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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크레타섬으로...

12월 28일(금)

밤새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배가 뜰까? 뜨더라도 배멀미를 하지 않을까? 작은 걱정을 해본다.

7시에 버스를 타고 항구로 갔다. Athinios 항구는 역시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고 파도가 엄청나게 세다.

 커피와 바게트 빵으로 요기를 하고 8시 정각 배를 탔다. 배는 크지만 들어 올 때와 달리 흔들림이 느껴진다. 빠먹는 멀미약으로 예방을 한 후 가만히 앉아있는 것으로 몸을 사려본다. 배안은 거의 비워있고 한산하다. 긴 쇼파를 점령하고 누워 있을 수 있어 좋다. 이오스,낙소스, 빠로스 섬을 빠르게 경유한 후 피레우스 항을 향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있는 배안의 저쪽 자리에선 웬 노인이 끊임없이 쉬지않고 혼자 몇 시간동안 이야기하고 있다.

 오후 5시 45분.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배는 피레우스 항에 도착했다.

 먼저 크레타행 배표를 끊고 피레우스 시장을 돌아다녔다. 연휴가 끝나서일까? 거리는 활기가 살아나고 있었다. 육류 시장에서의 커다란 고기덩어리들. 풍성한 과일상,또 잔뜩 쌓아놓은 과자도매상들.건과일 도매상들.장식품가게들. 옷가게, 음반가게들이 쇼핑나온 시민들로 활기있게 돌아가고 있었다.

  호두,아몬드, 커다란 빵, 오렌지,물 등을 잔뜩 사들고 환전(1불=383DR에 400불)을 하고 배에 오르니 배는 엄청 크고 화려하다. 8층의 크기에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여있고 갑판엔 수영장도 있었다. 배안이 마치 호텔같다. 승객이 없어 4개짜리 좌석을 터서 잠자리를 마련하고 쾌적하게 잠을 잔다.

※피레우스항에선 배를 타는 승객들을 위해 항구만을 도는 무료 셔틀을 운행하고 있었다.

 

12월 29일(토)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나 지체된 새벽 5시 30분에야 크레타섬의 이라클레온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에서 택시를 타고 유스호스텔로 갔는데 유스호스텔은 8시에나 문을 연단다. 아무리 초인종을 울려도 열어줄 생각을 안한다. 할 수 없이 동네 찻집에 가서 차를 마시며 2시간여를 기다렸다. 그 찻집은 모두 남자 손님들만있는데 각자 와서 진한 그리스 커피를 마시며 서로 환담을 하다 돌아가는 동네 사랑방같은 곳이었다. 주인은 고상해보이는 할아버지와 그 아들이다. 간결하고 단순한 찻집의 배치가 마음에 든다.

 8시즘 숙소로 돌아왔는데도 문은 닫혀있다. 15분이나 지나서야 열어 준 숙소는 생각보다 훨 비쌌다. 그리고 수용소같은 형편없는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어쩌랴? 더운물이 나온다는 걸 위안으로 삼을 수 밖에..

 대충 짐을 부려놓고 거리로 나와 다시 페레우스항으로 돌아갈 배편을 알아보고 모처럼 그리스식 스프와 요리를 시켜놓고 푸짐하게 아침을 먹었다. 이 때 디저트로 라키라는 독한 술과 달게 절인 과일이 나와서 물어보니 라키는 그리스인들이 늘상 먹는 것으로 위를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단다.

  이제 오늘의 중요한 방문지는 크놋소스 궁전이다.-미로의 전설이 있는 그 곳.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확인하러 갈 마음에 살짝 마음이 들뜬다.-

  크놋소스 궁전은 모로시니 분수에서 50미터정도 더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2번을 타고 15분 정도 가면 나온다. 버스를 타기전에 정류장 건너편 가게에서 버스표를 사야하는데 크놋소스궁전 앞에서는 표를 파는 곳이 없기 때문에 왕복표를 사야만했다.

 궁전의 입구가 작아 잠시 헷갈렸으나 곧 찾을 수 있었다. 입장료가 1500DR였으나 국제교사증으로 800DR을 주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크레타섬의 미노스 왕이 한번 들어가면 두번 다시 나올 수 없는 미궁을 지어서 거기에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을 가두었다고 한다. 신화의 세계에서만 있었던 크레타 문명-미노아 문명이라고도 한다.-은 1900년에 시작된 그리스의 고고학자 에반스의 발굴에 의해 역사에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약 3700년전의 궁전이 다시 복원된 것이 이 크놋소스란다. 

