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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야기

치앙마이이야기...

1월 10일(월)

치앙마이 숙박: 미니게스트하우스(팬 싱글,욕실 공동, 100밧)

방콕의 후알람풍 기차역.

좀 남루했다. 그러나 시원하다. 대합실엔 서양인들로 가득찼고 그들은 모두 치앙마이로 떠난다.

기차는 밤 10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

2층으로 된 침대칸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있었다. 침대는 이미 잘 수 있도록 손질이 되어 있었고... 각 개인마다 커튼이 쳐져있어 사생활 보호가 된다. 대충 짐을 안착해놓고 즉시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 7시. 차창이 밝아오면서 눈이 떠졌다. 지나가는 커피 장사에게 커피 한잔을 사서 마시는데 인스턴트 믹스커피 전율이 일게 달다.

꼼지락거리다가 세수도 하고 쵸코바와 양갱으로 아침의 칼로리를 채운다. 그러다가 뜨거운 물을 보온병과 컵에 얻어 나의 블랙커피를 타서 기분좋게 마시고...

가끔가다 차창을 바라보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을 읽다.

치앙마이로 가까워오면서 주변경치는 밀림의 모습이었다.

기차는 한시간 30분 연착된 2시에 치앙마이에 도착하였다.  무려 15시간 30분이 걸린 것이다. 그러나 기차여행은 한번쯤 해볼만하다. 느긋하게 자고 느긋하게 경치를 즐길 수 있으니까... 역에 도착하자마자 쌩태우를 타고 빠투 타페로 갔다. 쌩테우에서 내리자 마자 보니 맥도널이 보이고 그 옆 왼쪽 골목에 미니게스트 하우스가 보인다.

인터넷 자료에 좋게 써있길래 들어갔는데 방이라곤 욕실없는 싱글밖에 없단다. 1박에 100밧.저렴한 맛에 쓰기로 했는데 마치 스님방같다. 철제캐비넷과 침대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방은 깨끗하긴 하다. 그러나 밖의 소음이 심상치 않다. 큰길에서 조금 들어온 골목인데도 큰길에서 나는 차 소음이 여과되지 않는 모양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밤에는 괜찮다고 하지만....

나가보니 치앙마이 자체가 소음덩어리다. 구시가안 깊숙이 들어가면 괜찮겠지만..여러가지 편리성으로 타페문앞에 그냥 묵기로 하였다.

이 치앙마이. 곳곳에 사원들이 산재해 있어 차량들의 행렬만 아니라면 바간의 분위기가 날 것 같은데...

구시가지 밖에서 볶음밥으로 식사를 하고, 빠뚜 타페를 찾아 곧장 직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늘의 도보여행을 출발하였다.

왓 판타오→이 중간에 두어개의 이름 약한 사원들을 보고,왓프라씽→그리고 왓쑤언독을 찾아 쁘라뜨 쑤언독을 지나쳐한참을 걸었으나- 내가 감으로 앞에 가는 서양여성이 그 곳으로 가는 것이라 판단하여 무조건 쫒아간 것이 화근이었다. 그녀는 영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간것.-어둑해져 그냥 돌아나오고 말았다.

돌아오다가 바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고

다시 나이트 바자르로 갔다. 현대적인 큰 건물의 호텔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형성된 나이트 바자르는 다양한 공예품상들이 길게 늘어서 성업중이었다. 그러나 내가 살 물건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일단 여행일정이 많이 남았기에 뭔가를 사더라도 끌고 다닐일이 걱정이고. 그리고 다년간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많은 물건들을 보아온 터라 그다지 감동받지 못한 것이다. 여행 처음이라면 많이 혹할 듯.

★치앙마이는 하루종일 차량행렬로 소음 중이었다.

★치앙마이 환전이 방콕보다 좋다.-아니면 하루사이에 환전상황이 바뀌었던가.

★ 치앙마이 거의 대부분이 방콕의 카오산로드 마냥 맛사지 집이다. 그냥 거리에 널려있다. 

1월 11일(화)

8시 30분 숙소 바로앞에서 쌩태우를 타고 출발. 일단 치앙마이 동물원으로 가서 그 곳에서 도이스텝까지 쌩태우를 갈아탔다.

