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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더듬는 여행 실크로드

별천지 병령사가 있는 곳 란조우.

8월 9일 금

이 실크르드길은 항상 맑다.  

건조지역의 날씨 탓이리라.

어제밤 정말 희고 예쁜 석양을 보았다. 기차여행에서 본 수 많은 일몰들. 그 때 마다 나름의 상념에 젖게 된다.  

석양을 바라보면서 달달한 투루판 와인을 마셨다.

단 두잔만에 순은 얼굴이 발개지면서 정신을 못차린다.  

와인의 취해 석양의 아름다움에 취해 실크로드 기차의 밤은 그렇게 지나 갔었다.

기차의3층 침대는 의외로 요동을 느끼지 않았다.칭구류도 뽀송해서 잠을 쾌적하게 잔 듯  

어제 11시 부터 잠을 자기 시작했으니 거의 9시간을 잔듯

8시에 일어나 세수도하고 라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고 그러면서 시간은 흘러간다. 

차창으로는 여전히 척박한 풍광이 보여지고 가끔 기름한 미류나무들이 늘어서있는 오이시스 마을을 지나간다.

기차는 예정보다 한시간 늦은 오후 한시 반경 난조우에 도착하였다. 기차역 근처 빈관에 여장을 풀다. 4인실 360위안. 

그리고 나선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난조우에 왔으니 난조우 우육연을 안먹을 수 없지. 기차역주변에도 우육면 전문점이 여럿있었다. 그 중에서 사람들로 벅적거리는 집으로 들어갔다. 다들 우육면 한그릇씩. 그러나 나만 빼고 다른이들은 입맛에 안맞는 듯 다들 남긴다. 한그릇에 7위안 많이올랐다.

점심을 먹고 기치역 주변 숙소거리로가서 옥수수. 삶은감자. 복숭아 등을 사서 군것질을 하며 어슬렁거렸다.  

이제 나조우에서 우리가 할일은 내일 갈 병령사 차편을 알아보는 것과 황하를 보러 백탑사 가는 것

먼저 병령사 가기위해 유가협 마을로 가야하는 데 그 버스는 역 반대쪽 서버스터미널에 있었다. 역앞에서 1번 버스를 타고 서버스 터미널로 가니 45분정도 걸렸다. 가면서 난조우 시내를 감상하는 데 엄청 번화해지고 부티나 져있었다. 

숙소에서 쉬고있는 C와Y를 데리러 숙소로 디시 들어가먼서 청포도를 사는데 확실히 우루 무치보다 두배가 비싸다.

이제 우리는 난조우 시내로 가서 Y의 안경을 고치기위해 백화점 안경점에 들렀다. 그러나 부품이 없어서 못 고친단다  

할수없이 백화점 식당으로가서 저녁이나 품위있게 억으려 했으나 백화점안에는 식당이 없단다 .

이때 C가 걷다가 다리를 삐는 횡액을 당했다. 부상자를 데리고 백화점뒤 패스트푸드점에서 덥밥으로 저녁을 먹고 황하를 보러 백탑사를 갔다. 

백탑사는 이미 문을 닫아 올라가지 못하고 산중턱의 식당으로 올라가 황하를 굽어보다 내려와 황하 철교를 걸었다.

바람이 시원하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산책이다. 황하의 물살은 거칠고 급했다. 

★오늘 쓴돈  

우육면 등 43,봉숭아등 23,22 6,12,저녁 52,차비 ,13, 6, 8,숙박비 360 (545)

 

8월 10일 토

새벽 5시40분에 일어나 병령사 갈 채비를 차리다. 

6시 20분 길을 나서다. 일단 기차역에 있는 켄터키에가서 아침과 저녁을 마련하고 택시를 잡아타고 서버스터미널로 가서 표를 사서 보니 7시 4분, 7시 10분버스가 있단다. (19.5)

어제 1번버스를 타고 갔을 때는 45분가량 걸렸었는데 택시를 타고 가니 15분 정도 걸린다.  

