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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까미노34일(팔레스 데 레이에서 아르주아까지, 29.2키로)

2022년 10월 2일(일) 화창함.
오늘의 숙소.
A CASA DU LAJUEIRO 트윈룸 50유로 공용 욕실
까미노 길에서 약간 벗어났지만 찾기는 쉽다.
현대식과 옛 건물이 공존된 집. 그러나 현대식에 가깝다. 주인장 친절하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다.
방과 공용공간도 깨끗하고. 특히 주방을 쓸 수 있어 좋다. 물도 끓여먹고 그동안 들고만 다녔던 김을 이용해 주먹밥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다. 인스턴트 미역국도 끓여 맛있게 먹었고.
와이파이 잘되고. 세탁 서비스는 세탁과 건조 포함해서 6유로. 마당이 넓어 빨랫줄도 풍부해 잘 널 수 있다.

오늘은 숙소 예약을 할 때 마을을 착각해서 원래 26킬로만 가려던 일정이 29킬로로 늘어나버렸다.
이미 벌어진 일 걷기는 걷되 힘들면 택시 타자고 마음먹고 출발하였다.
어제 사놓은 과일과 샌드위치. 그리고 어제 까놓은 호두. 바나나 등으로 아침을 먹는다. 뭔가 많이 먹는 느낌. 마을 입구의 바에서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한잔씩 또 마시고는 본격적으로 출발한 시간이 7시 45분.
길 떠나기 직전 마을의 성당에서 도장도 받고 기도도 하고... 그저 발이 갈 수 있는 대로 가보기로 하였다.
오늘의 길도 오르 막과 내리막이 있고 숲길과 마을길. 그리고 도로가의 길들이 번갈아 가며 나타는 길이었다.
길가의 밤나무들이 큼직 막한 밤송이들을 떨어뜨리고 벌어진 밤송이에서 실한 밤알들이 퉁겨져 나와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가 않았다. 다 주우면 몇 가마니는 될 듯.
14킬로 걸으니 나타난 마을이 멜리데. 이 마을은 문어로 유명하다. 우린 이 문어요리로 점심을 먹고
다시 걷는다. 난 이 유명한 문어 식당만 세 번째다. 멜리데 마을 큰 마을인데 오늘은 사람들로 들썩이는 일요일이다. 장터도 열리고.. 까미노를 걷고 나서 가장 많은 인파를 본 듯싶다.
아직 우리의 갈길은 멀다.
하늘은 유난히 아름다워 길이 더욱 화사하고...
오랜만에 땀이 날 정도로 덥다. 시원한 맥주가 절로 생각나는 날이다.
바에서 한 컵 시원하게 들이켜고 다시 걷는다.
걷고 걷고 또 걸어 원래 우리가 묵기로 했었던 리바디소에 도착. 다리도 예쁘고 강에서 물놀이를 하며 노는 사람들도 부럽고. 레스토랑 가득히 앉아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도 부럽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3킬로를 더 걸어야 한다. 한걸음 한걸음 무겁게 걷다 보니 아르주아. 우리 숙소까지 왔다.
땀에 절은 몸을 씻고 빨래 맡기고 들고 다녔던 쌀을 씻어 밥을 했다. 조미김과 소금. 참기름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안샘이 준 인스턴트 미역국을 끓여 먹으니 꿀맛이다.
까미노 길에서 한 처음이자 마지막일 해먹은 음식.
오늘 우리는 이 길을 걸어서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