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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엘 찰텐 트래킹-360도 파노라마 전망 Tumbado 트래킹-

2019.12.20.(금) 바람이 적고 맑으나 흰구름은 많음.


쓴돈

12.20()

공항버스비

1,000

 

 

우수아이아행 항공짐값

720

 

 

음식비

500

합계:2,220


어제 긴시간(6시간 반) 트래킹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2~3시간 미만의 짧은 트래킹을 하려했었다.

내일 우수아이아로 가니까 여유를 가지자 했는데, 검색하다 매력적인 트레일을 발견하였다.

트립 어드바이저 수백개의 댓글에도 결점없는 별 다섯개를 받은 트래킹. Loma del Plieque Tumbado .

이 트레일은 최종 목적지에서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그리고 커다란 호수까지 360도 전망을 볼 수 있단다.

그리고 가는 길에 운대가 맞으면 콘도르의 비행도 볼 수 있다고. 거리는 편도 10키로, 왕복 20키로다.

난이도는 둘로 나뉘었다. 누군가는 피츠로이 보다 쉽다고 했고 누군가는 너무도 힘들어서 죽을 뻔 했다고 했다.

아마도 전자는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안부는 날 트래킹 했을 것이고 후자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 트래킹 했을 것이다.

나는 조금 갈등하다가 결정했다. 일기 예보에 의하면 오늘 바람이 적다 했으니 가보자고.

길을 떠나려 하는데 안나가 조식을 먹고 있었다. 어제 피츠로이 트래킹은 어땠냐고 물었더니 너무 힘들어서 좋은 줄 모르겠단다.

지금까지 온몸이 아프다고... 오늘은 그냥 푹 쉬라고 당부하고는 나는 오늘 Tumbado 트래킹을 할거라고 하였다.

안나는 Tumbado가 어딘지 잘 몰랐고 호텔 지배인이 알아듣고 너 잘 결정했다고 부추켜 주었다.

Tumbado는 콘도르 전망대와 입구에서 길이 나뉘어진다. 

트래킹 하기 전에 버스 터미널에 들러 내일 갈 공항버스를 예매했다. 아침 9시거로.. 모든 버스 회사가 8시거만 있는데 터미널에 들어가서 등지고 오른 쪽 끝에 있는 회사만 9시 버스가 있다. 이 회사는 미니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각 숙소마다 돌며 실어오는 픽업 기능까지 겸하고 있다. 나는 버스터미널이 가까워 픽업은 요청 안하였다. 가격은 칼라파테 가는 거랑 동일한 1,000페소.

칠레건 아르헨티나건 페루건 버스 예약과 탑승할 때는 여권이 필요하다. 호텔에 두고온 나는 사본으로 대체하였고.

 이제 국립공원안내소를 지나 Tumbado팻말을 보며 걷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엘 찰텐에서 가장 긴 트래킹 Laguna Toro와 길이 같다가 나중에 갈라진다.

길은 초장부터 오르막이다. 완만한 오르막. 남미 오기전에 한 구름산 전지 훈련이 빛을 발하는 듯. 이제 웬만한 오르막에서는 호흡이 가쁘지 않다. 이 오르막은 이 트래킹 끝까지 지속된다.

10키로를 가면서 고도 1100미터를 올라간다.

길은 처음부터 너무나 아름다워 힘들면 다 가지 않고 여기까지만 가도 될 거 같은 아름다움이 지속되었다.

깊은 계곡과 들꽃이 만발한 넓은 초원 배경엔 설산들. 황홀한 길이다.

그런데 Laguna de Los Tres(피츠로이 트래킹)와 Laguna Torre 보다는 덜 알려진 탓인지 사람들은 많지 않다.

간혹가다 몇사람이 보여질 뿐. 충분히 명상이 가능한 길이었다.

계속되는 오르막임에도 그다지 힘들다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완만함 때문인 듯.

이길에는 화장실도 없고, 앞의 두 유명 트레일에 1키로마다 있던 표지판도 없다.

그저 앞서 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과 길임을 표시해둔 나무 막대기만 있을 뿐. 그래도 길 잃어 버릴 염려는 없는 길이다.

