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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좋은 공기-부에노스 아이레스1-

2019.12.25~26(수~목) 이틀다 날씨가 맑다 저녁에 비가 온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바람도 안 불고 따듯하다, 아니 살짝 덥다.

쓴돈

12.25()

공항가는 택시비

400

 

 

공항 커피와 스낵

170

 

 

부에노스 공항 택시비

1.800

 

 

부에노스 숙박비 2

1,020

 

 

저녁 피자와 음료수

140

합계:3,530

12.26()

아침 카페 팁포함

355

 

 

점심

510

 

 

생과일 쥬스 등

190

 

 

비타민 씨 등

+교통카드와 충전

624

200

 

 

과일과 채소 등

300

합계: 2,179


2019년 12월 25일(수)

우수아이아에서의 생활도 훌쩍 지나가 버린 듯하다. 너무나 편하고 안락한 생활을 한 우수아이아. 생각만큼의 절경은 없었다.

그러나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적당하게 있는 그런 곳이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어서 황량하지도 않는 세상의 끝.

그 곳은 산과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세상의 끝에 왔다고 감동에 겨워하는 관광객들도 있었고.

이 우수아이아 호텔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는다. 수박과 메론,파인애플, 사과, 복숭아, 바나나, 복숭아 통조림과 포도 등 각종 과일이 푸짐하게 나왔던 이 집 아침을 그리워 하리라. 이 호텔을 예약할 때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해서 조식값을 일박에 5불씩 지불하게 되어있었다. 그런데 2박 더 연장하면서 조식을 그냥 먹으라고 했었다. 돈을 더 안내고 먹어서 더 행복한 아침식사였나?

호텔 지배인에게 택시-이 우수아이아에선 아무리 가난한 배낭 여행자라도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다. 공항가는 다른 교통수단은 없다.-를 불러달라고 해서 정말 편하고 쉽게 공항에 진입하였다. 15분정도 소요됐나?

오늘 부에노스까지 타고 갈 비행기는 라탐항공인데 앱에서 부칠 짐값은 아무리 지불하려해도 안되었었다. 미리하면 50퍼센트 할인이라서 16불이면 됐었는데 지불이 안되어 이제는 32불이 되었었다. 그나마 이 것도 지불이 안되고.

그래서 체크인 할 때 돈을 지불할 수가 없었다고 했더니 걱정하지 말란다. 그러더니 그냥 무료로 짐을 부쳐 주는 것이 아닌가?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작은 행운이 나에게 찾아왔다.

비행시간이 3시간 30분 정도 되는 라탐항공은 고맙게도 기내식도 주었다. 커피와 각종 음료수, 그리고 스낵까지.

그동안 남미에서 탄 저가항공들은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친절하게도 승무원들은 여러번 왔다 갔다 하면서 더 필요한건 없는지를 묻는다. 이 비행기에서 우리나라 청년 H를 만났다. 그는 에콰도르부터 페루, 볼리비아,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145일간 다닌단다. 이제 나와 같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일정만 남아 있었다. 여행을 다 동영상으로 담아서 유튜브에 올린단다. 그가 공항에서도 카레라를 보며 자꾸 한국말로 뭐라 뭐라해서 인사를 했었다.

공항에서 부에노스 시내로 들어오는 방법을 숙소까지 연결해서 데려다 주는 버스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H와 둘이라서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엄청 비싼 택시지만 내가 H보다 비행기도 싸게 사고 짐값도 안내서 나에게 온 행운을 나누어 주는 셈으로 택시비를 내가 내기로 하였다. 그래야 다음에 또 행운이 올 것이므로..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그리고 들어온 부에노스 시내는 전혀 낯설지 않고 마치 우리나라 영등포의 어느 곳을 지나는 것 같았다. H의 숙소를 먼저가서 내려주고 나의 호스텔로 왔다. 기사는 처음 이야기 했던 1,500페소가 아니라 300페소를 더 달란다. 두군데를 갔으니까...나에게 꺼내 놓은 돈이 없어 1,770페소를 탁탁 털어 가지고 가버렸다.

호스텔을 현대적이고 깔끔했다. 방은 혼성 4인실 도미토리, 방에는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었다. 침대도 2개는 1층침대, 하나만 2층 침대다. 나의 침대는 1층침대고.. 사물함도 있고 다 좋았다. 쾌적하고... 

 문제는 동거인들. 한명은 중년의 이탈리아 남이고 한명은 젊은 스페인 남 이렇게 오늘밤은 셋이다.

