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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이스탄불2

 

1월 5일(토)

  깨어나보니 역시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어제보다 더 수북히 쌓여있고 눈보라가 장난이 아니다. 슬슬 앞길이 걱정되기 시작하였다. 

  이번 여행은 추워서일까? 일찍 일어나서 서두르게 되질 않는다. 아침을 먹고나서도 눈보라 때문에 미적 미적하다가 10시 30분이 넘어서야 숙소를 나섰다. 중무장을 하고 길을 나서는데 눈보라가 쳐서 걷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톱카프 궁전 밑 길 트램길을 따라 에미노뉴 선착장으로 향했다. 15분정도 걸었을까?

  선착장 2번에서 페리를 탔다.(800000 TL). 페리는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토큰을 넣고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10분정도만에 아시아쪽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내리지 않고 그냥 타서 다른길로 20분 정도 달려 다시 에미노뉴에 돌아왔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페리를 타고 아시아와 유럽을 한시간내에 왔다 갔다 했다는 감동이 잔잔하게 인다. 페리에서 내리니 역시나 길거리는 눈이 덜여있고 바람이 차다.

 버스를 타고 탁심으로... 따듯한 버스속에서 졸다가 탁심을 한참 지나쳐 버렸다. 중간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돌바바흐체 궁전으로 갔다. 오늘은 눈보라 때문에 다니는 것이 힘들다.

  돌바바흐체도 멋있는 전경속에 있지만 추위가 움츠러들게 한다. 돈이 모자라 하렘은 생략하고 궁전만 보기로 하였다. 궁전은 입구로 들어가서 정해진 시간에 가이드를 따라가며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게 되어 있었다. 영어가이드인데 설명을 재치있고 찬찬히 잘한다. 약 1시간가량 소요.

  유럽에서 보내온 수많은 헌상품들과 각방의 서로 다른 인테리어가 놀랍고 그 호화스러움과 거대함이 혀를 내두르게 하였다. 이 궁궐은 오스만제국시대 6명의 후기 술탄이 일부 사용했으며 아타튀르크-('투르크인의 아버지'라는 뜻)로 알려진 그는 터키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에 3국동맹(영국·프랑스·러시아의 동맹)에 대항해 터키의 해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그의 투쟁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신생국이 그들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도록 자극했다-도 이 곳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랜드 홀의 탁트인 공간에 매달린 수정 샹델리아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황의 헌상품이었다. 4.5톤이며 750개의 촛불을 켤 수 있단다. 천장의 그림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54개의 기둥들은 속이 비어서 지하의 펌프로 뿜어 올려져 3일에 걸쳐 난방을 하는 라지에타 역활을 한다고...

 이 곳도 한 때 지진으로 샹델리아가 흔들거렸으며 기둥이 무너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나 하나의 방마다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

  돌마바흐체에서 나와 탁심까지 걸어가는데 눈보라 때문에 남극을 탐험하는 것 같다. 탁심광장엔 중앙에 독립전쟁의 기념비가 있고 그 옆엔 1칸짜리 노면전차 트램이 고전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버거킹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몸을 녹이다가 버스를타고 그랜드 바자르까지 와서 환전을 하였다. 눈 때문일까? 5시 30분정도인데도 상점들이 문이 닫혀있다. 그랜드 바자르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그냥 걸어서 인지 무척 길게 느껴졌다. 오는 길에 생선 모듬튀김을 간식으로 사먹었는데 싱싱한 것이 무척 맛있었다.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한 다음 숙소 지하에 있는 바에서하는 발리댄스를 보러갓다. 댄서는 제법 탄탄한 몸매를 가진 자그마한 몸집의 여자였다. 그 어머니와 함께 왔는데 그 어머니는 춤을 추는 딸을 보고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그 어머니가 심심할 때 마다 만드는 행운의 눈 팔찌를 3개 팔아주었다. 댄서는 좌중을 끌어들여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댄서의 요청에 춤을 출 때마다 함께 나와 옷이 하나씩 벗겨진 일본남자는 나중에 웃옷이 다 벗겨져 옷 속에 감춰둔 전대가 덜렁거리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나중에는 실내에 있는 거의 모드 사람들이 중앙 원으로 들어가 춤을 추었다. 우리는 혼탁한 공기의 실내와 리듬을 타지 못하는 몸치 등의 이유로 중간에 자리를 떴다.

 내일 그리이스로 떠나는 룸메이트 명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1월 6일(일)

 오늘은 딱히 무엇을 보아야겠다는 일정이 없다.

 하루종일 눈이 푸짐하게 내렸다.

 근처 로마시대의 지하수로를 가보았다. 예레바탄이라는...  괴기스런 음악소리가 들리고 수많은 기둥(336개란다.)밑에는 물고기도 사는 맑은 물이 있었다. 로마시대의 물 저장고라는데 엄청크고 대단하다. 메두사의 머리가 두개나 안쪽에 있었다. 무슨 뜻일까?

 예레바탄에서 나와 근처-다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 사이에 있다- 히포드롬이라는 로마시대의 경기장을 더듬어 보았다.  오벨리스크와 두개의 기둥만이 그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오자 사람들은 높은 오벨리스크 기둥에 눈뭉치를 누가 더 높게 던지나 시합을 하며 놀고 있었다.

 히포드롬앞의 터키. 이슬람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은 최근에 지어져서 신식이고 깨끗하였다. 코란 박스와 코란받침대 그리고 오래된 카펫 등이 전시되어 있고 터키 유목민들의 생활을 담은 방도 따로 있어 좋았다. 박물관 매점에서의 물건들도 정찰제이지만 그다지 비싸지는 않는것 같았다.

 박물관을 나와 근처 식당에서 케밥과 콩스프로 점심을 푸짐하게 먹었다. 약간 바가지를 썼다는 감은 있지만 기분좋게 먹은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그들은 시키지도 않은 것을 가져다 주고 계산도 틀리게 하였다.-

 식당에서 나오는 데도 눈은 계속해서 내렸다. 거리가 모두 하얘서 마치 러시아에 온 거 같다.

 터키 사람들은 아직도 어린아이들처럼 좋아하며 펄쩍 펄쩍 뛰어 다니고 있었다.

 숙소에 잠시 들렀다가 오늘 페리를 타고 부르사로 떠난다고 하는 상환이 한테 작별인사를 하고 눈오는 거리를 또 돌아다녔다. 카펫상점에서 카펫구경을 하다가 사과차를 얻어 마시기도 하면서...

 6시쯤 숙소에 돌아와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으로 다시 나온 푸짐한 피자를 먹으며-주방장에게 맛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주니 아주 좋아한다.- 오랫만에 이번 여행 중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신나게 웃었다.

그리고 밤 9시 넘어서 지하 바에서 무료로 한잔씩 주는 맥주를 얻어 마시러 내려갔는데 술을 전혀 못하는 두 친구가 함께 가주어 다들 한잔씩 더 얻어 나에게 주니 이 또한 행복이다.

 돌바바흐체 궁전

 돌바바흐체궁전에서 본 보스포러스해협.

 돌바바흐체 궁전

 돌바바흐체 궁전

 탁심거리의 전차

우리 숙소의 밸리댄서 

 로마시대의 지하수로

 로마시대의 지하수로

오벨리스크 

터키.이슬람 박물관에서 

터키.이슬람 박물관에서  

 오베리스크-사람들이 눈덩이를 뭉쳐 높이 던지기 게임을 하고 있다.

히포드롬-로마시대의 경기장에서 

히포드롬-로마시대의 경기장에서  

눈덮인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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