이 파타고니아 트래킹 길들이 다 그렇 듯. 마지막 길은 자갈길이었다. 그리고 우뚝 선 높은 산을 그대로 올라야하는 길이었다.

오늘 바람이 없으니 망정이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정말 힘든 길일 듯하다.

높이 올라가면서 점점 멋있어지는 전망. 마지막 꼭대기에서 보여지는 전망은 이세상 전망이 아니었다.

진짜 360도 전망. 매혹적인 녹회색 빛 강처럼 넓은 호수와 세로토레 그리고 피츠로이 등이 360도로 빙 둘러쳐 있었다.

위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으나 이 전망의 끝판왕과 같은 이 곳에서는 금방 내려가기가 싫었다. 바람막이 바위를 하나 발견하여 거기에 의지하여 샌드위치도 먹고 물도 마시고 그리고 멍도 때려가며 오래 오래 있었다.

지금까지 한 모든 트래킹을 통틀어 가장 멋진 곳이었다. 괜스레 옆사람에게 정말 멋지지 않냐고 말도 막 걸어보고... 모두가 너무 너무 아름답다고 답한다. 바람 속에 그냥 누워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힘들지만 오길 잘했다고 자꾸만 온 나를 칭찬하고 있었다.

이 길은 내려오는 길도 또한 멋지다. 내려오다 넓은 초원에 사람들이 드러누워 있길래 나도 초원으로 들어가 신발까지 벗고 누워보았다. 푹신한 매트리스처럼 온몸을 감싸는 맛이 너무 좋다. 그리고 누워서 하얀 구름을 바라보는 것도..

쉬다가 내려오니 피곤이 덜한 듯하다. 4시 30분 마을 도착.

8시간 걸린다고 써 있었는데 7시간 30분이 걸렸다. 9시부터 걷기 시작했으니까.

오늘이 엘 찰텐 마지막 날이니 단골집에서 맥주 한잔은 마셔주어야 겠다고 생각해 바를 찾아갔다. 6박하는 동안 이 집만 3번째.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한다. 맥주 한잔을 시키고 스튤에 앉았다. 역시나 나에게만 땅콩을 준다.

맥주를 주는 여직원에게 이 집 맥주 맛있어서 3번이나 왔다고 하니 나를 벌써 알고 있단다. 내가 내일 떠난다고 하니 많이 아쉬워해주고. 여행지에서의 작은 단골집. 괜찮은 따듯함을 주는 것 같다. 나오는데 건강하게 여행 잘하라고 인사해준다.

오늘. 뿌듯하고 황홀한 날이나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빨래는 해야하고 짐도 싸야하고.. 내일은 우수아이아로...

저녁은 야채만 넣은 엠빠라다와 바나나로 해결하기로 했다.


엘 찰텐에 관해 한마디:

엘 찰텐은 트래킹의 천국이다. 무료로 자유롭게 자신이 일정을 짜서 점심과 약간의 간식, 그리고 물을 가지고 이리 저리 트래킹을 하면된다. 다양한 코스가 있어 최소 일주일은 있어야 엘 찰텐의 참 맛을 알거 같다. 주방있는 숙소를 구해 한달정도를 살면서 이리 저리 트래킹해도 좋을 곳이다. 내가 보기에 히말라야 트래킹 못지않는 매력이 있는 곳.

우리나라 많은 여행자들이 2박3일 정도를 머물면서 피츠로이나 콘도르 전망대 등만 다녀오거나 날씨가 안맞아 그냥 가기도 하는데 좀 여유있는 일정을 잡아 이 마을에 머물러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뚬바도까지 10키로

초장부터 이렇게 올라간다.







목적지 가까워 오면서 돌길





요산 꼭대기가 오늘의 목적지다.



파노라마 전망은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어 동영상을 찍었는데...





















이 초원에 사람들이 각기 누워 쉬고 있어 나두



요 계곡에서 콘도르가 날기도 한다는데 오늘은 흔적도 없다. 나랑 콘도르는 인연이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