유쟈샤가는 버스를 한시간 반정도 타고 가는데 황하를 끼고가는 경치가 좋은거 같은데 졸음이 쏟아져 볼 수가 없다.

어느새 버스가 류쟈샤 도착. 이곳에서 400미터 정도만 더 걸어 가면 선착장이 나온다. 거대한 댐구조물이 있고 소형 콰속정과 큰 유람선들이 있었는데 물은 이배들에서 나온 부유물 들로 지저분하다.  

큰 유람선 표는 없다하여 쾌속정을 타게 되다.(일인당 왕복 110)배에는 5명의 가족팀과 함께였다가 부부가 합류. 우리 쾌속정에는 11명의 승객이 타게되었다. 역시 쾌속정이다. 큰배들을 순식간에 따돌리고 시원하게 나아간다. 어느새 물빛이 맑아지고 경관이 멋있어졌다. 그러더니 어느 한곳에서 진흙색의 물이 합류한다. 조하의 물이 겹쳐지는 것이리라.

쾌속정을 탄지 40여분만에 우린 병령사 석림이라는 곳에서 하선 하게 되었다. 멋진 바위 무더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는곳. 입장료(50) 관광차 왕복(10) 처음엔 예상했던 곳이 아니라 얼떨떨했는데 관광차를 타고가는 경관이 너무도 멋지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않다.  

관광차 끝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길이 있어 처음에는 주저했다가 남들이 올라가기에 올라갔더니 -해발2000까지 올라갔다-멋진 바위들의 행렬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올라가면서 헉헉거리며 흘렸던 땀이 시원하게 식는 느낌이었다.

우리 일행중에 먼저 올랐던 사람들이 반대쪽도 가보라고 하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된거 같아 그만 두고 일행과 함께 내려오게 되었다. 쾌속정을 함께 탄 일행들 따듯하고 유쾌한 사람들이다. 내려오는 가파른 길을 손도 잡아주고 산딸기도 따주면서 먹어 보라고 권한다.  

산위에까지 올라가지않은 우리 일행 3명은 먼저 관광차를 타고 입구로 나갔고 난 산에 같이 올라간 중국사람들과 관광차를 타게 되었다.그들은 돌아오는 내내 주변 풍광에 대한 감탄을 멈추지 않는다. 다시 승선 이제는 병령사로. ...

병령사앞 풍광, 생각했던 것보다 훠얼씬 멋지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우린 싸가지고 온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하고 매표소에서 뜨거운물을 얻어 커피까지 마시고 나서 우린 본격적인 병령사 답사에 들어갔다.(입장료50)

420년대 부터 만들어졌다는 병령사.

5호 16국시대 한족을 위압하기위해 북방 민족의 종교인 불교를 받아들여 융성시킨 흔적이란다.

북위때 452년 문성제가 불교부흥운동을 벌였고 효문제(471-503)때 병령사 석굴이 대대적으로 만들어졌단다. 현재 41개소가 남아 있다고 한다.

작은 굴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많이 훼손되었지만 남아있는 것들중엔 꽤 오밀 조밀 하게 예쁜것들도 많았다.

서진시대의 대표적인 석굴 169굴인데 이 굴을 보려면 300위안을 더 내야한다. 애당초 우린 300위안을 더 주고서라도 이 굴을 보려고 했는데 쾌속정을 같이 탄 중국인 관광객 일행도 있고 그 굴을 보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가 일반 입장료 50위안짜리만을 구입하자 매표소에서 169굴을 안보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나서는 한참 굴들을 돌고 있는데 관리인이 다시 와서 "한꾸어런?"하면서 또 그 굴을 보라고 권유한다. 아마 책의 영향으로 한국사람들이 거액을 주어가면서 많이들 찾았는 모양이다. 이 169굴을 보지 않았음에도 관광로를 따라 한바퀴 도는데 한시간 이상이 걸린다. 선장은 우리에게 한시간 20분의 시간을 주었지만 간단한 점심과 구경 등으론 부족한 시간이다. 다행이 우리와 함께 쾌속정을탄 중국인가족들이 우리보다 뒤에와 안심하고 세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결국 이 병령사에 머문 것은 두시간 남짓. 

