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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남미 여행 마지막날-상파울루 센트로에서

2020.01.28.() 맑고 더운데 힘들지는 않다.

쓴돈

01.28()

지하철 2

9

 

 

아침

18

 

 

점심과 물 등

85

 

 

프로폴리스

43

 

 

샤워비

25

합계:180

 

어제 밤 9시가 조금 넘어 잠이 들기 시작하여 아침에 일어나니 8시가 넘어 버렸다. 도시 생활이 피곤한지 룸메이트들도 나랑 똑같이 수면.

그녀들도 그들의 집 리우로 오늘 돌아간다. 그녀들은 30여분 비행. 30시간 비행. 서로 이야기하며 깔깔 웃었다.

난 일어 나자 마자 30시간 비행을 위한 준비로 노트북에 볼만한 드라마 다운 받기에 들어갔다. VIP를 다운받으려 했는데 넷플릭스에 없었다. 대신 다른거.

이 집의 와이파이가 빵빵해서 쉽게 다운 받아진다.

오늘 밤 1120분 비행기라 호스텔에 짐을 맡기고 길을 나선다.

문을 열고 길에 들어섰는데 호스텔 입구의 노숙자 아저씨가 물에 홀딱 젖은 채 슬픈 얼굴로 앉아 있었다. 나를 보자 뭔가를 하소연한다. 그의 눈빛이 너무도 슬퍼보여 가슴이 먹먹해졌으나 내가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하루 종일 그의 눈빛이 나를 따라 다녔다. 이 브라질은 노숙자 대책은 있는 것인가? 괜스레 브라질 정부 탓을 하고 만다.

그의 슬픈 눈빛을 뒤로 하고 난 전철을 타고 에스타도 미술관으로 향했다. 트립어드바이저 볼거리 부문 상파울로 1위를 차지한 미술관.

그러나 미술관은 작년 11월 부터 올 2월 말까지 리모델링 공사로 휴관 중이었다. 그러나 그 주변이 매력적이라서 용서가 되었다.

적어도 헛 걸음은 아니니까.

미술관과 인접해 있는 오래된 LUZ역과 LUZ공원은 그 곳까지 간 보상을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

상파울루는 곳곳에 훌륭한 공원들이 있는데 마치 정글처럼 울창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경찰들이 상주하며 지키고 있었다.

 LUZ공원도 역시 울창한 나무들로 깊은 그늘을 만들고 있었고 여기 저기 정자와 벤치들이 있어서 휴식하기에 좋아보였다.

나도 공원을 어슬렁 산책하며 힐링을 할 수 있었다. 루스 공원 바로 앞에는 기차역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루스역.

LUZ역은 오래된 커다란 역. 충분히 매력적인 역이다. 이역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싶을정도로.

LUZ역을 뒤로 하고 그냥 감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걷는다.

 이번엔 상 벤토 성당으로 향했는데 지난 토요일에 왔을 때는 닫혀있어 내부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역앞에서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요란한 경찰 사이렌 소리가 나서 보니 여러대의 고급 경찰차들이 줄을 지어 달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 웅성 모여있고 다수의 기자들도 취재경쟁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정장차림의 사람들을 뚫고 조금 한가해 보이는 사람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역시나 영어를 잘했다. 바로 앞이 정부 건물인데 지금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현관에서 간단한 브리핑을 하고 떠났단다. 예를들면 범죄와의 전쟁? 그는 범죄를 줄이겠다고 했다는데 내가 좀 자극적으로 해석해보았다. 10시부터 11시까지 브리핑이 있었고 내가 그곳에 있은 시간이 113분이니 대통령 일행이 금방 떠난 것이다.

그는 나를 정부 건물로 데리고 가서 현관까지는 괜찮으니 보란다. 내부로 들어가려면 지문을 찍어야한다고도 하고 아무튼 장황한 설명을 하였다. 나보고 브라질을 얼마동안이나 여행하냐고 물어서 3주정도 하고 오늘 돌아간다고 하니 브라질은 커서 3주면 어림없다고 다음에 다시 오란다. 다시 오고 싶다고 하니 엄청 좋아하고. 그와 기분좋은 작별을 하고 돌아서는데 거리에는 여전히 노숙자들이 많았다. 아침에 숙소앞의 슬픈 눈빛의 노숙자 생각이 나서 대통령이 노숙자 대책을 강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걸으면서 마트가 보여 생수 한병을 샀다. 0.92헤알. 중심가 거리에서 3헤알에도 팔았는데. 여행자 물가는 널뛰기를 한다.

