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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야기

매홍손이야기 두번째

2011년 1월 15일(토)

이 매홍손에선 딱히 뭔가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실은 롱넥족을 만나러 왔는데 관광상품화된 그들의 마을을 굳이 돈을 들여가면서 가야하나 그런 마음이 든 것이다.

난 그냥 그들의 자연스러운 삶속에서 그들과 조우하고 싶을 뿐이다. 그냥 그들과 삶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로컬버스를 타고가서 그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그러나 이 곳에 그들의 마을까지가는 로컬버스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온통 태국글자로만 씌어 있어 어떤 것인지도 모르겠고 여행사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냥 투어를 이용하라고 하고..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 곳 빠이와 매홍손의 집들은- 아니 치앙마이조차도- 방음이 거의 안되어 옆방의 숨소리까지 들린다. 어제밤에도 옆방에 들어온 서양남들의 숨소리와 대화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 마치 같은 방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였다.

아침에 호수 주변을 거니는데 호수에 물안개가 올라와 신비로왔다.

호수변 예쁜 커피집에서 크로와상과 함께 아침을...

그리고 아침시장을 구경하고 그 곳에서 과일을 샀는데 이 동네는 사과과 좀 비싼 듯. 바나나는 엄청 저렴하다.

그리고 빙빙 돌아 왓 프라탓 도이 꽁무의 900여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 매홍쏜타운의 전망을 즐기며 커피를 마셨다.

흰탑이 인상적인 왓 도이꽁무엔 계단을 올라 올땐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무더기 있었다. 다 찻길을 통해 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다.

그리고 유아들의 재롱잔치가 한창이라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사원의 건물들은 좀 낡고 어수선한데 전망을  탁월하다.

느릿 느릿 사원을 어슬렁거리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온다. 이 마을에선 별달리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저 어슬렁거린다는 것이 맞은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영국인 노부부를 만났는데 그들도 여유있게 잘 걸어다닌다. 나에게 버스터미널의 위치도 가르쳐주고...그들도 내일 떠나는데 툭툭을 볼 수가 없어 걱정이라고...

다 내려온 도이 꽁무 밑에는 아주 매력적인 탑들이 있는 사원이 있었다.  자칭 베스트 템플-물론 매홍손에서-이라는... 그렇지만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내가 매홍손에서 본 사원 중 가장 예뻤으므로..

이 사원에서 정말 가까운 타운으로 돌아오는 지름길을 발견하였다. 그것도 모르고 난 삥삥돌아가느라 고생한것이다.

물론 여행이라는 것이 돌아다니는 것이지만, 이 따 저녁 무렵에 일몰을 보러 한번 더 가야겠다.

다시 쫑캄호수. 호수의 그늘진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 돈이 들더라도 롱넥족 마을에 가보자고 결심하였다.

차 렌트하는 데만 600바트. 마을입장료 250밧. 여지껏 내가 쓴 돈 중에서 최다 지출이다.

가는 길은 30킬로정도 짧지만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비싸다. 산길을 가는데 작은 염소떼도들도 보이고 코끼리 정류장도 보인다.

훼이 쎈 타오가 내가간 마을. 마을은 아주 작고 가난해보였다. 이들을 보러가는데 드는 비용이 비쌌지만 이들의 삶에 좀 보탬이 되리라 자족해본다. 1시간 남짓 머물다.

돌아오는 길에 기사에게 왜 이렇게 가난한 카렌족을 태국정부가 도와주지 않는가를 물으니 그들은 태국사람들이 아니라 미얀마 난민이란다. 현재 불법체규하고 있는거라고.. 그러나 이들의 삶은 미얀마보다 훨 좋을거라고. 관광객들이 마을에 내는 입장료 250밧으로 모두에게 무료로 쌀과 기름과 생필품등을 보급해준다고.. 그리고 이들중 여자들은 수놓고, 쌀농사, 마늘농사를 짓고 있단다. 특히 긴 목걸이를 하고 있는 여자들에겐 2000밧 정도의 돈을 따로 주기 때문에 충분한 삶을 살 수 있단다.

그가 그렇게 말해도 그들의 생활은 너무 가난해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움막같은 집과 시궁창내가 나는 골목들...

결과적으로는 별로 가볼만한 마을은 아니었던듯 하다. 오늘 쓴돈은 기부금으로 여기는 것이 나을 듯.