선장은 늦었다고 투덜거리지만  이 쾌속정에 함께탄 사람들은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고 모두들 그저 즐거운 얼굴들이다.

석양에 비친 소적석산의 기암괴석과 호안의 우거진 갈대숲 그리고 바다같이 망망한 호수와 주위를 둘러싼 산수의 절경. 이 곳에 병령사가 있었다.

돌아오는 쾌속정은 전속력으로 달려 꽤 상쾌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차창밖으로 팔을 내밀어 보니 시원하고 자유로운 느낌이다.

40여분만에 선착장 도착. 하루 함께 다녀서인가? 쾌속정을 함께 탄 중국가족들과 그새 정이 들었다. 그들은 우리가 한국인이라서인지 아주 잘 해주었었다. 우린 포옹으로 작별을 하고 버스를 타러 휘적 휘적 도로로 걸어나왔다.

20여분만에 온 버스는 승객이 가득 찼다. 우리도 간신히 올라탔는데 두명은 자리가 없어 차장석에 앉아 가야만 했다.

돌아오는 버스길은 상당히 막혔다. 덥고 졸립고... 갈 때 1시간 반 걸렸던 곳이 3시간 반이나 걸려서 간신히 난조우에 도착.

번화가에 내린 우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오징어 꼬치도 사먹고 이것 저것 군것질을 해댔다.

그리곤 근처 푸드 코너에 들어가서 볶음밥 등을 먹는데 다 별로다.  오늘은 정말 맛있고 근사한 저녁식사를 하려했는데

군것질로 배를 채워 다시 밥을 먹을 생각이 없어져 버렸다.

오늘도 근무시간 초과다. 새벽 6시 30분에 길을 나서서 저녁 8시 반경에 숙소로 돌아갔으니...

이제 우리의 여행도 거의 다 끝나간다. 내일 시안으로 가서 모래 비행기 타고 인천으로 가면 끝이다.

 

8윌 11일 일  

오늘 시안에 가는 날이다.

호텔에서 아침을 준다기에 내려갔더니 깜놀!

우리는 중국식 부페를 기대했는데 야채반찬 세가지와 찐달걀 하나 그리고 우리 일행 세명이 싫어하는 우육면이 다다.  

나로서는 우육면의 고장 란조우에 와서 고작 우육면 한그릇만을 먹고 가나? 해서 아쉬웠는데 좋았지만. 다들 황당한 얼굴이었다. 난 제대로된 우육면을 그대로 먹고 다른 이들은 향채 빼고 고추기름 빼고해서 먹어도 안 넘어가는지 다들 남긴다. 난 결국 1.5인분을 배불리먹고... 

란조우우육면 아직도수타면을 고집하고 있다. 깊은 소고기 육수를 내고 수타로 둥굴고 가는 면발을 내는 것이다. 국물맛도 진하다. 이 호텔에서도 직접 육수를 고아 수타로 면발을 뽑아 낸다. 호텔이름은 농간빈관 농사를 개간한다는 뜻의 이름인 듯 꽤 규모가 크고 오래된 호텔이다.

그러나 낡았다.  

이제 아침도 먹었으니 기차를 타러간다. 체크아웃을하고

기차역근처에 묵으니 부담이 없다.

우리가 역에 가니 이미 검표중이었다.

오늘은 낮동안만 가는데 침대표를 사서 한결 여유롭다. 이 기차 다른 시스템은 좋으나 뜨거운물이 빨리 끓지 않아 불편한 단점이있다 매번 가도 미지근한 물 뿐.

오후 한시경 차창밖엔 비가 오고 있다. 이번 여행 중 맞이 한 보기 드문 비다.

7시 30분 시안 도착. 어렵게 택시를 잡아타고 한탕하우스로... 기차가 한시간 연착하는 바람에 우리가 시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저녁을 제대로 먹는 일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