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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까미노 7일(로스아르고스에서 로그로뉴까지(28키로))









































































2022년 9월 5일(월) 여전히 맑음
어젯저녁에 홀로 동네 산책을 나갔었다.
오랜 가뭄으로 먼지바람이 불었다. 동네 전체가 고요한데 성당앞 바에만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다. 까미노꾼들로 연명하는 마을이다.
이 로스아르고스 마을은 15세기와 16세기에 번성했던 마을이란다. 나바라 왕국과 까스티야 왕국 국경에 있어 두 왕국 모두에게 세금을 내지않아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 오늘 날 그 흔적은 엄청난 규모의 산타 마리아 성당에서만 엿볼 수 있었다.
오늘 내내 포도밭을 보고 온지라 레드와인 한잔을 시켜 앉아본다. 정말 신선하고 맛있는 와인. 역시는 역시다.
우리 둘만 있는 아파트.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보니 5시 50분이 넘어 버렸다. 어이쿠.
숙이 어제 사온 빵과 요구르트 사과 그리고 커피로 아침상을 근사하게 차려 놓았다. 푸짐하게 먹는다.
홈메이드 빵이라고 빵집 주인장이 자랑하더니 정말 맛있다. 먹고 짐꾸리고 길을 나선다. 인체의 신비. 잘 자고 나니 몸이 다시 재생되어 있었다.
7시 출발.
묵었던 집이 까미노길 중간이라 길 찾기가 수월하다.
오늘도 포도밭과 올리브 밭을지나가고 있다. 걸음도 ㄱㆍ볍고.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추월당하지 않을 정도의 속도가 되었다.
8시 40분 Sansol도착. 아주 작은 언덕위의 마을
3년전에 묵었던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다. 바도 없고 화장실이 없는 작은 슈퍼만이 있을 뿐이다.
다행이 600미터 쯤가니 토레스 델 리오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의 바에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나그네는 다시 길을 떠난다. 이제부터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세 11키로 가량을 걸어 가야한다. 여전히 포도밭과 올리브 밭사이를 걷는다. 길가에 주인없는 포도나무의 자디잔 알갱이의 포도를 따먹어 보니 넘나 달다. 긴 가뭄 탓인가?
숙은 가뭄인 해의 와인이 맛있다고 이 2022년을 기억해 사먹어야겠다.
드디어 Viana 도착. 긴 그늘이 져있는 거리에 순례꾼과 마을 사람들이 가득차 거리가 활기가 넘친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맥주 등을 시켜 먹는데 주인장이 중국인이다 짧은 중국말로 말을거니 좋아하면서 맥주잔을 직접 우리 테이블로 가져다 주는 서비스를 해주었다.
모두 사서 자기가 들고 가는데... 말 한마디의 호사.
시원한 맥주를 마시니 온몸에 활기가 생기는 듯.
충전 후 다시 길을 떠난다. 순례자들은 다 이 마을에 머무는 듯 뜨거운 햇살 속을 걷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다.
뜨거운 길 남은 9.5키로. 평지 길이지만 힘들다.
네시. 도착.
우리의 개인 룸 트윈름은 정갈하고 깨끗했다.
바로 앞에 있는 공용 욕실도 어느 사성급 호텔 못지않고
커다란 타올도 제공되고. 입구엔 물과 커피도 마실 수 있게 해놓았다. 다만 세탁실이 없다는 것이 흠
빨래방엘 일부러가서 해와야만 하는 수고로움이 생겼다.
빨래 맡기고 근처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니 거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저녁 8시 이후에야 한단다.
오늘 무리해서 걸어서 중심지까지 가기에는 그렇고 바로 근처에 있는 도미노 피자를 먹기로 하였다. 서울에서 먹었던 피자보다 맛있기는 했다.
숙소에 돌아와 그냥 자버린다. 오늘이 가장 많이 걸은 하루다. 49,800보. 이런 숫자가 가능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