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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서 살아보기(2021.3.15~4.8)

지리산 자락에서 살아보기 8(4월 7~8일)

24일차(4월 7일)
오늘은 순이가 일이있어 떠나는 날이다.
메인 코스가 천은사지만. 아침을 먹고 잠시 숙소 맞은편 방호정과 상관마을을 걸어보기로 하였다.

매일 걸어도 예쁜 이 마을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한시간 남짓 동네 산책을 즐겁게 하고 나서 천은사로 떠났다.

천은사는 이제 신록으로 한껏 치장하고 있었다. 신록예찬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소나무 숲길도 걷고 천은제의 물가길도 걷고.. 그저 신선 놀음이란 이런 것인가를 느끼게 하는 걷기였다. 명상쉼터에서 누워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좋고...함께간 모두가 이 매력에 퐁당 빠져버렸다.
이제 산동면으로 돌아가 우리 숙소 근처의 식당 옛날집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온갖 산나물과 흑돼지 구이가 오늘의 메뉴다. 미리 전화를 주었더니 주인장이 몇가지 나물을 더 만들어 놓았다. 더덕무침과 명이나물, 두릅, 접골목 나물, 파프리카 나물 등 접하기 어려운 몸에 좋은 나물들이 가득이다. 그리고 나중에 흑돼지를 서비스로 더 얹어주기도 하였고...넓은 마당 탐방까지 시켜 주어 맛있게 먹고 마을 이야기도 듣고 마당의 갖가지 나무 구경도 하고... 그저 주인장한테 감사할 따름이다. 가을에 이 마을에 다시 온다면 이 집에는 또 올것이다.
점심 식사 후 호텔 내방으로 돌아와 커피를 내려마시면서 쉬었다.
오후 4시 30분. 경순을 남원역까지 데려다 주면서 우리는 광한루를 가보기로 하였다. 남원까지는 30여분 소요.
예전에 가본 광한루는 땡볕에 사람들이 많아 좋은 기억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한가하면서 신록이 연못을 비추고 있어 정말 좋았다. 바람은 살랑거리고... 춘향이가 된 듯 거닐어 본다.
산동면과 남원을 오가면서 동네 정취를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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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서 살아보기 25일차. 마지막 날.
2021년 4월 8일(목) 날씨 정말 맑다.
벌써 마지막 날이다. 정말 좋은 휴양이었다.
이 더케이 지리산 가족호텔은 한달살기에 짱이다. 온천도 있고 호텔 직원들도 친절하고 다정하고..깨끗하고.. 근처에 걸어다닐 아름다운 장소가 널려있다.
일찍 일어나 짐을 꾸리고 남은 음식을 다 털어 아침을 만들어 먹고 체크아웃을 하였다. 현지 음식으로 살아보기가 목표였는데 정말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시작할 때 오일장에서 참기름과 달걀, 나물거리들을 구입하고 쌀 등도 다 현지 조달했다. 사놓은 먹거리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먹고 떠난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중간 중간에 동네할머니한테 나물도 샀었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서 떠난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지리산으로 들어가 보고 떠나기로 하였다.
그래봤자 노고단이지만... 천은사를 지나는 구례길로 가니 지난번보다 시간이 단축되었다.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맑다.
성삼재 휴게실에서 맥주 두캔을 색에 넣고 올라가 본다. 경치좋은 데크에서 한모금 할 예정이다. 맥주 한모금의 낭만에 대한 원을 풀었다. 노고단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이 구비친다. 노고단은 아직 신록도 꽃도 없다. 그러나 시원한 전망이 있고 구비치는 산능선이 있었다.
노고단에서 내려오니 2시가 다 되었다. 화엄사 입구 해성식당엘 또 갔다.
버섯전골은 여전히 약먹은 것 같고 각종 나물들이 다 맛있다.
오늘의 마지막은 오일장. 오후에 간 오일장은 파장분위기가 컸다. 지난번 장날에 많았던 두릎은 거의 없고 엄나무 순이 많이 나와있다. 난 엄나무 순과 쑥부쟁이 나물을 사서 들었다.
향언니가 차로 구례구역까지 태워다주었지만 우리의 기차는 이 구례구역에 서질 않는다. 그래서 부랴부랴 곡성역까지 택시를 타고 달리는데 이 곡성쪽 섬진강변이 꽤나 낭만적이다.택시 탄 것이 아깝지 않은 미니 드라이브였다.
기차 타기에 성공. 기차는 두시간도 채 안되어 우리를 광명역에 내려주었다.
25일만에 돌아온 광명. 정말 번화하다. 높은 건물들이 즐비하고...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다.

시골장의 재미는 모종상인 듯. 오후 늦게 갔더니 싱싱한 나물들은 많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