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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눈물 스리랑카

히카두워, 갈레

1월 5() 맑음

이번 여행은 새벽형 인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한낮의 햇살이 너무나 뜨겁기 때문에 새벽에 해 뜨기전에 돌아다니고 뜨거운 한 낮에는 집에서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신없는 툭툭이들로부터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고....

새벽의 기운은 항상 신선하다...

새벽 바다 수영을 꿈꾸고 수영복을 속에 입고 위에 원피스 하나만을 걸치고 해변으로 향했다. 해변은 적당히 고요했고 적당히 파도가 있었다. 시원하고...신발을 벗고 수영복도 입었겠다. 과감하게 파도를 맞으며 걸어가본다. 가다가 가져온 빵을 뜯어 던지니 물고기들이 몰려들었다. 서서 스노콜링을 하는 셈. 푸르고 맑은 물과 그 속의 물고기들 그 물고기 속의 나....

천국이 따로 없는 듯. 한가롭게 느기작거리면서 해변을 주욱 걷다보니 바닷가 한켠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모여있었다. 그들속에 합류해보니 커다란 바닷 거북이가 2마리가 있었다.

바닷가 가까이 온 거북이들... 참 신기한 만남이다.

거북이와 만난 해변은 넓게 해초들이 깔려있어 비단같이 부드러운 느낌이다. 해초들을 밟고 바다속으로 걸어가본다.

해변은 모래위로 조깅하는 사람들. 그리고 새벽 바닷속에 뛰어든 사람들. 우리같이 거니는 사람들이 드문 드문 있어 꽤나 평화로운 느낌이다.

아침 산책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수영장 옆에서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길을 나서니 이제 갈레로 가는 길이다.

이틀동안 여러번 다니면서 익혀둔 지름길로 이제 쉽게 기차역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히꺼두워에서 갈레까지 기차표 2등석 50루피, 표에는 40이라고 씌어져 있었지만 50루피는 이번에 오른 새 가격이란다. 지난번 콜롬보에서 히꺼두워갈 때도 160이라고 씌어져 있었는데 우리에게 210루피를 받아서 역에서 거짓말을 하나 황당해 했었다. 이제 모든 것이 해명이 된 듯. 벽에는 새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기차역은 한가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작은 간이역. 조금 일찍 가서 의자에 앉아있는 기분도 한가롭고...

기차는 20분 연착. 기차가 오자마자 올라가 보니 3등석이다. 30분 정도만 가면 되니 그냥 있기로... 그런데 현지인들이 주로 타는 3등석의 인심을 그대로 느껴본 칸이었다. 금방 금방 빈자리도 나서 우리 중 3명이 앉았고 나만 서 있었는데 옆에 앉아 있던 가족이 아이를 엄마 무릎에 앉히고 나보고 앉으란다. 선량하게 보이는 가족들. 그 배려가 참으로 고마웠다.

갈레 도착. 역은 항상 붐비고 어지럽다. 그래도 용감하게 구글지도를 이용해 숙소를 향해 걸어가본다. 역에서 6분 소요. 숙소 가까이에서 잠깐 헤멨지만 금방 동네 사람이 데려다 주었다.

숙소는 방두개 안 거실과 바깥거실, 그리고 주방이 있는 독채였다. 오래된 손때묻은 물건들이 있는 꽤 규모있는 살림살이를 한 흔적이 있는 집이었다. 바로전에 묵은 손님들이 이제 체크 아웃을 하는 바람에 이제야 청소를 시작하는 모양인데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표정이 참으로 선량해보였다. 청소도 진심을 다해 하는 것 같고...

우린 짐을 청소가 끝난 안방에 두고 점심을 먹으러 구시가로 가기로 했다. 픽미로 툭툭이를 불렀다. 네명이 꾸겨서 툭툭이를 타고 가는데 입구에서 엄청난 트래픽 잼에 걸렸다. 간신히 교통체증을 벗어나니 구시가가 금방이다. 전혀 스리랑카 같지않고 유럽같은 구시가. 그 한가운데 점심을 먹으러 온 햄버거집. 로켓버거. 트립어드바이저 1위집이란다. 가격은 꽤 센편.

그러나 육즙이 묻어나오는 상당히 좋은 품질의 수제 버거집이었다. 맛있게 먹었기도 했지만 이집 창가 자리에서 바라보는 거리의 풍경이 편안하고 정겨웠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오래된 거리. 이제는 상점들로 다 변했지만..

대충 눈요기만하고 다시 툭툭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려는데 픽미가 연결되질 않는다. 그냥 앞에 있는 툭툭을 200에 교섭해서 기차역까지만 오게 되었다. 기차역의 혼잡을 뚫고 다시 숙소로.. 숙소엔 청소가 다 끝나있고 아직 주인장은 오지 않았다. 얼마 후에 온 주인장. 40대 후반의 남자인데 이야기 하길 좋아하는 사람인 듯. 이 집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집이고 자기는 은행원이란다. 대출업무를 보는 25년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일하는 것이 지루하고 그만두고 싶단다. 대출받은 사람들이 갑질하는 것도 참기 힘들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월급도 묻고 그들의 월급도 알려주고... 사람들의 생활은 다 똑같다... 그리고 생각도 다 같고..

그가 자기의 차로 우리를 데리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주요한 곳을 한바퀴 돌아봐 주니 동네가 한번에 다 정리가 되는 듯하다. 특히 아침에 열리는 수산시장과 저녁에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수산시장을 알려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동네 한바퀴 돌고 숙소에서 쉬다가 다시 일몰을 보러 나갔다.