치앙마이 동물원은 학생들의 단체 입장이 한장이었다. 이 동물원 근처에 오면서 갑자기 차량의 소음이 급격히 없어지면서 주변 또한 숲이 울창한 청량한 풍경이었다.

치앙마이 성산인 도이쑤텝과 도이뿌이는 마치 수호자처럼 이 도시에 떠오르면서 도시 설립자들에게 상서로운 자리에 설치된 신성한 나침반처럼 이용되었단다. 태국 북부에서 가장 신성한 사원인 왓프라탓도이쑤텝은 도이쑤텝 정상에 위풍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성지 순례자들은 그림같은 황금체디에 안치된 부처의 유물에 공양을 올리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단다. 난 사실 높은 곳에 올라가 치앙마이전체를 조망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이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도이쑤텝엔 하루종일 비가내린다. 사방은 짙은 비안개에 가려 신비로움만 더할 뿐 한치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도이 쑤텝 올라가는 계단은 200여개가 좀 넘는데 사람들은 이걸 힘들다고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표(30밧)를 사서 들어간  도이쑤텝은 미얀마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의 축소판 같았다. 메인 사원으로 들어가기 전엔 신발을 벗어야하고 들어가면 가운데에 쩨디가 있고 가장자리에 사원건물들이 있어 불상을 안치해놓고 기도를 하게 하였다. 대부분의 기도 형식도 미얀마와 같다.

비가 내려 물이 고인 미끄러운 바닥을 맨발로 걷다가 넘어져 멍이 생기고 혹이 생겼다. 조심해야겠어서 절에 도네이션을 하고 축복도 받았다.

이 도이 쑤텝앞은 먹거리 노점과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정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 곳에서 태국 쏘세지를 처음 맛보았다. 생양배추와 함께 주는데 부드러운 맛이 그만이다. 쏘세지 보다는 순대같은 맛이랄까? 이곳에서 닭다리 튀김도 사먹고 뜨거운 달달한 커피도 사먹었다. 반팔만 입기엔 너무도 쌀쌀한 날씨여서 이 뜨거운 커피가 정말 위안이 되었다.

도이쑤텝에서 나와 뷰핑팔레스로 가려하는데 쌩테우가 없다. 40분이나 기다려 부핑팔레스 가는 쌩태우를 탔다.

이 때가 12시. 그러나 부핑팔레스는 점심휴식중. 1시에 티켓박스가 연단다. 어쩔수없이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1시 부핑 팔레스 입장. 이 부핑팔레스에서도 비가 계속내려 사방을 분간하기 힘들었다. 꽃들이 지천인 듯.

마치 비밀의 화원같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도 별로 없어.대부분의 공간을 나홀로 걸어다녀야 해서 시크릿가든의 느낌을 온몸에 받으며 다녀야했다. 수많은 꽃들이 있었고 궁궐과 오두막이 있었지만 건물 내부는 들어가지 못한다.

지금도 왕실가족들이 이 치앙마이를 방문하면 묵는 곳이라고..

한시간 남짓 이 시크릿 가든을 돌아다니다가 입구로 나와 도이 뿌이 몬족망르까지 가는 쌩태우를 물색하는데 당장은 없단다. 인원이 세명이상이면 금방이라도 떠날 수 있을 텐데 나 혼자라서 곤란하다고...

한시간이나 기다리란다. 알아보니 거리가 3킬로다. 한시간 기다릴바엔 걸어가는게 나을 듯해서 길을 걷는데 인적이 드문 길에 갑자기 어디선가 커다란 개가 5마리씩이나 나타났다. 나에게 별다른 적개심을 보이진 않으나 순간 얼음같은 공포가 내려 그대로 꼼작없이 서서 개들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곤 돌아오고 말았다. 그리곤 꼼작없이 한시간을 기다려 쌩태우를 타고 도이뿌이 몬족 마을로. 몬족마을은 쌩태우를 탄지 10분도 채안되어 도착하였다.

