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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까미노28일(카카벨로스에서 베가 데 발카르세까지,25.2키로)

2022년 9월 26일(월) 맑음
오늘의 숙소
Las rocas 트윈룸 49유로
작은 호텔, 주인장 엄청 친절하고 방은 작으나 청결하다.
발카르세 강이 흐르는 모습이 보이는 테라스가 좋은집.
테라스에 앉아 강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명상에 잠길 수 있다. 나는 메뉴를 먹으면서 남겨온 와인한잔 홀짝거려보았다.
슈퍼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기류와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등을 구비해 놓고 있다. 헤어 드라이어도 있고. 샴푸, 바디크렌저도 작은 병에 들어있는 것을 제공해준다. 난방도 잘되는 집.
와이파이는 나쁨. 아예 안된다.

눈을 떠보니 5시 40분이 넘어 버렸다. 어젯밤 9시에 잠들었는데도... 정신없이 잠들었었나보다.
오늘 카카벨로스에서 나올 때는 cua강위의 돌다리를 건너 나왔다. 강을 건너니 성당이 있고 그 옆에 예전에 와인 짜는 도구가 전시되어있었다.
이 동네에 와이너리도 꽤있는 거 같았고.
N-vi 도로를 따라 걷다가 농로를 걷게 되니 양옆에 엄청난 포도밭이 있었다. 요즘 포도를 수확해서인지 청량한 내음이 걷는 내내 따라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포도밭은 따서 포도가 없었으나 아직 남은 포도밭도 꽤 있었다. 포도밭에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을 보러 걸으러 온 보람이 또 느껴진다.
포도밭과 떠오르는 해. 그리고 이어지는 황금 햇살이 들판에 가득 퍼지는 모습들이 너무도 환상적이다.
삼년전 이길을 걸었을 때는 멋지긴 하지만 뜨거운 땡볕에 기진 맥진하였는데 오늘은 너무도 청량하고 발걸음이 가볍다. 이 멋진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비야프랑카. 너무도 예쁜 마을이다. 용서의 문이 있는 성당도 동네도 아기자기하고 볼거리가 많은 동네이다. 그리고 각종상점이 있어 필요한 물건을 쇼핑하기에도 좋고. 우린 당장 추위를 면할 모자와 장갑 등을 사고 얼마전 잃어버린 이어폰을 난 다시 이 곳에서 구입하였다.
이 비야프랑카는 우리나라 예능을 찍은 곳이기도 하고 나에게는 삼년전 천사의 호의를 받았던 곳이라서 애정이 듬뿍가는 마을이다. 그리고 정말 예쁜 마을이고...
비야프랑카는 그 이름에서 보여주듯이 알폰소 6세에 의해 세제혜태과 재정지원이 이루어지자 프랑스 상인들이 대거 들어와 인구의 주를 이루었단다.
비야프랑카에서 부터는 도로와 발카르세 강을 끼고 걷는 길이었다. 다행인 것은 이 도로에 차량행렬이 뜸하고 주변이 산이라서 소풍가듯이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다보면 길가에 밤나무들이 많아서 밤송이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오늘은 다행스럽게 숙의 컨디션이 좋아져 걸을 수 있었다. 평소보다는 천천히 걷는다. 그리고 자주 쉬려했고.
길이 높낮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고.
트라데 발로 마을에서 다리쉼을 하고 맥주와 오렌지 쥬스를 시키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얇게 썬 햄같은 것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도 그걸 달라고 해서 먹어보니 우리의 머릿고기 맛이다. 꽤 괜찮은 음식.
다시 걷고 걸어 오늘의 우리가 묵을 발카르세 입구의 호텔레스토랑에서 메뉴 델 디아를 먹는데 다 맛있다.
숙은 별로라는 갈라시아 지방의 스프는 우리나라 우거지 된장국 맛이고 뜨거워서 좋았다.
본식으로 먹은 송어구이도. 소고기 스테이크도 다 맛있다. 이 식당은 까미노 꾼 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와서 밥을 먹는 듯. 주방도 엄청크고 홀도 크다. 스텝들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스페인와서 먹은 손 꼽히는 음식이다.
점심을 먹고는 호텔에 딸린 과일점에서 과일 몇개를 사서 들고는 열심히 걸어 숙소 도착. 작고 깔끔한 호텔
눈부신 햇살이 들어오는 테라스. 그리고 강물 소리가 힐링되는 숙소다.
이 동네 베가 데 발카르세는 11년전 왔을 때보다 신축된 건물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묵었던 공립알베는 여전하고..
까미노 길 걸으면서 처음으로 라지에타의 열기를 느끼게 한 집이다. 한결 훈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