기사가 숙소까지 데려다 주고 난 별 할일이 없어 숙소에서 뒹글고 있다. 그래도 빨빨거리는 행동은 어쩌랴. 한시간 남짓 쉬고 오후 4시.어제 맡겨놓은 빨래감을 찾아다 놓았는데 빨래는 잘 빨아서 정갈하게 다려져 나왔다. 정말 정성이 느껴진다.

이제 밥을 먹을 만한곳을 찾아다녔는데 타이 음식에 어느정도 권태가 느껴졌기에 서양음식을 하는 곳이 없나 살피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제 오늘 같은 곳을 7,8번이나 왔다 갔다 한 것이다. 결국  쫑캄호수 옆의 카페에서 닭고기 덮밥을 먹었다. 약간 달달한 녹말소스에 각종야채와 달고고기를 넣은 요리.

이제 다시 일몰을 보러 왓프라따 도이 꽁무로 올라갔다. 역시 지름길로 가니까 훨 빠르다. 900여개의 계단 오르기가 15분이 채 안걸렸다. 계단길은 인적이 하나도 없었는데 역시 아침처럼 올라가니까 차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아까의 전망좋은 커피솦에서 키위슬러쉬 한잔으로 땀을 식히는데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해지는 것에 시끌벅적하며 열광한다.

어디에서든 해지는 모습은 아름답다. 해가 완전히 산뒤로 넘어가자 서둘러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6시 30분. 야시장이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하고 점점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어제보다는 약한 듯.

쫑크랑과 쫑캄 사원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호수도 한바퀴 돌아보면서 오늘의 일과를 마치고 있다. 여행 8일째 오늘따라 유난히 외롭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것도 좀 심드렁하다. 그리고 아까 가본 카렌족의 고단한 삶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들의 집이랄 것까지 없는 살림살이와 시궁창내가 나는 마을길이 걸려 몇가지 생각에 잠겨본다. 과연 내가 이들을 찾는 것이 옳을까? 관광수입으로 살아간다는 그들에게 나의 방문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을까? 아까 기사는 버마에서의 삶보다 나을 거라는데. 그의 자만이 아닐까? 아무튼 여러가지로 우울하고 쓸쓸한 날이다. 밥을 먹어도 쓸쓸하고, 돌아다녀도 쓸쓸하고...

오늘밤 숙소로 오면서 한국팀 3명을 만났다. 그들도 나의 프린스 숙소에 묵는다. 어제 왔으면 트래킹을 같이 할건데...

9월 16일(일)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거의 잠을 못잔것 같다. 자다 깨다를 반복했으니끼.

5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양치질을 하고 있으려니 프랑스 여성들이 나간다. 어제 기사는 분명 나와 같이 치앙마이가는 버스터미널로 갈거고 함께 툭툭으로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 줄거라했는데...우리 숙소 프린스로 6시 15분에 툭툭이 오기로 약속된 것으로 알았는데 내가 장소를 잘못 안걸까? 순간 당황하여 무조건 그들을 따라갔는데 그녀들은 계속 걸어가는 것이었다. 걸음을 빨리해서 따라 잡아 물었더니 자기들은 걸어간단다. 무거운 짐을 들고 숙소로 다시 가기도 그래서 그녀들을 따라 걷기로 하였다. 약속된 툭툭기사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그녀들은 지도를 보며 길도 잘 찾고 걷기도 잘한다. 난 끌랑이라 괜찮지만 이 프랑스 여성들은 집채만한 배낭을 들고 잘도 건는다. 2킬로, 약 30분걸리는 거리를 씩씩하게 걷는다. 나도 끌낭소리가 시끄러웠지만 차없는 거리를 걷는게 상쾌했다.

단지 허탕치고 돌아갈 툭툭기사에게 백번 미안할 뿐이고. 서로 의사소통이 안된 탓이다. 버스 정류장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난 버스표를 일어버려 어제부터 다 뒤져가며 난리를 치고 그래도 못찾아 고민했었는데 다행이 기사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종이에 내 이름이 쓰여진 것만 확인하고는 표를 보여달라고 하지 않는다. 순간 안도의 한숨이..돈도 돈이지만 좌석이 없어 잠을 설쳐가며 나왔는데 버스를 못 탈까 걱정했었는데 일이 잘 풀린것 같다.

버스는 군데 군데 세워주어 화장실과 먹거리를 먹게 하면서 달렸다. 여전히 길은 꼬불하고 아름답다. 라오스 여행길에 본 것처럼 길밑에 구름이 깔렸다.

자다가 깨다를 반복하며 오다. 오후 1시경 치앙마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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