그런데 젊은 스페인 남의 옷에서 쉰내가 심하게 나고 서양인 특유의 체취가 장난이 아니었다. 방안 가득 냄새가 퍼졌다.

덥고, 나중에 에어컨을 켜서 조금 해결했지만 잠을 설쳤다. 자는 둥 마는 둥. 여행와서 가장 못 잔 하룻밤이다.

이 집에서 이틀만 보내고 옮기기로 한 것이 정말 잘 한 것 같다.


우수아이아 공항에서...

누군가를 환영하는 가족들 같은데 작은 꼬마가 노래를 계속 불러 재미있었다.

상공에서 본 부에노스 아이레스

호스텔 로비

호스텔 수영장.

2019.12.26(목)

아침 8시. 이 방에는 아무도 안 일어난다.

누군가 일어나기 전에 방을 벗어나야겠다는 심정으로 일어나 대충 씻고 주섬 주섬 챙겨가지고 길을 나섰다.

 이 호스텔도 아침 불포함이다. 아침을 먹으려면 3불을 따로 내야하는데 아침이 별거 없는거 같았다. 토스트랑 잼과 커피.

오늘은 대도시의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제일 먼저 갈 곳은 어제 비행기안에서 읽은 5월 광장으로 정하였다. 역사적인 장소.

1810년 5월 25일. 광장과 국회의사당 사이를 잇는 약 1.5km 도로에서 아르헨티나의 독립 혁명이 봉기해 현재의 5월가가 되었단다.

5월 25일은 나의 생일이기도 하여 부에노스에서 가장 먼저 갈 곳으로 정해 놓은 것이다.

호스텔에서 길을 물어가지고 나와야했는데 그냥 나왔다. 호스텔 주변 동네를 걸어보고 대충 감을 잡아 가려고...

어제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더니 오늘은 하나씩 하나씩 문을 열기 시작하고 있었다.

일단 내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교통카드-SUBE-를 사는 것. 동네 사람들에게 물으니 지하철역으로 가란다. 그들이 알려준 방향으로 걸어 가니 지하철 indepensia 역이다. 카드값90페소애 110페소어치 충전을 더해 200페소를 지불하였다.

지하철 E선을 타고 3정류장 정도를 가서 Bolivar역에서 내리니. 5월 광장이었다.

지하철을 나오자 마자 5월 광장과 세월을 같이한 고풍스런 카페겸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여기에서 세트 메뉴 아침을...

커피와 토스트와 오렌지 쥬스로 이루어진 가장 심플한 메뉴를 골랐는데 커피도 맛있고, 오렌지 쥬스의 신선한 맛도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정장을 입은 웨이터들과 이집에 와서 신문을 보며 커피와 간단한 스낵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치 타임머신을 탄 느낌을 주었다.

이제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본격적인 5월 광장을 즐기러 간다. 약 19미터에 달하는 흰색의 '5월의 피라미드'가 있고 바로 앞에는 거대한 아르헨티나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광장 주변으로 카사 로사다라는 분홍색 건물인 대통령 궁이 있고, 대성당과 카빌도-스페인 식민지 시대에는 행정기관으로, 독립 후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시의회로 사용한 건물로 이 건물에서 1810년 5워 25일. 많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층에서 독립선언이 이루어졌단다.-건물이 있다.

이 광장은 대통령 취임식,수많은 집회와 시위, 월드컵 축구 우승 기념식 등의 국가의 역사와 함께 하며 많은 인파가 모이는 장소가 되었단다. 5월의 탑 근처에는 아르헨티나 국기의 창안자 마뉴엘 벨그라노 장군의 기마상도 있었다.

기마상과 카사 로사다-일명 분홍의 집,원래는 침략군으로 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한 요새로, 1873년과 1894년에 걸쳐 지어진 스페인 로코코 양식의 건물이란다. 건설에 착수했을 당시 대통령 사르미엔토가 붉은색의 자유당과 하얀색을 표방하는 연합당의 단합을 위해 분홍색을 칠해서 분홍색 집이란다.-를 함께 사진을 찍어 보았다.

광장에 있는 대성당은 1827년에 완성된 네오 클래식 양식의 건물이었다. 대성당 정면 오른 쪽에 빨갛게 타오르는 불꽃이 있었다. 완성당시부터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있단다.

대성당 안에는 남미의 영원한 영웅 산마르틴 장군의 관이 안치되어 있어. 매일 근위병 교대식이 대통령 궁과 산마르틴 장군의 관까지 오고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마침 내가 대성당에 있을 때 교대식이 있어 그 신기한 경험을 하였다.