오래된 철교를 건너니 금새 상벤토 성당.

오늘은 사람들이 극찬하는 내부를 보려고 다시간다

 사람들은 내부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일요일 미사 때의 그레고리 성가의 아름다움이 영혼을 흔들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일요일에 나는 다른 곳에 있었다. 이 곳엔 일찍부터 와서 줄을 서야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다고해서 포기한 것이다.

 여행 막바지의 나그네는 군기가 빠졌었다. 오늘 시간이 되니 내부라도...

상 벤토 성당의 내부는 격조 높음으로 가득 채워졌다. 들어서는 순간 보이지 않는 신에게 경외감이 느껴지는 성당이었다.

나도 모르게 기도를 했다. 이번 장기 여행을 잘 끝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마지막 집에 가는 길도 부탁한다고.

그리고 나와 내주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평화를 빌었다. 한참을 앉아 있게한 성당이었다.

지난 토요일 왔을 때는 인파들이 몰려 성당앞이 도떼기 시장같았었는데 오늘은 한산하고 평화롭다.

천천히 보행자 거리를 걷는다. 일없이 상가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거리 악사들의 공연에 발을 멈추기도 하고.. 어느새 12시 반.

오늘 점심은 깨끗하고 시원하고 대접받는 느낌의 식당을 택하리라.

그래서 택한 식당이 시립극장 근처의 유명한 독일식당. 길가다가 고급스러워보이는데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어 그냥 들어갔다.

커다란 홀에 탁자마다 흰 테이블보가 덮혀있어 내가 원한 그런 장소가 맞았다.

브라질 전통 음식인 무께까와 비슷한 음식을 시켰는데 값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음식은 푸짐하고 따듯하고 맛있었고.

사람들이 시킨 독일 음식들도 다 맛있어 보인다. 마지막 식사를 훌륭하게 마친다.

오늘 밤 비행기라 오늘의 관광도 하루 종일인 셈이다.

원래 계획은 쇼핑몰에 가서 영화한편을 보며 쉬는 것이었는데 미술관 때문에 오늘도 빡센 하루를 보낸다.

지난 토요일 내부를 보지 못했던 시립극장으로 갔다. 오늘은 문이 활짝 열려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복도와 중앙 현관 등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데 공연장은 가이드 투어를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단다. 가이드 투어도 물론 무료다. 그러나 나는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가이드 투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혼자 돌아다니면서 본 것 만으로 만족한다.

시립극장에서 나와 보행자거리를 좀더 걸으면서 건물안의 아케이드 형식의 가게들을 들어가 보게 되었다. 꽤 괜찮은 가게들이 많았다.

대로변의 가게들보다 좀 더 알찬 가게들. 사고 싶은 물건들이 꽤 있었으나 이제 구입할 헤알이 없다.

도시안은 들어가 볼수록 재미있는 듯하다.

살바도르에서 만난 가족은 상파울루가 위험해서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는 위험한지 잘 모르겠다.

물론 노숙자들이 많아 그런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사람많은 도심의 노숙자들은 나처럼 가난해 보이는 여행자는 관심이 대상이 아닌 것 같았다. 누구도 나에게 위협을 가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니까.... 물론 으슥한 곳에는 잘 가지 않는 조심을 하긴 했지만.

내가 느낀 상파울루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라는 느낌. 일단 쉴 수 있는 울창한 공원이 많았다.

 도심에도 보행자 도로가 많고 그 도로마다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벤치가 많았다.

특히 일요일 보행자 도로로 변한 파울리스타 거리는 감동이었다.


우리 나라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브라질에서 카드 복제가 많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이 곳 브라질은 모두가 카드로 결재를 한다.

파울리스타 거리의 옥수수 노점상도 카드결재를 받았고.

이 들의 카드는 안전한가? 의구심이 들었다. 나도 조심하느가 카드 사용을 자제했는데....

조금 일찍 호스텔로 돌아왔다. 입구의 슬픈 눈빛을 했던 노숙자는 어느새 평상심을 되찾았는지 편안한 얼굴로 앉아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에게 이제는 괜찮냐고 말을 거니 웃는다.

호스텔에서 짐을 찾고 이틀간의 비행에 대비. 샤워를 하고 쉬면서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공항으로 고!







































우리 호스텔 리셉션에 그려져 있는 세계지도. 세계가 다 붙어있는 재미있는 지도다. 원월드.

상파울루 룸메이트 줄리아나가 어제의 뻬뻬로 답례로 준 브라질 과자.

 달달한 데 중독성이 있다. 맛있는 달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