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태국이야기

빠이 2

1월 13일에서 계속...

참 한국인이 안 다니는 데는 없는 것 같다. 이 곳 빠이에도 한국인의 흔적은 많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못 만났을 뿐이고...

거의 모든 인터넷가게에서 한글지원이 된다. 오늘은 타이에 온지 처음으로 인터넷 방에 들었다. 한시간에 30밧. 속도는 양호하다.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낼까하다. 그냥 블러그에 흔적을 남겼다. 어느새 한시간이 훌쩍 넘어 버렸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후일담도 검색해 보았다.

아.. 타국에 와서도 식지않는 드라마에 대한 열정이다.

이 곳 빠이에서 꽤 유명하다는 모퉁이카페에 들러 오렌지 쥬스도 한잔 마시고...

이제 윈난 민속촌으로 향해 걷기 시작했다. 딱히 그 곳을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걷기위한 목표물을 정해야겠기에...

걷는길은 쉬웠다. 빠이 중심가에서 그냥 직진하면 되므로....한 3,4킬로미터? 길은 차량통행이 많지않아 걷기 딱 좋았다.

가끔 여행객이나 현지인들의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가끔 승합차가 지나갈 뿐. 낮으막한 산도 보이고 비어있는 논들도 보인다. 그리고 그 논에서 풀을 뜯고 있는 잿빛 소들도 보이고...

다른 여행객들은 휙휙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데 난 태양아래 선글라스와 양산을 쓰고 걷고있다. 걷기 시작한지 한시간 만에 윈난 민속촌 도착.

참으로 조악함의 극치인 마을이었다. 어제부터 웬지 내키지 않았던 마을을 확인했을 뿐이다. 마을 자체는 조악하지만 주변의 평화로운 정경은 편안하고 좋았다.

햇살이 아직도 눈이 부시다. 그늘에 앉아 잠시 쉬다가  5시경 빠이로 돌아가기 시작하다.

바로 위 200미터만 가면 있다는 뤼수 마을은 지난번 치앙마이에서 갔던 몬족마을과 이 곳 운난 민속촌의 실망때문에 가볼 염이 나지 않는다.

거기도 그렇겠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또 그위에 있다는 폭포, 난 폭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가보았자 그렇고 그러니까...

그래도 지나 여름에 중국 사천성에서 멋있는 폭포를 원없이 보았으니까....

빠이로 돌아오는 길엔 괜스레 꾀가나서 어디 얻어탈 차 없나? 살피고 있었다.

그 때 스쿠터를 탄 이스라엘인 하워드가 타지 않겠느냐고 권유한다. 망설일 틈도 없이 얻어타는데...

그는 태국에만 10번넘게 왔단다. 이번 여행에서 태국 매니아를 많이 만난다. 이번에도 한달반을 있을 거라는데...

인상좋고 수더분한 그가 단지 이스라엘인이라는데 많이 감점되었다.

그는 10년전에 처음 빠이에 왔었단다. 그 때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단다. 정감이 푹푹갔다고... 그러나 지금은 카오산로드 같아졌다고 한숨을 쉰다.

5년전 치앙마이 빠이, 매홍손,치앙라이를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 다녔었는데 너무 좋았었다고..

내가 오토바이는 무서워서 못탄다고 하자, 오토바이 타는건 매우 간단하고 쉽다고 하면서 요령을 마구 빠르게 이야기한다.

난 6년전 오토바이를 배워보려다가 컨트롤을 못하고 안양천에 처박힌적이 있었다. 그 때의 무서운 기억에 다시 운전을 시도해볼 마음이 들질 않는다

그런데 이 곳 태국에선 누구나 오토바이를 탄다. 100밧(4000원정도) 정도면 오토바이를 하루종일 렌트할 수 있다. 그런데 난 그걸 못탄다.

1시간 걸려 걸어서 갔던 길을 오토바이로 10분만에 빠이타운에 도착하였다.

사거리에서 하워드랑 헤어졌다. 고마운 마음에 좀더 어울릴까 했으나, 그가 이스라엘인이라서.... 이히...

오늘은 3~4시간 걸었을 뿐인데 옷이 다 땀에 젖었다.

재래시장에 들러 닭다리 튀김과 어제 못산 작은 생선튀김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난 우연히 잡은 내 숙소가 마음에 든다.

이층이란 것도 그렇고 내 방앞에 단독으로 있는 의자가 있는 테라스도 마음에 든다. 그래서인지 저녁은 꼭 이 테라스에서 여유있게 먹고싶었다.

그래서 이틀다 사가지고 와서 먹는다.

바로 근처에 야시장이 서서 그다지 외롭지도 않고 그렇다고 썩 시끄럽지도 않다. 2~3분만 걸으면 또 버스터미널이다.

빠이에서의 이틀이 이렇게 훌 지나가고 있다.

샤워도 하고 저녁도 먹고. 소화시킬겸 또 다시 거리를 나섰다. 야시장은 어제와 비슷한데 어제 수요일보다는 한산하다. 보조가방 두개와 티셔트를 한장사고 다시 강변을 향해 걸었다.

강변은 역시 매력적인 분위기이나 어제보다 많이 차분하다.

한 서양인 커플이 다리 한가운데에서 풍등을 점화하고 있었다. 그들의 풍등에 내 소원을 얹어 날렸다.

풍등은 한순간에 하늘로 높이 높이 날더니 어느새 하늘에 떠있는 한점 별처럼 되어 보인다.

돌아오는 길. 바에선 삼삼오오 여행객들이 남은 시간을 즐기고 있다.  나처럼 혼자 돌아다니는 이들도 많고... 혼자 다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적잖이 위로가 된다.

타이에선 유난히 나이 많은 서양인 여행객들이 많다. 우리 할아버지들이 탑골공원에 있다면 그들은 이역만리 이 곳에 있는 것일까?

내일은 매홍쏜으로...

사실 언젠가 티브이 다큐에서 목에 체인을 둥둥 감은 여인들을 보고 무언가 저린 마음이 들기도 하고 저렇게 목에 두르고 살아가는 삶은 무얼까? 하는 급 혹심이 생겼었다. 그러다가 지난번 미얀마 여행 때 마치 쇼윈도에 박제된 인형같은 그 여인들을 만났었다.

이제 그들의 자연스런 삶을 엿보자고 이 곳 태국 북부까지 왔건만 더이상 관광객들의 등쌀에 자연스러움이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꼭히 그녀들을 만나려하지 말고 매홍쏜의 자연이나 보고 와야겠다.

오늘은 어제 그렇게 많이 만났던 독일인 로저를 만나지 못했다. 만나지 못하니 그가 뭐하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빠이

빠이

빠이

하루코스 요가교실

빠이

빠이

빠이

내 방앞의 새집.

빠이

빠이

빠이

이 빠이에서 마지막 날 정말 좋은길을 걸었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사원을 갔었었다.

그런데 카메라의 밧데리가 없어 남길 수 없었다. 사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쿨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올리다 보니 역시나 아쉽다. 이 못말리는 집착이란.....

 

'태국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깐짜나부리...  (0) 2011.01.23
매홍손이야기 두번째  (0) 2011.01.23
빠이에서 매홍손으로..  (0) 2011.01.22
지금 여기는 태국의 북부의 작은 마을 빠이.  (0) 2011.01.13
출발.....  (0) 201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