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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엘 찰텐 트래킹-Laguna Torre-

2019.12.19.(목) 구름은 있지만 바람이 적고 맑다.

쓴돈

12.19.()

저녁

740

 

 

마트

370

합계: 1,110


오늘은 40대 동갑나기 친구들인 미씨와 희씨가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떠나는 날이다.

그들은 5년에 한번씩 장기 여행을 함께하기로해 이번에 남미 45일간 여행을 하는 중이란다.

둘이서 꿍짝이 잘 맞아 재미있게 여행하고 있다. 이 호텔 로비에서 만나 와인도 같이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이틀밤을 보냈는데 이제 떠난다. 시간이 없고 날씨도 안 받쳐주어서 피츠로이 등반도 못하고 가는 것이다.

이틀 함께했다고 떠난다니 섭섭하다. 이들과 아침식사를 함께하려고 나도 일찍 일어났다.

밥 같이 먹고 떠나 보내고나니 나도 길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섬 주섬 챙겨서 오늘의 트래킹을 떠난다.

오늘의 트래킹 코스는 호텔 여직원도 극찬하는 Laguna Torre.

편도 9키로로 왕복하면 18키로다. 평균 6시간 걸린단다. 안나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다녀서 편도 4시간 걸렸다는데...

나두 안나처럼 천천히 왕복 8시간 걸려 갔다오기로 했다. 지난번 피츠로이 때 조금 빨리 걸었더니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가서 걱정스러웠었다. 오늘은 시간도 널럴하고..

햇빛이 찬란하고 바람도 거의 안 불어 걷는 걸음이 상쾌하다.

Laguna Torre는 입구에서 3키로 정도는 오르막이다. 그러나 이 오르막이 힘든 것은 아니고..

그러고 나서는 거의 산책길 수준이었다.

3키로 지점에 전망대가 하나 있고 그 근처에 화장실도 있다.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피츠로이 코스는 엘 찰텐 오면 누구나 가는 코스라서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거기에 비하면 조금 한산한편이다. 이 코스는 피츠로이 강을 끼고 걷는 아름다운 길이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이 코스만 선택해서 걸어도 될 것 같은 길.

마지막 Laguna Torre 근처의 캠핑장에 화장실이 또 하나 있다.

천천히 천천히 걸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제시된 시간인 3시간이 채 안걸렸다. 쉬지않고 걸어선가?

오늘은 가는 내내 바람도 안불고 날씨도 좋아 아주 편하게 트래킹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Laguna Torre를 가니까 거기는 정말 센 바람이 부는 것이었다. 빙하가 덮힌 산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도 있는 호수. 그 호숫가에서 여유롭게 경치를 즐기며 점심을 먹으려던 야심찬 계획이 무너졌다. 바위 틈에 숨어있다가 간신히 사진 몇장 찍고는 마지막 목적지를 이탈하고 말았다.

조금 내려와 캠핑장에 오니 다시 바람이 안 분다. 캠핑장 나무 등걸에 앉아 아침에 싼 샌드위치와 과일 등을 먹으며 쉬었다.

되돌아 오는 길도 바람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전망대마다 앉아 쉬면서 물도 마시고 과자도 먹고 여유를 부렸다.

그래서 딱따구리도 보고.  나무를 부리로 딱딱 쪼고 있었다. 줌으로 당겼지만 사진엔 잘 안담긴다.

마을로 돌아오니 2시 30분. 정말 여유를 부렸는데도 왕복 6시간 반 밖에 안걸렸다. 돌아 올 때는 정말 많이 쉬었는데...

쉽고도 행복한 트래킹이었다.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극찬한 비건 식당엘 들렸다. 뒷마당에 하우스처럼 해놓고 직접 야채를 키워 요리하는 집이었다.

파스타를 시켰는데 양이 엄청 적다. 맛은 있는데 그리고 엄청 비쌌다. 댓글에는 비싸지만 파타고니아의 물가를 생각하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비싸다. 먹고나서도 뭔가 성이 안차 마트에 들러 빵과 과일을 사다 마구 먹어버렸다.

오늘은 4시에 일과 끝. 다시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부는 날씨로 변해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마을에서 보이는 피츠로이




































딱따구리를 찍긴 찍었는데... 머리에 빨간 띠







채식 식당의 비닐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