 기원전 17세기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선 청동기 시대일텐데 그 세련되고 다양한 건축술과 그 규모에 놀랐다.

 궁전은 한 변이 1600미터로 안들이 있는 복잡하고 거대한 건물이었다. 어디부터 가야할지 헤메고 있는데 마침 단체관광객팀이 있길래 그들을 은근 슬쩍 따라다니기로 하였다. 이 팀의 가이드는 정말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 의하면 방의 수가 무려 1500여개라고 한다. 그리고 이 건물은 왕궁과 신전을 겸해서 만들어졌단다.  상단의 동물 그리핀, 왕이 앉았다는 돌의자, 거대한 창고와 그안에 있는 큰항아리들 등.  이 궁전에는 약 10만명의 사람들이 살았을 거라고 에반스가 추측했다고 가이드는 말한다.

 4층 건물의 복잡한 구조인, 왕궁으로 사용된 동쪽 건물엔 여왕의 방과 욕실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데 이곳엔 배수구와 상수도의 점토관으로 급수,배수 시설이 정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곳의 '백합왕자''파리지엔''소위의 아크로바트''파랑새'등의 벽화는 이라클리온의 고고학 박물관에 복원되어 있단다.

 오후 두시쯤 크놋소스에서 나와 박물관으로 갔다. 2번버스를 크놋소스앞에서 타면 박물관까지 갈 수 있다.

 박물관 앞에 도착한 시간은 두시 25분. 문을 닫는다고 하길래 상정을 하여 들어갔다. 이 박물관에 진열된 크놋소스에서 발굴된 유물은 너무 많았다. 양날도끼,새부리도자기,작은 흙인형, 장신구 등이 빽빽하게 진열되어 있었고 크놋소스 궁전을 완성시켜 만들어 놓은 상상화도 있었따. 시간이 없어 휙휙 보다가 물어보니 내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관하는데 무료란다. 내일 다시 오기로 하였다.

 박물관에서 걸어서 우리는 크레타섬에서 가장 크다는 성미나스교회로 갔다. 낡은 교회옆에 있는 커다란 미나스 교회는 안에 크레타섬의 화가 미카엘 다마스키노스의 이콘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 성당은 상당히 고급스러웠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우리는 5시부터하는 기도의식에 참여하였다. 신도는 몇 안되었지만 전통복장과 의식을 1시간가량 진행한다. 의식은 시종 양쪽에 서있는 두분 신부들의 운율로 채워졌다. 반주없이 불리어지는 신부님들의 노래가 놀랍고 풍채가 좋은 신부가 사람좋은 얼굴로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리스 정교는 마치 성화나 의식이 불교와 흡사하다는 느낌이 든다.

성당에서 나와 다시 시장을 거닐다 수불라끼를 하나씩 사서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히터를 사서 모처럼 뜨겁게 커피를 끓여 먹을 수 있었다.

 이 크레타 섬의 유스호스텔은 값에 비해 시설이나 서비스가 형편없었다.

 크레타섬의 공기는 깨끗하여 손이 좀처럼 더러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곳 사람들은 남.녀 모두 영화배우 뺨치게 잘생겼다.

내일은 박물관에 다시 가고 하냐에 갔다와서 피레우스를 밤배를 타고 갈 예정이다.

 

12월 30일(일)

  생각했던 것 보다 늦게 일어나 오늘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져 버렸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큰 배낭을 숙소에 맡기는 데 1개당 500DR을 내란다. 새삼 크레타섬의 사나운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이스는 숙소의 인심이 각박하다 관광객이 많아서일까?

10시쯤 익숙하게 길을 찾아 박물관에 갔다. 역시 일요일이라 박물관은 무료였고 관람객도 꽤 많았다.

 2층의 크놋소스 궁전에서 나온 벽화부터 보기로 하였다. 2층으로 올라가니 나무로 재현해 놓은 크놋소스 궁전이 흥미를 끌고 있었다. 미로와 같다는 설명이 저절로 이해가 간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 수 없단다.

 '백합왕자''빠리지엔''파랑새,''소위의 아크로바트' 등이 복원되어 있는데 작은 조각 몇개로 완벽한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놓고 그위에 원형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어 놓은 정성이 흥미로웠다.