성당은 정말 웅장하고 컸다. 그동안 남미에서 본 가장 크고 규모있는 성당인 듯.

성당에서 나와 카빌도 건물내의 5월 혁명 박물관으로 향했다. 식민지 시대부터 사용해온 물건들이 전시 되어있고 아르헨티나 역사를 말해주는 물품들이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2층에선 5월 광장이 쫘악 펼쳐져 보였다.

카빌도를 나와 난 다시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12시 30분 미사에 참여하려고...

까미노 길 내내 숙언니와 성당 미사에 참여한 것이 버릇이 된 듯.

미사 도중 남성의 목소리로 성가가 불리워 졌는데 너무나 아름다워 천상의 목소리 같았다. 고급 콘서트를 들은 거 같았다.

이 대성당은 미사가 진행 되는 데도 관광객들이 가운데를 왔다 갔다 하고 근위병 교대식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미사가 끝나고 다시 5월 광장을 둘러보는데 대통령 궁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불러대는 함성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방송국 카메라도 많이 와 있고. 나도 궁금하여 같이 기다렸는데 한참 후에 대통령이 테라스에 나와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바로 이 테라스에서 페론대통령과 에비타가 10만명이 넘은 군중들에게 연설을 했다고 하던데....

뜻밖의 경험이었다. 벌써 2시, 뭔가를 먹어야겠다.

무작정 사람들의 무리를 따라 걷다 보니 보행자 거리 플로리다 거리다. 여기 저기에서 깜비오를 외치는 데 난 환전할 달러가 없다.

갤러리와 카페, 옷가게 등 정말 많은 가게들이 있는 이 거리는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거리 같다.

이 거리의 한 식당에 사람들이 많길래 들어가 주문을 했다. 오늘의 메뉴. 음식값이 파타고니아보다 훨 싸다.양도 많고.

맛은 그냥 저냥. 식당에서 나와 거리에서 직접 짜주는 오렌지 쥬스도 먹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며 오고 가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오늘의 마지막 포인트는 세계에서 몇번째로 크다는 오벨리스크. 도로변에 있어서 접근 하기 좋고 사진 찍기도 좋았다.

오벨리스크에서 호스텔로 돌아 오는 버스를 타는데 목적지를 말해야하는데 그냥 타니까 기사가 뭐라 뭐라한다.

이 것이 오늘의 실수. - 부에노스의 버스는 거리에 따라 요금을 낸다. 그래서 목적지를 이야기 해야하고 그 목적지를 이야기하다 보면 버스를 잘 못 타는 것을 교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난 기사에게 목적지를 안 이야기해줘서 반대 방향으로 가고 말았다. 그래서 계획에 없던 부에노스 도시 버스 투어를 했고.

우여 곡절 끝에 돌아온 동네 입구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산텔모 시장이 있었다. 시장 구경을 지나칠 수가 없어 들어가서 이리 저리 기웃거리다 야채 몇가지를 사들고 왔다. 오늘 저녁은 야채와 과일.

내일은 다른 호스텔로 이사를 간다.


아침 먹은 카페. 1810년부터 있었다고



이 광장에선 국기사랑이 지극하다. 국기 판매상

5월 기념탑


대성당 한켠의 꺼지지않는 불



대성당으로 향하는 근위병들




산마르틴 장군의 석관


마치 국회의사당 같은 대성당


아르헨티나의 지하철은 숩테(subte)라고 한다.



카빌도 5월 혁명 박물관에서 바라본 대성당



까빌도에서 바라본 5월 광장.

여기에선 아르헨티나 독재 정권 시절 사라진 가족들에 대해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흰 스카프를 두른 어머니들의 집회'가 여전히 매주 목요일에 열리고 있단다.

오늘이 목요일인데 집회가 열리는 오후 3시에 난 이 곳에 없었다.



아르헨티나 국기의 창시자 마뉴엘 벨그라노 장군의 기마상


테라스에 대통령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민과 관광객들




테라스에 나타난 대통령.



1946년 도시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플라자 데 레푸블라카 광장 중앙에 세워진 오벨리스크.

4주라는 짦은 기간에 공사를 마쳤단다. 높이 67미터. 바닥 넓이49제곱미터다.

건축가 알베르토 프레디쉬가 디자인했단다.

산텔모 시장, 골동품 가게들이 꽤 있었다.



일요일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산텔모 시장은 평일에도 골동품가게가 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