍때리며 광장에 주저앉아 있았고..


광장에서 가영이와 헤어져 호텔로 돌아와 씻고 쉬다
저녁 미사를 보러 가는데 거리에 더 많은 인파들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산티아고는 축제중!
사람들로 어깨가 부딪칠정도다.
대성당 미사. 성당 뒤편으로 가면 된다
7시 30분 시간에 맞추어 갔더니 자리가 없다.
향로 미사는 아니고..그 큰 성당안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난 그저 열심히 기도하였다. 내가 기도할 건 오직 가족과 친구들과 건강하게 함께 삶을 살고 싶다는 것 뿐.
오늘 광장에서 지인의 삶이 끝났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를 위해 오늘 미사에서 열심히 기도하고 기도하였다.

까미노 길 내내 우리를 지켜주었던 달이 잠시 사라졌더니 오늘 산티아고에서 반달이 되어 환하게 나타났다. 반갑고 반가운 달
걷기는 끝났고 내일은 이곳에서 그저 휴식을 취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