몬족마을, 도이뿌이는 참으로 가난한 언덕마을이었다. 그들의 삶도 관광상품화하여 가난하게 나열되어 있었고, 아낙들이 수를 놓는 등 수공업으로 살아가는 고단한 삶이 그 곳에 있었다. 코흘리개 아이들과 대나무 닭덮개, 그리고 허술한 산등성이의 집들. 그들의 집으로 오르는 길엔 수공예품 상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고.  그 곳에선 아낙네들이 수도 놓고 재봉질도 하면서 마치 삶이 힘들다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었다.

난 그렇지만 이들에게서 살 아무런 물건이 없다.

몬족마을을 다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이들은 삶의 고단함을 덮고 한명의 관광객이라도 끌어내는 듯 곳곳에 화려한 꽃들로 허술한 장식을 해 놓았다.

그 모습이 웬지 찡하다.

꼭대기에서 바라본 동네의 모습은 허술한 모습이었다. 태풍이라도 몰아치면 파괴될 듯, 그 곳에서 매캐한 장작냄새가 났다. 사진을 연신 찍으면서도 이건 아닌데 싶었다. 이 동네의 특징은 매캐함. 아니 구수한 장작타는 냄샌데.. 사진엔 냄새가 없다. 갑자기 동네를 기웃거리는 이방인이기가 싫다. 빠르게 동네를 내려와 입구에서 군고구마 한개를 사서 먹었다. 이 동네에서의 유일한 거래다. 도이스텝으로 돌아간다는 쌩태우는 미모의 태국아가씨들 3명과 늙은 서양남과 태국녀 커플, 그리고 나다. 서양남 커플이 오랫동안 안와 기다리는 동안 이 동네에 너무도 초라한 반찬트럭과 야채 트럭이 왔다. 사람들이 그 트럭에 매달려 생필품들을 사고 있었다. 그리고 전통 몬족 복장의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쌩태우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서양남 커플은 30여분을 기다리게 하고서야 이것 저것 물건을 잔뜩 사들고 왔다. 그들과 도이수텝까지 오는데 20분 소요. 그들은 도이스텝을 구경가고, 난 그 곳에서 바로 치앙마이 동물원까지 가는 쌩태우를 갈아탔다. 9명이 금방 가득차서 20분걸려 치앙마이 동물원 도착, 동물원에서 바로 10여명이 가득차서 치앙마이 시내까지 돌아왔다. 쌩태우는 구시가지를 이리 저리 돌아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드뎌 시의 동쪽문 파테 도착.  이 때가 6시.

오늘 쌩태우를 기다리는 시간이 총 합쳐 2시간 남짓이었다. 어쩜 정신없이, 쉴새없이 돌아다니는 나에게 좀 여유있게 쉬어가라는 경종이 아닐까?

타페앞에서 난 일단 교통의 출발점이라는 와로롯시장을 가보기로 하였다. 가는 도중 왓 푸파람이라는 꽤 큰 절을 들어갔다. 각종 동물들과 어린아이들의 상들이 마치 천국을 연상시키는 듯 장식이 많은 큰절이다. 마침 기도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절을 나와 와로롯 시장으로 향했으나 사람들이 그 시장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단다. 그래서 나이트 바자르로 방향을 틀다.

나이트 바자르는 변함없이 불야성이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었고.

내가 오늘 나이트 바자르를 간 이유. 그 곳 푸드 코트에서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 맥주와 치앙마이 쏘세시즐 사서 저녁을 해결하다. 마침 푸드 코트 무대에선 두명의 기타리스트겸 싱어가 흘러간 팝송을 부르고 있었다.

이 푸드센터에서 발 맛사지를 받았으나 그저 그랬다. 30분에 80밧.

오늘도 9시가 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이 몰려온다.

숙소 입구 여행사에서 빠이가는 미니버스 예약(200밧) 내일 10시에 숙소로 픽업을 오기로 하였다.

겨울 치앙마이는 건기라는데 오늘 하루종일 내리는 비는 무얼까?

오늘은 이 비 때문에 몽환적인 하루를 보낸 듯 하다. 긴 팔 옷이 아쉬운 하루였다. 날씨가 꽤 쌀쌀하다.

아침에 좀 더운 듯 하여 얇은 남방을 벗어놓고 간 것이 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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