길을 알고 보니 구시가가 꽤나 가깝다. 갈레 요새는 마치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곽과 흡사했다. 성곽안의 사람사는 오래된 집들도 그렇고...바다와 면해있어 더욱 그런 듯..

해질무렵의 성곽은 꽤나 분위기가 좋았다. 반바퀴 정도 걷다가 성곽을 내려와 걷다 다시 툭툭이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와서 슈퍼에서 장을 봤다.

저녁은 미역국과 밥, 그리고 오이 초고추장 무침. 생당근 고추장 찍어먹기다.

미역국이 속을 따듯하고 부드럽게 풀어주는 듯. -여행 준비물 중에 미역과 작은 병의 참기름은 꽤 요긴 한 것 같다. 요리하기도 들고 다니기도 쉽고.-

오늘도 쉬엄 쉬엄 한 거 같았는데 하루가 빠듯하게 지나간 뿌듯한 하루였다.

주인장에게 누와라엘리야가는 렌트 차를 부탁하니 5시간 걸리고 15,000루피란다. 밴으로...

비싼거 같지만 그냥 하기로... 그가 해준 서비스가 마음에 들기 때문에..

 

쓴돈

기차표 50×4=200, 버스비 60(15×4)

점심 5140

툭툭 140, 200,200

장본거 713+520 1233 숙박비 135(458)

합계 : 7173

 

16()

어제 침대가 삐걱거려서 모두가 잠을 설쳤다.

나와 숙언니가 함께 쓴 침대는 눕기는 편안한데 움직이면 소리가 난다.

그래도 조금 잔 듯은 한데...

530분 약속 시간에 일어나 요새로 갔다..

가는 길은 이제 알아서 그런지 정말 가깝다.

새벽 요새 산책은 답인 듯... 마침 멋들어진 일출이 우리를 반긴다. 좋다! 성곽을 걷다 다시 내려와 새벽 수산시장으로... 배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들이 우릴 반긴다. 생선 자판뒤에서는 어부들이 고깃배를 들어 옮기고 있었고... 마치 티브이의 테마기행에 들어와 있는 듯.

우린 이 곳에서 새우와 은갈치 참치를 샀다.

사온 생선을 굽고 새우를 쪄서 아침을 먹으니 싱싱함에서 오는 단맛이 일품이다.

여행의 행복이 온몸을 감싼다. 커피도 내려마시고....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한낮의 더위를 피해 쉬는 맛이란..

정오 쯤 주인장이 와서 내일 타고 갈 렌트카에 대해 말해주고 자기 할아버지 유품들을 보여준다. 보물섬이라는 낡은 책도 있었다. 보물섬= 스리랑카

점심은 고구마를 삶아먹고 남은 생선 구워먹고. 또 과일 사다 먹고..... 오는 하루 종일 먹고 있다.

집에서 쉬고 있는 낮 동안도 시간은 순삭이다.

별반 한 일도 없는데 어느 덧 4시가 넘어 버렸다. 이제 저녁 여행의 시작이다. 일단 걸어서 카톨릭 성당을 찾아 갔다. 가는 길에 클락타워 건너편 다리를 건너 Dharmapala Park를 가로질러 가는데 젊은 연인들 커플이 장난 아니게 많다. 그들의 진한 포옹들이 민망하기 그지 없는데 안 보는 척 하면서 바삐 걸어갔다. 이 곳은 연인들의 성지 인 듯.

성당은 언덕 높은 곳에 있었다. 건물은 소박하고 주변은 깨끗하고 정갈하다. 미사는 본당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옆 건물에서 보는데 숙언니는 중간에 들어가기가 뭐하다해서 안 참가하고 본당에서 잠깐의 기도만 드리고 나왔다.

성당을 나와 입구에서 픽미로 툭툭이를 불러 구시가지로 갔다. 마치 유럽에 온 듯한 구시가지 거리를 거니니 쏠쏠한 재미가 있다. 구시가지 끝에서 위트레흐트 요새와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하얀 등대를 만났는데 마침 커다랗고 둥근 붉은 해가 바다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해앞에 커다란 배한척이 한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 갈레 포트의 분위기도 살짝 달떠 있다. 등대 앞에서 해변이 연결되는데 물빛이 예쁘고 맑아 들어가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한다. 해수욕하는 사람들이 쏠쏠하게 많다.

이제 등대를 나와 구시가지를 걷다 올드 더치 호스피털 쇼핑 프리싱트라는 건물로 갔다. 건물은 채색이 되어 오래된 느낌이 들지않았고 레스토랑과 쇼핑센터로 운영되고 있었다. 우린 뒤쪽 성채 밑 야외 바에서 맥주 한잔을 즐기며 갈레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했다.

이제 집까지 걷는 것은 일이 아니다. 들어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파인애플-이 곳의 파인애픍은 기가 막히게 맛있다.-과 달걀을 사다.

그리고 과일로 저녁을 대신. 오늘의 거대한 생선 파티가 저녁까지 배고픔을 모르게 하고 있었다.

내일은 누와라엘리야로.... 차량을 렌트해서 편하게 갈 수 있을 듯.

 

쓴돈

갈치 420 새우 1200 참치 1300 고구마 100

과일 230 달걀 등 450

맥주 등 2,450

합계 6,150






 

 


 


 

 숙소 주인장 janaka, 은행원인데 부모님이 물려준 집으로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