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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서 살아보기(2021.3.15~4.8)

지리산 자락에서 살아보기2(2021.03.18~21)

친구들이 떠나고 적막하고 텅빈 방에서 뒹굴 뒹굴 하다 3시가 한참 넘어서 호텔 뒤 솔봉을 트래킹하러 나갔다. 솔봉. 산수유와 매화와 진달래가 환상적인 숲이다.
잊을만하면 멀리 노고단이 보이는 전망이 나오고... 나는 가족호텔 뒷편으로 올라가 온천 호텔 쪽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을 하나도 만날 수는 없지만 편안하고 환상적인 산행이었다 진달래가 지천이다.
산에서 내려와 로컬 마켓에서 지리산 맥주 2캔을 사고 쌀과 기타 등등을 사서 들어왔다.
이 지리산 가족 호텔. 갈수록 마음에 든다. 마음을 땡긴다.

5일차 맑음
오늘은 걸어서 갈 수 있는 산수유 길을 걷기로 하였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안되어 나의 마음은 뛰기 시작하였다.
예쁘고 예쁘고 예쁜 길. 그리고 마지막에 만난 반곡마을은 한국에서 제일 예쁜 마을이라는데 그 이름 값을 한다. 세상에 이런 마을이 있다니... 였다.
마음이 업되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마을이 너무 예쁘다고 말을 거니 정말 살기 좋은 마을이란다. 마을 자랑이 크다.
오전 산책 후 숙소로 돌아오니 오후 한시가 넘어있었다. 서둘러 어제 해 놓은 나물과 김치 등을 넣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오일장에서 산 참기름이 고소하다.
한캔 남은 맥주도 홀짝.
점심 먹고 느긋하게 휴식. 책도 읽고 인터넷도 하고... 창밖을 멍때리고 쳐다보기도 하고... 힐링이다.
오후 4시가 넘어서 저녁 산책을 하러 아랫마을로 향했다.
"지리산과 하나되기" 카페에서 산티아고 사진전을 감상하고 주인장과 동네 이야기를 하다 원두 100그램을 사가지고 어슬렁거리며 돌아왔다.
난 이 곳이 정말 마음 편하고 좋다.

