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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좋은 공기-부에노스 아이레스 2-

20191227() 어제 저녁에 비가 와 걱정했으나 다행이 아침엔 맑았다.

쓴돈

12.27()

조식 호스텔

200

 

 

chejuan 호스텔숙박5

7,414

 

 

점심 팁포함

1,095

 

 

커피와 물

145

 

 

유심충전

200

 

 

탱고교습 기부금

200

합계:9,394

 

어제밤에 우리 방에는 4명이 다 찼다. 프랑스 여성 한명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와 같이 엘 찰텐에 일주일이나 머물렀단다. 나보고 어느 숙소에 묵었냐고 묻는다. 자기가 내 얼굴을 본 거 같다고... 그리고 트래킹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일주일 내내 걸어다녔다고... 20대 젊은 여성인데 걷는 걸 좋아 하는 걸 보니 괜스레 호감이 갔다. 자신은 휴가가 2주일 밖에 없어 더 있질 못하였단다. 부에노스에서도 짧게 있어야 한다고..

그녀는 오늘 아침 일찍 떠나버렸다. 새벽 6시쯤.

방안의 다른 두사람이 일어나지 않아 나두 덩달아 늦게까지 침대에서 비비적 거렸다.

사실 오늘 체크아웃을 하고 이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바쁠게 없다.

830.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일어나 씻고 짐꾸린다.

오늘은 이 집의 조식을 먹고 떠나야겠다. 조식값 220페소인데 큰돈 밖에 없어 200페소에 먹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집의 조식도 꽤 실했다. 과일도 많고..단 달걀이 없다.

카운터에서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여 택시로 옮기기로 했다. 택시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 택시비는 140페소(3,000원 정도)

새로 옮긴 숙소는 시내 한 복판에 있어 교통이 상당히 편리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필요한 상점들도 근접해 있고. 방도 꽤 여유롭고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도록 개인 침대에 커튼이 쳐져 있다. 주방 등 여러 가지 편의 시설도 많고. 유럽의 좋은 호스텔에 견주어봐도 손색이 없는 시설이다. 역시나 이 좋은 호스텔엔 한국인들이 많다. 나 말고 5명이나 더 있는 거 같다. 이들과의 대화도 다른 외국인들과의 대화 만큼 짧다.

내가 여행하는 걸 보고 다들 대단하다고 하고... 외국인도 한국인도..

체크인이 2시로 되어있어 일단 짐을 맡기고 거리로 나왔다. 유심 재 충전을 해야해서 충전 키오스크를 찾다 우연히 들르게 된 은행 박물관.

 

아르헨티나에는 신이 밤새 뿌린 씨앗을 인간은 거두기만 하면 된다는 속담이 있단다.

버스로 40시간 이상 달려도 평평한 풍경만이 펼져지는 풍요로운 팜파스는 아르헨티나를 세계 5대 강대국으로 수직상승 시켰단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19세기 팜파스에서는 풀을 뜯던 소를 잡아 소가죽만을 벗겨 유럽 등지로 수출했다고. 비옥한 땅에서 엄청나게 늘어나는 소 때문에 소가죽만 벗기고 남은 고기는 먹을 사람이 없어 들판에 버려졌을 정도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 냉동선이 도입되면서 팜파스의 모든 산물은 기차를 통해 수출되었고, 세계를 상대로 했던 이 무역은 거대한 이익을 남기며 아르헨티나에 부를 안겨 주었단다.

 

그래서 그런지 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굵직한 은행들이 많았다. 은행 건물들의 규모와 사치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 안그래도 은행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 은행박물관이 떡하니 앞에 있으니 들어가 볼 밖에... 관람료는 무료였다. 각종 동전과 지폐들을 전시해 놓았고. 스페인어로 되어있어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 일층에는 현대 화가들의 작품도 전시해 놓고 있었다.

은행 박물관에서 나와 대책없이 걸었다. 걷다보니 거대한 건물이 있고 앞에 공원이 있어 가보니 Centro Cultural Kirchner이었다. 건물앞의 계단에 많은 관광객들이 그냥 앉아 쉬고 있어 나도 따라 쉬고. 이 건물은 아름다운 문화센터로 내부를 볼 수 있다는데 내가 갔을 때는 문이 닫혀 있었다. 앞에 거대한 청동상이 있어 사진이나 한 장 찍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이미 오후 1시가 넘어 점심 먹을 때를 기웃거리다가 엔텍한 식당 하나를 발견하였다. 오래된 사진들로 분위기를 내고 나이든 웨이터들이 서빙하는 곳. 이 식당에서 나는 샐러드와 등심 스테이크를 시켰다. -채식주위 포기- 원래 이 식당은 피자가 일품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홀에 가득찬 사람들 대부분이 피자를 시킨다.

그러나 스테이크와 샐러드도 맛있었다. 분위기도 좋고....이제야 부에노스에 와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한 셈이다. 식사후 탱고 공연을 검색하다가 티켓 부스가 있다고 하여 찾아갔는데 없어졌다. 그냥 호스텔로 돌아왔는데 리셉션에서 오늘 밤 730분에 탱고를 하는데 가려는지 묻는다. 무료라고... 장소는 자기들이 데려다 주겠단다. 올커니 하고 이름을 적어 놓았다.

7시가 조금 넘어 리셉션에 가서 이름 적어 놓은 종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탱고 공연이 아니라 교습이란다. 아이구 어쩌나? 이 몸치가? 약속은 해 놓았고..

교습은 어디를 가는 것이 아니라 이 호스텔의 리빙룸에서 한다. 의자들을 다 치우고.

탱고 강사는 남1,1, 두명이 왔는데 처음에 배우러 온 학생은 서양남 한명과 나였다. 일대일 강습이 될 뻔하였으나 곧이어 2명이 더 와서 총 4명의 학생이 배우게 되었다.

기본 스텝들을 배우고 그 것을 연결하는 것을 2시간 가량 했는데 난 같이 할 때 온몸이 굳어져서 계속 릴렉스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엇 비슷한 듯. 특히 남자 강사가 상당히 진지했는데 음악을 듣고 필을 느끼라고 이야기한다. 필을 느끼기에는 아직 너무 정신이 없다. 2시간이 훌 지나가 버렸다. 뻣뻣한 자세로 잘 못했지만 탱고에 입문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내일부터 몇군데 탱고를 볼 예정인데 느낌을 알고 보게 되어서 괜찮은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함께 배운 사람들은 괜스레 가까워 진 것 같았다. 복도에서 만나면 마구 반가워한다.

여행을 하다 별 경험을 다한다. 계획하지 않았던 탱고 교습까지 받고.. 물론 이 탱고 때문에 남미에서 몇 개월 체류한다는 한국인도 있다고는 하지만.

오늘 이 호스텔에 묵었다가 떠난 한국 중년 남성은 자기는 탱고 공연을 비싼 돈 들여가며 한번 봤는데 별로라고... 그리고 이 부에노스에 3일 있었는데 할거 없어 지루했다고 나보고 열흘씩 뭐하고 있을거냐고 묻는다. 난 벌싸 3일째인데 본 것이 별로 없는데....앞으로 방문할 곳이 너무 많은데.

이 호스텔에 12일째 묵고 있다는 한국 여성은 부에노스 너무 좋다고하고..

   

에비타가 지페에도

은행박물관

점심 먹은 식당

탱고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