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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산티아고를 향하여....

까미노5일(푸엔테 라 레이나-에스테야까지(21.9키로))














































































2022년 9월 3일(토) 맑고 찬란함.
우리가 묵었던 레이나의 에스테야 알베르게는 식당 등 공용시설은 좋았지만 방이 너무 좁고 더웠다.
사인실 방에 침대 하나를 더 넣어 놓아 더욱 불편했고 주인장이 너무 상업적이란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그리고 베게와 침대가 인조 가죽으로 해놓아 땀이 배출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다.
면으로 된 침대 시트도 2유로라는 돈을 받는다. 추천 하고 싶은 알베는 아니다. 그나마 레이나에 나은 침대가 이 곳이라 예약했었다. 욕실과 화장실의 숫자도 부족하고..
주인장이 수제 케잌도 있고 과일도 있다고 하여 신청한 아침식사는 6시부터 제공되었다. 내용은 만족. 이번 순례길 처음으로 삶은 달걀도 먹었다.
오늘 이 곳에 묵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제밤 늦게까지 폭죽소리가 나서 숙면이 방해되었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런데 나는 전혀 못 듣고 잠들었으니...
나의 정신없이 잠듬에 어이가 없어졌다.
6시 45분. 출발.
오늘의 까미노는 여왕의 다리를 넘어 도로를 건너 깊은 계곡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푸르스름하게 어두운 하늘에 떠 있는 새벽별이 반짝인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하늘. 이게 새벽부터 걷는 맛이지.
걷기 시작한지 5키로 쯤 maneru마을이 나왔다.
예쁜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바는 없고 작은 슈퍼들만이 몇개 있을 뿐이다. 다들 슈퍼에서 빵과 마실 것을 사들고 길에 앉아 먹는다. 우리도 그랬고.
오늘 길부터 포도밭이 어어졌다. 포도가 익어가고 있었다.
포도 밭을 따라 걷는 길. 이 맛을 찾아 내가 이 길을 걷는 것 아닌가?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풍광도 너무 좋다.
길을 걷는 저 높은 언덕에 마을 하나가 햇살 가득 머금으며 우뚝 서 있었다.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마을같다.
Cirauqui 마을 일명 독수리 둥지.
한 미국 여성이 길옆에 서서 이 찬란하게 빛나는 마을을 스케치하고 있었다. 다가가서 보여달라고 하며 사진 찍어도 되냐니까 너무도 기뻐하며 그러란다.
그림그리는 안샘 생각이 났다.
저 멀리 신비롭게 보였던 마을이 걷다보니 그마을의 품속을 걷고 있었다.
이 마을은 오래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13세기에 지어진 성당이 둘있는데 그 중하나가 San Roman 성당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 이 로마의 흔적 끝에서 우리는
팜플로냐-로그로뉴를 오가는 고속도로를 건너는 현대식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13키로 지점 Lorca 마을. 이 마을도 산티아고길 때문에 생겨난 마을이란다.
이 마을의 마요르 광장에서 우리는 쉼을 가졌다.
음료수와 맥주도 마시고. 신발과 양말을 벗고 한참이나
쉬었다. 우리와 함께 걷던 모든 이들이 떠나고 그이후에 온 다른이들이 떠나도 우린 푹 쉬었다.
쉼은 또다른 생기를 준다.
찬란한 햇빛이 이제 더위로 변해 걷는 걸음을 힘들게 한다.
오후 두시 에스테야 도착. 15세기 순례자들이 아름다운 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에스테야.
Ega강을 낀 계곡사이로 형성된 마을. 풍요로움을 느끼게하는 마을이다. 인상적인 역사 유적도 많고.
3년전 이 마을에 왔을 때는 엄청난 카톨릭 축제가 열렸었다. 지금은 몇몇 순례자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우리 숙소 입구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브렌다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그녀는 벌써 샤워를 마치고 빨래도 맡기고 쉬고 있는 중이다. 우리보고 빨리 씻고 합류하란다.
씻고 빨래맡기고 가보니 그들은 벌써 파장 분위기다.
그녀가 추천해준 문어요리를 시켜 먹으니 진짜 맛있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잔. 역시 힘든 노동후의 노동주는 천국을 느끼게한다.
이 아름다운 동네. 에스테야를 둘러보고 마트에 들러 물을 사가지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문득 피곤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브렌다와 저녁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취소하고 쉬기로 하였다. 매일 20키로가 넘는 길을 잘 완주하고 있다.
조금 피곤할 뿐 몸상태는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