6일차 (20일) 토 비옴.
비가 온다. 비오는 지리산은 엄청 운치가 있다.
창으로 보는 구름에 잠긴 지리산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내 방에서 이런 광경을 맞이하다니 감격이다.
아침은 볶음밥을 해먹고. 어제 사 온 원두도 내려먹고. 느긋하게 오전을 지낸다.
11시가 한참 넘어 슬슬 나갈 채비를 했다. 비가 오니 구례읍 구경이나 해야겠다.
버스 시간표를 알아가지고 갔지만 버스는 올 생각을 안한다. 마침 택시가 오길래 잡아타고 구례로 향했다. 그런데 택시비가 엄청나다. 20분 남짓 달렸는데 2만원가량이 나왔다. 이왕 벌어진 거 즐기기로 하였다. 벚꽃이 꽤나 많이 피어있다. 며칠만 있으면 화려할 듯. 목월빵집 앞에서 하차.
그런데 빵집은 문이 닫혀있고 대기표를 뽑는데 오후 3시 30분에 오는 대기표다.
일단 구례읍을 이리 저리 다녀보기로 하였다. 낯선 동네 탐방하기가 내 취미 아닌가? 꽃구경과 나지막한 지붕이 있는 동네 구경.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걷다보니 오일장 스팟. 텅빈 거리에 식당들만 문을 열고 있다. 그 많은 노점상이 없으니 적막감이 돈다.
식당 골목안. 섬진강 수제비는 대기줄이 엄청나고. 난 그 중 사람들이 많지만 밖에서 한산하게 먹을 수 있는 가마솥 소머리 국밥집을 택해 점심을 먹었다.
명성에 비해 맛은 그저.... 내 입맛 탓인가?
식사 후 다시 읍 탐방. 만물상에서 때수건과 고무장갑을 사고 다이소에서 필요한 저장그릇도 사고.... 지리산 흑돼지로 만들었다는 편육도 사고..
이리 저리 걷다보니 공영터미널이다 터미널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발을 쉬게 한다. 비는 부슬 부슬 내리고... 이제 3시 30분. 빵을 찾으러 가야겠다.
가는 길에 이순신 장군이 임란 때 머물렀다는 손인필 집터를 둘러본다. 이 손인필은 이순신과 함께 조선수군 재건을 위해 구례지역의 여러 사창을 관리하고 있었단다. 임란 때 조선 수군의 중요함을 말해 무엇하리오.
이 손인필 집터 근처에 하나로 마트가 있다. 사과 등 먹거리 몇개를 샀다. 읍에 나온김에 쇼핑을 짱짱하게 하였다.
그리고 목월 빵집. 지역상권을 살리고 몸에 좋은 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단다.
주말에는 항상 대기가 엄청나다고. 몸으로 그 사실을 실감하였다.
하나로 마트 앞의 버스 정류장. 모든 일이 끝나고 난 후 여유있게 버스 시간에 댈수 있었다. 7-8번 버스. 온천정류소까지 20여분이 걸리는데 오는 길에 동네 구경이 쏠쏠하니 재미있다. 양 어깨에 오늘 수집한 짐들을 잔뜩지고 돌아오다.
호텔은 주말이라 엄청 사람들로 붐빈다.
방으로 돌아오니 말끔하게 청소가 되어있고 호박 부침개가 식탁위에 놓여있었다.
감동이다.
조금 쉬니 비가 그쳐 햇살이 나오는 것이 상쾌해 보였다.
저녁 산책을 하기로.. 저녁 산책은 사랑공원까지만. 두번째 가는 길임에도 예쁘고 좋다. 여기 있는 동안 이 동네 저동네 걸어다녀도 좋을 듯.

오일장이 없는 날에는 이렇게 한산하다.

소머리 국밥

구례 공영 터미널
중간 청소를 끝내고 호텔 측에서 놓고간 전

현호색-구례의 현호색은 싱싱하여 더욱 아름답다.

21일(일) 흐리다, 가끔 해가 반짝 나올 때도 있지만

오늘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반곡마을을 지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상위 마을을 지나 월계마을을 거쳐 걸어다녔다.

산수유가 절정이고, TV프로그램에서 반곡마을이 그제 방영되어서인지 관광객들의 차량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모두가 차를 타고 다니고 있었고, 나같은 뚜벅이는 없는 거 같았다.

그래도 이 모든 곳이 호텔에서 나의 발로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니... 난 더할나위 없이 즐겁기만 하다.

별 생각없이 호텔을 깃점으로 이 마을 저 마을 산책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좋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꽃속에 파묻혀 걷는 기분이란.

1.반곡마을-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2014년에 선정되었단다. 너럭바위가 있는 반석에 계곡이 흐르고 디딤돌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이뻐서 관광객들이 좋아한다고... 이 징검다리는 반곡마을과 대음 마을을 이어주는 마을사람들의 다리란다.

2.하위마을-넓은 계곡이 있어서 물을 이용한 방아가 많았다고 한다. 옛날에는 디딜방아 물레방아 벼락방아 3개가 있을만큼 방아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물레방아만 복원되어 지리산의 맑고 깨끗한 물로 만들어내는 방아소리를 들을수 있다.

3.상위마을-산수유 마을에서 가장 높은 하늘아래 첫동네라고 불리운다. 돌담길은 집을 이어주는 경계선으로 파란 이끼가 있고 다람쥐, 꽃뱀과 같은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산수유꽃이 필 때면 20만에서 30만의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오늘도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었다.

4. 상관마을- 산수유 문화관의 동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상관마을은 여순사건 때의 슬픈 이야기들이 많았다. 오빠를 대신하여 처형장에 끌려가면서 불렀다는 산동애가는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눈물짓는다.

--이상은 산수유 마을학교 학생들의 마을 소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