 이제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어제 못 본 꽃이 부조된 항아리, 수백개의 조각을 다시 꿰어 맞춘 유리병등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12시쯤 박물관을 나와 하니야가는 버스터미널로 갔으나 하니야까지 가는 것은 시간상 무리가 있어 레팀논까지 가기로 하였다.  12시 30분 레팀논으로 출발. 버스는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흐릿한 날씨의 지중해는 색다른 신비함을 느끼게 하였다. 바닷길을 제외한 다른 길은 우리나라의 강원도 길 같아 친근함을 느끼게 하였다.

 13시 50분 레팀논 도착. 일요일이라 그런지 구시가의 가게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 조용한 분위기가 오히려 좋다.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1층만 수히하여 화려한 가게로 쓰여지고 있었다. 낡았지만 예쁜 테라스들과 나무 창문들이 옛 향기를 느끼게 한다. 거리 모퉁이를 도니 바닷가의 작은 포구였다. 생선구이 냄새를 풍기는 타베르나엔 제법 사람들이 많이 앉아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다.

 건너편 등대로가는 돌길에 따스하고 환한 햇살을 즐기며 사람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그림같다.

바닷물은 밝은 초록빛과 짙은 푸른빛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낚시를 하는 어린 소년과 사진을 찍으며 잠시 노닥거린다.

 항구의 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길에 그리스 현대 미술전을 관람하고 성벽을 따라 걷는다. 바닷가를 따라 요새처럼 만든 성벽. 그 바로 밑에 성벽의 일부인양 고고학박물관이 있었으나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오후 3시까지 한다고.)

 성벽에 서니 바로 밑에는 맑고 푸른 지중해가 펼쳐져 보인다. 성벽밑의 도톰한 이ㅏ리의 풀에는 뜻밖에 달팽이들이 다닥 다닥 붙어있어서 이채로왔다.

 성벽에서 내려와 바닷가를 따라 걷는 길이 조용하고 평화롭고 한가한데.. 가끔 오토바이를 탄 청년들이 곡예를 하듯 지나가 이 평화로움을 깨트리고 있었다.

 성벽 밑의 작은 성당에선 할머니 두분이 기도를 한 후 나물을 뜯고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동안 바닷가에는 석양이 물들고 있었다.

 17시 45분. 이라클레온 항구를 향해 버스는 출발하였다. 보름달이 유난히 커다랗게 떠 있고 그 옆에 별이 하나 반짝인다.

 19시 15분 이라클레온 도착. 숙소에 가서 배낭을 찾아 배를 타니 20시 배는 올 때 탄 배와 같은 Minoan line이다. 화려한 내부와 수많은 객실. 레스토랑도 크고, 어린이 놀이터에 샤워실. 바, 인터넷 방 등 온갖 시설들이 있다. 씻고 커피를 끓여 저녁을 먹고 잠자리를 준비한다.

 

레팀논 항구에서.

 페레우스 항구 시장의 상점.

 피레우스 항구의 빵집- 이 집에서 우리도 빵을 잘라 저울에 달아 샀다. 이 빵을 가지고 다니며 몇날 며칠을 먹은 듯.-

 피레우스 항구의 치즈가게.

 견과류 가게-피레우스 항구.

 피레우스 항구에서.

 크레타섬의 사랑방같은 찻집에서.

 크레타섬에서 먹은 그리스 정찬.

 후식으로 나온 라키라는 술과 절인과일.

 크놋소스 궁전앞의 에반스경의 상.

 크놋소스궁전

 크놋소스 궁전

 크놋소스궁전

 크놋소스 궁전

 크놋소스 궁전

 크놋소스 궁전-미노타우로스를 상징하는 소뿔형상의 조각이 있다.

 크놋소스궁전

 크놋소스궁전

 크놋소스 궁전

 크놋소스 궁전

 크놋소스 궁전

 크놋소스 궁전-단체 관람팀. 이들 가이드의 설명을 우리도 훔쳐 들었다.

 크놋소스 궁전

 성미나스 교회앞에서

 성미나스 교회

 성미나스 교회앞에서

 이라클리온의 고고학 박물관에서.

 크레타 섬의 레팀논에서

 레팀논 거리.

 레팀논거리에서.

 레팀논거리에서.

 레팀논 항구에서.

 레팀논 항구의 생선구이 냄새가 유혹한 레스토랑.

 레팀논 항구에서... 무지개가 떳다.

 레팀논 항구에서

 레팀논 항구에서 낚시하는 소년

 레팀논 항구에서 낚시하는 소년과 함께.

 레팀논 성벽

 성벽에서 바라 본 지중해.

 달팽이드링 다닥 다닥 붙어있는 풀들.

 레팀논 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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